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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역사인가 - 린 헌트, 역사 읽기의 기술
린 헌트 지음, 박홍경 옮김 / 프롬북스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한 나라의 역사에 대해 말하는 책이 아니다. 대신 역사를 어떻게 바라보아야하고 역사는 어떻게 기록되는지 등을 서술한다. 이 책은 E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책의 21세기 판과 같다고 한다. 매우 얇은 180페이지 정도의 책이지만 역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의미있는 고찰들이 담겨있다.
역사는 그동안 엘리트의 역사에 국한되어 왔다. 1870년대 역사는 단지 과거 정치에만 국한한 학문이었으며 정치는 역사를 만든다고 믿었다. 엘리트들은 정치계와 정부에 들어가기 위해 역사를 공부했다. 하지만 그들이 배운 역사는 고대 그리스, 로마, 중세유럽의 역사였고 최근의 역사를 배우지는 않았다. 케임브리지에서 영국 식민지의 역사를 가르친것은 1933년이었고, 미국사를 가르친것은 1944년이었으니 역사학의 발전은 최근의 일이다. 그리고 1920년부터 여성의 인권이 신장하고 대학교수로까지 진출하면서 여성, 소수민족, 흑인, 이주자의 역사를 반영한 역사가 쓰여지기 시작했다.
역사는 정치적 의미도 가지고 있다. 우리가 가장 쉽게 접하는 것은 일본의 역사왜곡이다. 일본은 2차 세계대전에서 침략국이 아니며 난징 대학살을 저지르지도, 한국인 여성을 위안부로 동원하지도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이렇게 역사를 자국에게 유리하게 왜곡하는 일은 비단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예를 들어 홀로코스트의 부정이 반이스라엘 정책으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음을 알고 일부 중동국가의 고위층은 홀로코스트를 부정하기도 하고, 프랑스에서도 2005년 프랑스 식민 정부의 긍정적 역할을 가르쳐야 한다는 내용의 법이 통과되기도 했다.
역사에 대한 해석은 시대에 따라 변할 수 있다. 하지만 역사적 증거들은 변하지 않는다. 우리는 역사가 왜곡되지 않고 정직하고 객관적으로 제시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타문화와 민족에 대해 개방적인 사고를 가지고 존중하는 윤리적 태도를 가져야 더 올바른 역사관을 확립할 수 있을 것이다.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