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조작되는 것이다 시대철학 2
파울 요제프 괴벨스 지음 / 비원 / 2026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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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네이버북카페 #책책책책을읽읍시다

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이 책은 사실 괴벨스라는 이름 하나에 혹해서 서평을 신청했었습니다. 그리고 그 내용에도 상당히 구미가 당겼습니다. 띠지의 내용을 아마 괴벨스가 이야기 했던 것이겠지요? 역사상 가장 잔혹한 비극을 이끈 인물을 전면에 내세운 책이다 보니, 과연 이 사람의 선동술을 배우라는 뜻인지 아니면 비판적으로 분석하려는 뜻인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나름 어그로(?)를 잘 끈 표지였습니다.


책 안쪽의 인물 소개를 읽어보니 책의 방향은 분명했습니다. 괴벨스를 끔찍한 비극을 만든 잔혹한 설계자라 규정하면서, 우리가 그의 행적을 들여다보는 이유는 그 기술에 감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철저한 ‘반면교사’로 삼기 위함이라고 못 박아 두었습니다. 진실 대신 편안한 거짓말과 분노할 대상을 던져주며 대중의 이성을 마비시켰던 과정을 분석해, 오늘날 가짜 뉴스와 확증 편향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경고였습니다. 요즘 하도 AI가 다양한 일들을 하다보니, 괴벨스가 하는 말이 더욱 와닿는 느낌이네요.


본문 내용 중에서는 ‘거대한 거짓말’과 프레임 선점에 관한 대목이 특히 와닿았습니다. 나치의 대표적 기술로 알고 있던, 괴벨스가 참 잘했다는 그것입니다. 원래 히틀러가 『나의 투쟁』에서 유대인의 선동술을 비난하려고 썼던 개념을, 나치 선전부가 그대로 가져왔지요. 어설픈 변명 대신 아주 크고 뻔뻔한 거짓말을 먼저 던져버리면, 대중은 설마 저런 거짓말을 할까 싶어 오히려 의심하지 못한다는 논리입니다. 목소리 큰 X가 이긴다, 뭐 그런 논리아니게습니까.

여기에 더해, 먼저 공격적인 프레임을 짜놓으면 상대방이 뒤늦게 아무리 정교하고 논리적인 해명을 내놓아도 이미 짜인 판 안에서 허우적대다 끝난다는 설명은 인터넷 논란이나 뉴스 댓글 창에서 자주 보던 답답한 광경과 많이 겹쳐 보였습니다. 선동은 쉽지만 선동에 대한 해명은 무척이나 어렵다. 그런 것입니다. 현실이지요. 괴벨스가 그걸 그렇게 잘했던 것입니다.


선동에 대한 반론으로 해명을 하는 것, 그것도 위험하다는 것을 괴벨스는 이야기하였습니다. 누군가 악의적인 잣대를 들이대며 나를 평가하려 할 때, 그 잣대의 눈금이 맞네 틀리네 하며 다투기 시작하면 이미 상대의 기준을 인정해 버린 셈이 됩니다. "너의 잣대로 나를 재지 말라"는 말처럼, 상대가 억지로 씌운 프레임 안에서 구차하게 변명하기보다는 애초에 그 기준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가 왜 중요한지 차분하게 짚어줍니다. 상대하는 순간, 이미 상대의 범위안에 들어선 셈이죠. 어렵습니다. 정말.


동정심이 감정이 아니라 비용이다, 하니 상당히 와닿는 것들이 있습니다. 노숙자들에게 공짜로 빵을 주었더니, 탈이 났다고 보상을 요구하더라는,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처럼 거절해야 마땅한 상황인데 상대방의 난처한 표정이 마음에 걸려 말을 삼키거나, 끊어내야 할 관계인데 안쓰러운 마음에 끌려다니다 결국 내 몫까지 손해를 보는 일상적인 장면들에 대해 이야기를 쏘아댑니다. 계속 양보만 하다 보면 결국 내 입지만 좁아진다는 경고는 다소 냉정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사실이지요. 사람이 매정하게 살아야 한다는 뜻이라기보다는, 타인의 감정이나 무리한 부탁에 휘둘려 정작 지켜야 할 내 기준을 잃어버리지 말라는 현실적인 조언으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자면 그랬습니다.


괴벨스의 핵심 사상이 집약된 듯한 말입니다. 선전장관으로서 괴벨스가 했던 것들을 생각해보면 정말 무서운 말입니다. 대중을 어떻게 조종할 것인가. 선동할 것인가. 그런 것이죠. 이 대목을 보면서 요즘 우리가 스마트폰으로 무심코 넘겨보는 숏폼 영상이나 알고리즘 추천 콘텐츠가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가볍게 웃고 즐기는 미디어 사이로 특정 편견이나 유도된 생각이 스며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가 내 생각이라고 믿는 것들이 정말 온전히 내 판단인지 한 번쯤 생각하게 만드네요. 미디어, 선전, 정말 무섭습니다.


문장이 직설적이고 단순해서, 잘 읽히는, 괴벨스에 대한 분석이 담긴 책입니다,. 그런데 다루는 내용이 마냥 가볍거나 편안하지는 않습니다. 워낙 나치와 독일 제국의 이미지가 그래서인지, 그 때 활약(?)을 했던 인물이라 그런 것 같네요.

괴벨스가 어떻게 선동을 했는지 잘 파악하게 해주는 책이다보니, 어떻게하면 선동을 안 당할 것인가와, 여기저기서 날아오는 교묘한 프레임이나 알고리즘에 휘둘리지 않기 위한 '방패' 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쏟아지는 자극적인 뉴스나 인간관계의 피로 속에서, 온전히 내 생각과 기준을 지키고 싶은 분들이라면 한 번쯤 가볍게 읽어보실만한, 그런 책입니다. 저 역시 앞으로 뉴스를 보거나 타인의 말을 들을 때 무비판적으로 넘기지 않고 한 번 더 곱씹어 보게 될 것 같습니다. 무서운 괴벨스의 선동에 대한 분석을 통해, 알고리즘과 프레임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경각심을 일깨워준 책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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