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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4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9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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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우리가 사랑할 수 없다면, 그것은 아마도 우리가 사랑받기를 원하기 때문일 것이다.
(462pag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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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으로 봐선 도무지 무슨 내용일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막상 읽어 보니 전체적인 내용은 네 남녀의 사랑 이야기였다.
하지만 네 남녀와 사랑에 대해 다룬 것은 독자에게 읽기 쉽도록 하기 위함이고,
그 알맹이는 전쟁과 사회적 모순에 얽힌 인간의 고뇌를 다루고 있다.
심오한 제목에 처음엔 겁을 먹었었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니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술술 읽히는 책이었다.
이처럼 심오하고 우울한 내용을 다룬 책이 이처럼 술술 읽힐 수 있다는 것도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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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그는 불현듯 자신이 불행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놀랐다. 사비나라는 육체의 존재가 그가 믿었던 것보다는 훨씬 덜 중요했던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녀가 그의 삶에 각인해 놓았던 황금빛 흔적, 마술의 흔적이었다.
(중략) 그는 그가 사랑하지 않는 모든 것을 그의 삶으로부터 쓸어내 버렸다. 그의 자유와 새로운 삶이 부여한 이 예기치 못한 행복, 이 편안함, 이 희열, 이것은 그녀가 그에게 남겨 준 선물이었다. (189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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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이다.
프란츠는 이미 결혼을 한 몸임에도 불구하고, 사비나라는 여자와 바람을 핀다.
그리고 참다 참다 못해 자신이 바람을 피우므로 이혼을 하자고 부인에게 말한다.
그렇게 시원(?)하게 말해버리고 난 다음날, 사비나는 영영 모습을 감추고 만다.
프란츠는 사랑했던 사비나가 떠났어도 그렇게 슬프지 않은 자신에게 놀란다.
결국 프란츠는 자신이 사비나의 육체를 사랑했던 게 아니라,
사비나가 상징하는 '자유'를 사랑했다는 걸 알게 된다.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현실들이 싫으면, 싫다고 말하고
없애버리면 된다는 것을 사비나는 가르쳐줬다.
당당하게 '싫다'라고 말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상쾌함...
질질 끄는 불륜 드라마보다 매력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