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 간 고양이
피터 게더스 지음, 조동섭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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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좋아하지만, 고양이 키우는 이야기가 '드라마틱' 할 거란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예상보다 드라마틱해서 즐겁게 읽은 책, 노튼 시리즈의 첫 권이기도 한 <파리에 간 고양이>이다. 
고양이를 키우는 이야기가 아니라, 고양이가 사람을 키우는 이야기여서 그런가.

첫 번째로, 고양이를 싫어했던 남자가 노튼이라는 한 마리 고양이에게 마음을 열었다.
두 번째로, 타인의 개입을 싫어했던 남자가 고양이를 통해 타인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세 번째로, 고양이에게 마음을 여는 타인들을 통해 남자는 타인에게도 마음을 열게 되었다.

이제 그는 고양이의 시선으로 사물을 보고, 연인을 고를 때에도 고양이의 심사(!)를 받게 하며,
고양이에게 다가오는 낯선 사람들(때로는 불쾌한, 하지만 대개 친절한)의 눈으로
고양이를 새롭게 보게 되고, 그로 인해 전보다 더 편하게 타인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피터와 노튼의 이야기는 사랑해야 할 존재가 왜 필요한지를 가르쳐준다.
온 세상을 사랑하기 위해 필요한 건, 어쩌면 조그마한 단 하나의 존재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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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코브 마을의 모두 괜찮은 결말 디 아더스 The Others 1
크리스토퍼 무어 지음, 공보경 옮김 / 푸른숲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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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에 따르면, 우울함을 내뿜는 사람이 육식동물에게 잡아먹힐 확률이 크다고 한다.
모두 우울증에다 성도착증이라고 해도 좋을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이 코브 마을에
거대 도마뱀이 나타나 무시무시하면서도 황당한 육식 행위를 시작한다.
삶이 우울해서 이상한 것에 성적으로 탐닉하지만
그 모습이 이상하게 보일까봐 걱정이 되어서 더 우울해지고,
따라서 더 심한 중독 상태를 보이는 현대인의 솔직한 모습을 그려낸다.
이상해서 우울한 사람들. 하지만 사람은 모두 이상하니까, 괜찮은 게 아닐지.
[우울한 코브 마을의 모두 괜찮은 결말]이라는 제목을 나는 이렇게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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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가족을 믿지 말라 스펠만 가족 시리즈
리저 러츠 지음, 김이선 옮김 / 김영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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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자기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가족은 자기를 파괴하려 하는 이에게 참견할 권리가 있다.
서로에 대한 뒷조사와 미행, 약점을 미끼로 한 협상(협박?)이 이미 사생활이 되어버려
더 이상 가족 개개인의 사생활이 존재하지 않게 되어버린 스펠만 가족.
처음엔 '헛참, 특이한 가족이네' 싶어 키득키득 웃으면서 읽었지만,
읽을수록 '나쁜 길로 빠져드는 걸 걱정하는 게 당연하지, 가족이니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를 파괴하려 하는 이에게 자꾸 쓴소리를 하고 싶어진다면,
그건 내가 그 사람을 소중하게 여긴다는 증거이다.
내 충고를 듣지 않고 점점 망가져가는 그 사람이 답답한데도
헤어지지 않고 계속 곁에 있다는 것은,
내가 그 사람을 가족으로 여긴다는 증거이다.

중간에 잠깐 [호밀밭의 파수꾼] 이야기가 나오는데, 과연 이 소설과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다.
우선 반항아의 비판적인 시선이 가족에 대한 애정에서 나온 것이었다는 게 밝혀지는 점이 그렇다.
무엇보다도 주인공의 귀여운 여동생이 모든 갈등을 종결시킨다는 점?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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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피크닉
온다 리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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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함께 밤에 걷는 것 뿐인데, 왜 이리도 특별한 걸까?]

바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정말 밤에 단체로 걷는 얘기일 뿐인데 왜 이렇게 재밌는 거지???
밤에 걷는다는 흔치 않은 경험을 학교에서 누구나 으레 경험했을 장면들로 구성하여
정말로 경험한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생각난다. 고교시절의 수학여행, 극기훈련...
시노부 말마따나 어떤 책을 가장 재밌게 읽을 수 있는 [타이밍]이라는 게 있다면
나는 이 책을 20대 초반인 지금 만나게 된 게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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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미 넉장반 세계일주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
모리미 도미히코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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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천재'라는 작가 소개 문구를 보고 '단순히 문체만 특이한 게 아닌가?' 싶었는데
어? 이거 이거... 점점 빠져든다. 찌질하고 무기력한 일상을 코믹하게 풀어내는 작가의 재치에
비슷비슷한 내용이 반복된다는 걸 알면서도 중독된 사람마냥 마지막 챕터까지 다 읽고 말았다.
그리고는... 눈물이 핑 돌고 말았다. 아까까지 웃었는데도.
'아, 진짜 천재구나!!!' 납득할 수밖에 없었다.

주인공은 무의미한 대학 생활을 보냈다고 자책하며 자신의 다른 가능성을 여러모로 생각해보지만
'다다미 넉 장 반 세계일주'를 통해 대학생활이 그리 의미 없지는 않았다고, 고쳐 생각하게 된다.
아름다운 시절 = 청춘이 아니라, 돌아보면 그 시절도 아름다웠다고 생각할 수 있는 마음.
그 마음 자체가 바로 청춘이다.

다다미 넉 장 반으로 80일 간 세계일주하는 이야기,
제목만으로 쉬이 상상할 수 없는 만큼 그 의미를 알게 되었을 때... 정말 눈물이 핑 돌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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