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버 보이 - 당신의 혀를 매혹시키는 바람난 맛[風味]에 관하여
장준우 지음 / 어바웃어북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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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이어트 중이라 혼밥을 할때는 주로 저칼로리 식단으로 먹기는 하나, 약속이 있거나 여행을 가게되면 칼로리 생각을 하지 않고 맛있는 것은 무엇이든 먹어보려고 한다. 어쩌다 가끔씩 먹게되는 기회인데 대충 먹기는 아까우니까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을 펼치자마자 들어오는 다양한 식재료와 음식의 사진들은 그야말로 나를 황홀하게 했다. 내가 좋아하는 올리브와 파스타, 커피, 맥주, 치즈, 굴 등 세계 각국의 음식 사진들만 봐도 당장 그 나라로 달려가고 싶은 생각이다. 테마를 잡고 여행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것 같은데 그 중 음식여행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여행이 아닐까. 그리고 이 책의 저자가 전직 기자 출신으로 역시나 담긴 사진 하나하나가 사진작가가 찍은 듯이 아주 멋지다. 이런 사진들이 이 책의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저자는 신문기자로 생활하다 문득 요리와 음식에 매료되어 유럽의 요리학교에서 수학하고 지금은 여러나라를 다니며 글을 쓰고 요리를 하고 있다. 내가 장준우 작가를 알게 된건 '수요미식회' 출연때문이었는데 그때 파스타에 관해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파스타를 먹을때 알덴테로 익힌것만 먹는 것을 그렇게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것이 기억에 남는다. 스테이크도 사람들의 취향에 따라 굽기의 정도 차이가 있듯 파스타도 덜 익은게 좋을 수 있고 푹 있은게 좋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 책은 다양한 음식 소개와 더불어 요리의 역사와 인문학적 이야기를 소개한다. 작가에게 붙은 flavor boy라는 별명도 이런 미식 여행을 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그에게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우리 나라에서는 소를 3년 키우고 도축을 하고, 미국은 광우병의 위험으로 2년만 키우고 도축을 한다. 하지만 저자가 방문한 스페인의 한 시골마을은 소를 무려 10년에서 15년을 키운다. 이 곳은 목장을 운영하며 레스토랑을 같이 하고 있는 곳인데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스테이크 레볼루션>에서 세계 최고의 스테이크라고 평가한 곳이기도 하다. 이곳이 소를 그렇게 오래 키우는 이유는 품질때문인데, 보통 동물은 나이가 들수록 근육이 치밀해지고 육향이 진해진다. 그래서 어린 동물에 비해 질기고 냄새가 많이 난다. 반대로 어린 동물은 부드러운 대신 육향이 진하지 않아 고기의 풍미를 덜 가지고 있다는 말과 같다. '엘 카프리초' 라는 이 레스토랑에서는 오래 키운 육향이 진한 소를 드라이에이징을 통해 숙성하여 육질을 연하게 하고 있다. 저자의 말로는 풍미가 적은 어린 소를 먹는 한국인의 취향에 맞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한번쯤 먹어볼만한 깊은 맛이 난다고 한다. 하나의 방식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기에 취향대로 즐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이 외에도 파스타가 이탈리가 통일의 주역이라는 내용과 커피를 먼저 받아들인건 이탈리아였지만 카페 문화를 선도한것은 프랑스였다는 이야기들은 음식을 더 잘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음식을 있게하는 사람과 식재료, 요리 기술의 이야기가 다양하게 담긴 책으로 우리의 삶을 이루는 먹거리에 대해 서술한 매력적인 책이다. 이 책의 사진들을 보니 나도 당장 미식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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