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 삶 - 사유와 의지
한나 아렌트 지음, 홍원표 옮김 / 푸른숲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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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에 따라 철학자들의 사상이 변하듯이 아렌트는 오늘날 가장 위대한 지성인으로 평가받는다. 그 까닭은 유대인 난민 출신으로 두번의 세계 대전을 겪으면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유대민족주의, 사회주의, 반유대주의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민주주의 공동체, 세계사랑 공동체를 내세우며 인류와 세계에 대한 사랑을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나 아렌트는 1906년 독일에서 테어난 유대인으로 어렸을때부터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읽고 큰 영향을 받았을만큼 명석했다고 한다. 마르부르크 대학교에서 하이데거를 만나 그의 제자이자 연인이 된다. 그리고 후설, 야스퍼스 등에게서 사상을 배운다. 이 책은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지휘했던 아돌프 아이히만이 이스라엘 정보부에 붙잡혀 압송되어 재판을 받는 과정을 취재하면서 작성한 보고서이다. 재판에서 그녀는 피고석의 아이히만이 실제로 저지른 악행에 비해 너무 평범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는 피에 굶주린 악귀나 악당이 아닌, 우리 주위의 평범한 중년 남성이었던 것이다. 여기서 그녀는 '악의 평범성' 이라는 개념을 이끌어내고 악이란 별 스러운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춘다면 평범하고 선량한 우리도 언제든 악을 저지를 수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우리가 세상을 보다 선하게 만들고 싶다면 어떤 이념이나 지도자를 맹목적으로 따르기보다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아이히만을 '순진한 명령집행자'로 본 그녀는 아이히만이 잘못된 법과 정치에 복종한 죄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아이히만의 범죄는 유대인에 대한 범죄가 아니라 인류에 대한 범죄로 규정해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었다. 그래서 이스라엘이 그를 납치하여 이스라엘 법에 따라 심판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것인가라고 생각하여 수많은 유대인에게 반민족적이라는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지만, 아렌트가 보기에 정의란 보편 타당해야 했고, 아이히만이 유대인을 죽였기 때문에 용서받을 수 없다면, 유대인에게 비유대인의 죽음은 아무 상관이 없는지 되물었다만약 적에게 악을 행하는 것이 옳다면, 나치의 행동이나 아이히만의 행동도 그들 편에서는 타당한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그녀는 유대인이지만 유대 민족주의 사상이 아닌 인류 보편적인 사상을 펼친다.


이 책은 '사유', '의지', '판단' 세부분으로 나뉘어 있는데, '사유'부분에서는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의 플라톤, 소크라테스부터 칸트와 데카르트까지의 철학에 대해 분석하고, '의지'부분에서는 니체, 하이데거, 아우구스티누스, 토마스 아퀴나스의 철학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판단'에서는 '사유'와 '의지'활동은 새로운 시작과 연관이 되지만 이러한 활동을 겉으로 드러내는 과정은 판단을 통해 이루어지므로, 판단하는 정신 활동을 무시한 삶은 진정한 삶이 될 수 없다고 한다. 


책이 너무나 두껍고 철학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여 지금도 그녀의 철학을 이해할 수 없지만, 그녀가 말하려고 했던 건 현상을 맹목적으로 믿고 따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며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야기 하려던 것이 아니었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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