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레이어즈 1 - NT Novel
칸자카 하지메 지음, 김영종 옮김, 아라이즈미 루이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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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동안 슬레이어즈 애니 시리즈를 1기부터 5기까지 다 보았다.
그러나 이 작품의 캐릭터들과 헤어지기 싫은 마음에, 결국 소설에 손을 대고야 말았다.
1권 내용은 애니랑 거의 다르지 않다. 적법사 레조 & 샤브라니구두를 물리치는 내용.
처음엔 애니에서 이미 다 봤던 내용을 소설로 보면 재미가 덜할거라고 생각했지만,
이게 웬걸!!! 소설로 보니까 더 재밌다. 소설로 보고 나서 애니를 다시 보면 더 재미있다!
애니에서 알 수 있던 것보다 인물의 심리가 더 섬세하게 나타나 있다.

   
  가우리는 내 앞에 얌전히 앉아 걱정스럽다는 눈으로 날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걱정해주는 것은 기뻤지만 이런 눈으로 보는 것은 아무래도 싫었다. - 71page  
   


본인이 그렇기 때문이지만, 슬레이어즈를 '로맨스' 면에서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소설을 읽으면 더 기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그리고 난 이 소설로 NT 노벨에 입문했기 때문에, 이 점이 참 신기했는데,
소설 끝에 작가 칸자카 하지메님의 후기와 역자 김영종님의 후기가 실려 있다.
작가와 역자를 비롯하여 슬레이어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슬레이어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를 엿볼 수 있는 글이라 흥미로웠다. 
아, 또 있다!!! 이건 아마 1권 한정이라고 생각되는데...
'후지미 판타지 문고 편집부'에서 슬레이어즈 독자들에게 보내는 글이 실려 있다.
작가 소개와 더불어 슬레이어즈의 탄생 비화를 알려주는 글이기에,
팬이라면 누구나 재밌어할 글이라고 생각된다.


   
  이 작품이 선택된 최대의 이유는 역시 캐릭터의 강한 개성 때문인 것 같습니다. 주인공의 강렬한 개성은 스토리를 이끌어가고 사소한 결점 따윈 무시하게 만들면서 단숨에 독자를 결말까지 이끕니다. 또한 다 읽은 후에 스토리는 잊혀져도 개성적인 캐릭터는 독자의 마음에 남습니다. (편집부의 말 중) - 212page  
   


스토리가 잊혀진다니... 어찌 보면 작가에겐 좀 심한 말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스토리와 캐릭터 중 캐릭터가 기억에 남는 이야기를 더 좋아한다. 
슬레이어즈를 애니메이션으로 보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소설까지 기어코 사서 읽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스토리를 보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스토리라면 애니와 비슷하다는 걸 예고글만 보고도 알 수 있으니.)
그 이유는 슬레이어즈의 캐릭터들과 헤어지기가 싫어서였다.
이 정도면 슬레이어즈가 가지고 있는 '캐릭터의 힘(!)'은 충분히 설명이 되리라 여긴다.

애니에서도 캐릭터들의 개성은 확실히 느껴지지만,
소설에서는 그 개성에 한층 양념이 플러스된(?) 맛을 느낄 수 있다.
궁금하다면 소설을 한 번 읽어보시길!!! ^^
(개인적으론 애니에서 안 나온 내용보다도 애니에서 이미 나온 내용을
소설로 다시 한 번 읽어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애니에서 본 내용을 뭘 또 소설로 보나~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다시 한번 생각해보세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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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일간의 세계 일주 열린책들 세계문학 147
쥘 베른 지음, 고정아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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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사람들은 그보다 하찮은 것을 위해서도 세계일주를 하지 않을까?"

이 책의 마지막 구절이다. 과연 명작!! 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기막힌 한 줄이다.
시간과 원칙을 무엇보다도 칼같이 지키는 괴짜 사내 필리어스 포그.
그는 단순한 내기로 2만 파운드의 거금을 걸고 80일간의 세계 일주를 감행한다.
프랑스인이며 속정이 깊고 의리 넘치는 하인 파스파르투가 그에 동행한다.

파스파르투의 시선에서 바라본 필리어스 포그는 무척 기계적이며 무뚝뚝하다.
그러나 예정보다 남게 된 시간을 사티 풍습으로 희생당할 뻔한 여인을 구출하는 데 사용하고,
파스파르투를 구하기 위해 험난한 눈밭도 거침없이 나아가는 포그의 인간미를 보고
파스파르투는 포그를 주인으로서 마음 깊이 섬기게 된다.

파스파르투는 온갖 잡일을 한 경험이 있어서, 어딜 가도 잘 살아남는 강철의 생명력을 지녔다.
탐정 픽스의 농간으로 포그랑 헤어지게 되었을 때, 좌절하지 않고
서커스단에서 활약하며 주인님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에 감탄했다.
또 사람을 잘 믿고 따르는 순수한 면과,  
말보다 행동이 앞서서 모두를 놀라게 만드는 점이 참 매력적이었다. 

이에 반해 필리어스 포그는 일견 무뚝뚝하고 쿨해 보이지만
화를 내지 않고,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인정을 베풀 줄 아는 사내이다.
포그를 도둑으로 의심했던 형사 픽스도 점점 포그의 인정과 용기를 보고 '이게 아닌데' 하게 된다.
독자의 입장에서는 픽스가 주인공들의 여행을 방해하는 나쁜 사람으로 보이지만,
그런 픽스조차도 주인공들에게서 인정을 느끼는가 하면 협력하기도 하니, 미워할 수 없는 악역이다.
포그, 파스파르투, 픽스. 이 3명의 성격이 각각 다르면서도 잘 조화를 이룬다.

80일간의 세계일주. 많은 돈을 걸었고, 많은 돈을 썼다.
하지만 포그의 여행은 기적처럼 보였던 일을 현실로 바꾸어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리고 모험을 하지 않았다면, 파스파르투의 충성심도,
자신이 구해낸 여인의 사랑도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결론은, 여행에는 많은 돈을 쓸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여행 중 많은 돈을 쓰거나 혹은 잃게 되더라도,
결국엔 자기가 투자한 노력이나 돈 만큼의 무언가를 얻게 된다.

"사실 사람들은 그보다 하찮은 것을 위해서도 세계일주를 하지 않을까?"
필리어스 포그는 내기 때문에 세계여행을 하게 되었다.
여행의 처음 목적이 아무리 터무니없고 하찮은 것이라도,
여행하는 노력과 고생 끝에 얻어지는 것은 절대 하찮을 수 없다.
그러니 나도 언젠가, 세계 일주를 하고 싶다!
하찮은 목적 하나를 가슴 속에 품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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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4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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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우리가 사랑할 수 없다면, 그것은 아마도 우리가 사랑받기를 원하기 때문일 것이다.
(462page)
 
   

제목으로 봐선 도무지 무슨 내용일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막상 읽어 보니 전체적인 내용은 네 남녀의 사랑 이야기였다.
하지만 네 남녀와 사랑에 대해 다룬 것은 독자에게 읽기 쉽도록 하기 위함이고,
그 알맹이는 전쟁과 사회적 모순에 얽힌 인간의 고뇌를 다루고 있다.

심오한 제목에 처음엔 겁을 먹었었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니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술술 읽히는 책이었다.
이처럼 심오하고 우울한 내용을 다룬 책이 이처럼 술술 읽힐 수 있다는 것도 놀랍다.

   
 

그 순간, 그는 불현듯 자신이 불행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놀랐다. 사비나라는 육체의 존재가 그가 믿었던 것보다는 훨씬 덜 중요했던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녀가 그의 삶에 각인해 놓았던 황금빛 흔적, 마술의 흔적이었다.  

(중략) 그는 그가 사랑하지 않는 모든 것을 그의 삶으로부터 쓸어내 버렸다. 그의 자유와 새로운 삶이 부여한 이 예기치 못한 행복, 이 편안함, 이 희열, 이것은 그녀가 그에게 남겨 준 선물이었다. (189page)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이다.  
프란츠는 이미 결혼을 한 몸임에도 불구하고, 사비나라는 여자와 바람을 핀다.
그리고 참다 참다 못해 자신이 바람을 피우므로 이혼을 하자고 부인에게 말한다.
그렇게 시원(?)하게 말해버리고 난 다음날, 사비나는 영영 모습을 감추고 만다.
프란츠는 사랑했던 사비나가 떠났어도 그렇게 슬프지 않은 자신에게 놀란다.
결국 프란츠는 자신이 사비나의 육체를 사랑했던 게 아니라,
사비나가 상징하는 '자유'를 사랑했다는 걸 알게 된다.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현실들이 싫으면, 싫다고 말하고
없애버리면 된다는 것을 사비나는 가르쳐줬다.
당당하게 '싫다'라고 말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상쾌함...
질질 끄는 불륜 드라마보다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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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션 - 작은 나라와 겁나 소심한 아버지와 한심한 도적과 자식보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엄마와 아이를 두고 페루로 가 버린 부모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새와 위험하지 않은 대결과 이상한 휴대전화와 당신이 모르는 뉴욕의 비밀
닉 혼비.조너선 샤프란 포어.닐 게이먼.레모니 스니켓 외 지음, 이현수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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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딱 봤을 때 표지 일러스트가 너무 맘에 들었다. 
표지에 그려진 놀란 듯한 남자의 표정은,
이 책을 열면 놀랄 만한 이야기들이 가득 있을 거라고 말하는 듯 했다. 
'이건 왠지 나를 위한 책일 것 같아!’라는 묘한 기대감이 들어 이 책을 집어들게 되었다.
그리고 역시나 내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이것은 미술 전공에 뭐든지 재밌고 튀는 것을 좋아하는 B형인 내게 꼭 맞는 책이었다!
일러스트의 재기발랄함은 물론이요, 얘기들은 한 개도 빠짐없이 기상천외하고 재미있다.
작가들의 글 쓴 방식이 전혀 지루하지 않아서,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그렇다고 이 책이 오로지 독자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 대강 쓰여진 소설인가? 라고 묻는다면
그것은 절대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다.
이 책에는 농담처럼 픽픽 웃으며 볼 수 있지만, 잘 생각해 보면 그 내용은 
농담처럼 웃어넘길 수 없는 사회와 인간의 부정적인 면을 고발하고 있다.
뭐든지 먹어보려고 하는 사람들, 자신과 가족을 지나치게 보호하려고 하는 사람,
아들에겐 메모만 남겨놓고 저희들끼리 바쁜 부모,
비디오게임 때문에 어울려노는 시간이 줄어든 아이들...
'헉, 황당해!!'라고 외칠 수밖에 없는 재기발랄한 이야기들 속에서
웃기도 하고, 창의력을 발달시키기도 하는 중에 
이와 같은 씁쓸한 현실의 이야기들을 깨닫게 되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10명(11명?)의 작가들이 쓴 개성 넘치는 이야기가 담겨 있는 이 책,
다른 책보다 10배는 더 쉽게 재밌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다른 책보다 10배의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자신이 너무 모범생 같아서 걱정이다! 아님, 내 창의력이 너무 굳은 것 같아서 걱정이다!
그런 고민을 하시는 여러분께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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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어 보이
닉 혼비 지음, 김선형 옮김 / 문학사상사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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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여기 '인간관계'를 맺는 데 장애를 가진 두 남자가 있다.
아니지, 이 경우엔 두 남자라기보다 '두 소년'이라고 하는 게 좋겠다.
겉보기엔 소년이지만, 이혼한 엄마를 보살피느라 애어른이 되어버린 괴짜소년 마커스,
그리고 30대를 훌쩍 넘겼으나 마음만은 언제나 소년인, 막가는 인생을 사는 날백수 윌.
이 정도면, 어른과 애가 주인공인 이 책 제목이 하필
<어바웃 어 '보이'>인 이유가 설명이 될 것이다.


미혼모들과 책임감 느낄 필요 없는 연애를 하기 위해
자식도 없으면서 홀아비&홀어미 클럽에 가입한 윌.
그 클럽에서 만나게 된 소년 마커스는, 윌에게 적극적으로 접근(?)하며 친해지고 싶어하는데... 
촌스러워 왕따를 당하는 소년 마커스는 그 나이 또래의 소년처럼 되고 싶어한다. 
너바나를 좋아하는 등 신세대의 감각을 가지고 있는 윌의 도움을 꼭 받아야만 했던 것이다.
마커스의 철없는 어머니도 문제다.
생때같은 자식을 두고 자살시도를 하는 어머니 때문에 마커스는 불안해 죽을 지경이다.
마커스는 처음엔 윌을 자신의 아버지로 만들기 위해 그에게 접근하지만,
윌과 친구가 되면서 깨닫게 된다.
아빠니 아들이니, 남편과 아내니, 그런 관계가 법적으로 더 끈끈한 관계로 보이지만
사실은 남남이나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사랑하는 레이첼과 결혼하려 하는 윌. 하지만 마커스는 그에게 충고한다.
두 사람을 특정한 이름, 즉 '부부' '가족' 등으로 부를 수 있는 관계가 생긴다고 해서
그 관계가 영원할 거라는 생각은 버리라고. 
오히려 관계가 생기고 나면 끝나기가 더 쉽다고 말이다.
모든 관계가 '친구' 정도에서 그친다면 의외로 그 관계는 영원할지도 모르겠지만...


마커스는 홀어머니가 돌아가실 때를 대비해 친구를 많이 만들어 두자, 는 결론을 내리며
성공적(?)으로 성장을 마친 듯 보인다.
윌은 마커스 덕분에 많은 친구들을 만나게 되면서,  
특히 마커스라는 요상한 꼬마 친구를 만나게 되면서
아무런 의미 없다고 생각했던 자신의 백수인생도
'인간관계'를 만들어가면서 행복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쿨한 인간관계보다도, 서로의 고통을 보며 공감하는 진정한 인간관계의 존재를 알게 된다.  


현대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를 대중문화(음악 등)와 접목시켜서 재미있게 풀어내었다.
정말 있을 법한 이야기인데, 시시하지 않은 점이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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