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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논문 3개월 만에 끝내는 비법
권소혁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6년 6월
평점 :
이 서평은 #컬처블룸 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무엇인가 공부한다는 것, 쉽지 않은 일입니다. 특히 나이를 먹어가면 갈수록 힘이 듭니다. 그럼에도 공부에 뜻이 있어 계속 학업에 열중하고 있는데, 논문이라는 벽이 있었습니다. 논문이라는 단어는 언제 들어도 참 무겁습니다. 석사논문도 쉽지 않은데, 박사논문은 생각만 해도 아득하네요. 그래서 그런지 제목만 보면 솔직히 조금 자극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박사논문3개월만에끝내는비법 이라니, 논문을 너무 쉽게 말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책을 펼쳐보니, 이 책은 논문을 대충 빠르게 쓰는 꼼수를 알려주는 책이라고 보기엔 좀 어려웠습니다. 오히려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줄이고, 효율적으로 완성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을 예시로 들어주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박사가 되는 가장 효율적인 13주 전략"이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빠르게’보다 ‘효율적’이라는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논문은 오래 붙잡고 있다고 무조건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 밤을 새운다고 저절로 완성되는 것도 아닙니다. 방향을 잘못 잡으면 몇 달, 몇 년을 써도 제자리걸음일 수 있지요. 그래서 논문을 시작하기 전에 어떤 순서로 준비해야 하는지, 자료를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 선행연구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주제 잡는 것이 그렇게 힘들다고 하니까요. 석사도 마찬가지인데, 박사에서는 더더욱 중요한 것 같습니다.

프롤로그에서도 이 책의 방향이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박사논문을 단기간에 대충 쓰는 요령을 저자가 말하는 것이 아니고, 논문을 효율적으로 작성하는 방법을 알려주려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특히 본업과 학업을 병행하는 연구자들은 시간이 부족하고, 처음 도전하는 논문에 대한 두려움도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하고 싶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도 그런 쪽에 속하니까요.
이 부분을 읽으며 논문은 단순히 글쓰기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논문은 주제 선정, 선행연구 검토, 연구방법 결정, 자료 정리, 집필 일정 관리까지 모두 포함된 장기전입니다. 그러니 무작정 시작하기보다 처음부터 구조를 잘 잡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그런 과정의 노하우를 알려준다니, 큰 도움이 될 것 같았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책 속에는 저자가 석사논문을 쓸 때 겪었던 경험도 나옵니다. 퇴근 후 시간을 내어 집중하고, 새벽까지 집필하며 논문을 완성했다는 이야기를 읽다 보면 논문이 정말 체력과 정신력의 싸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박사과정에서는 석사논문 때와 같은 방식으로는 어렵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합니다. 박사논문은 학위논문만 쓰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학술지 논문까지 함께 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박사논문을 시작하며 몇 가지 원칙을 세웠다고 합니다. 주제를 너무 오래 고민하지 않고, 논문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미리 준비하고, 한 번 읽은 논문을 다시 찾아보지 않도록 정리하는 방식입니다. 이 부분이 상당히 현실적이었습니다. 논문을 쓰다 보면 분명 읽은 자료인데 어디에 있었는지 기억이 안 나 다시 찾는 일이 많습니다. 그 시간이 쌓이면 엄청난 낭비가 되겠지요. 박사가 정말 어려운데, 어느 정도 길이 보인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정리표가 책에서 자주 등장합니다. 정말 중요한 부분이었는데요, 학술지 논문을 읽을 때 연구자, 발행기관, 학술지명, 제목, 연구대상, 분석방법, 변수, 연구내용, 페이지 등을 표로 정리하는 방식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그냥 “논문을 많이 읽으세요”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읽은 논문을 어떻게 나중에 활용할 수 있게 정리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점이 좋았습니다.
논문 작성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자료가 없는 것도 있지만, 자료가 있어도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읽기는 읽었는데, 막상 글을 쓰려고 하면 어디에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다시 찾고, 다시 읽고, 다시 정리합니다. 이 책은 그런 반복을 줄이기 위해 처음부터 자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라고 말합니다. 논문은 글쓰기이면서 동시에 자료관리라는 점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었습니다.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네요.

설문 문항을 구성하는 방법과 관련된 내용도 좋았습니다. 예를 들어 월평균 소득을 어떻게 구간으로 나눌지, 직업이나 소득원천, 거주 형태를 어떤 기준으로 분류할지에 대한 예시가 나옵니다. 선택지는 너무 많지 않게 정리하고, 분석에 의미가 있도록 구성해야 한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기타’ 같은 응답을 무심코 넣으면 나중에 정량화하기 어렵다는 부분도 현실적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박사논문을 쓰면서 저자가 느꼈던 내용을 잘 정리해둔 것이다보니,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내용이 잘 보였습니다. 저도 이런 고통(?)을 받겠지만, 스스로 선택해서 한 것이니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 한 권을 읽는다고 해서 누구나 정말 3개월 만에 박사논문을 끝낼 수 있는 것은 아닐 겁니다. 전공마다 다르고, 연구방법마다 다르고, 지도교수의 피드백이나 자료수집 상황도 모두 다르니까요. 하지만 적어도 논문을 덜 헤매며 쓰는 방법은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목의 ‘3개월’은 마법 같은 기간이라기보다, 철저히 준비했을 때 가능한 집중 집필의 목표로 받아들이면 좋겠습니다. 3개월만에 박사는... 그렇게 하면 박사라고 하기엔 좀 어렵겠지요?
저에게 이 책은 “논문을 빨리 쓰는 법”보다 “논문을 덜 헤매며 쓰는 법”으로 보였습니다. 논문 앞에서 막막한 분들, 박사과정을 준비하시는 분들, 본업과 학업을 병행하며 효율적인 논문 작성법이 필요한 분들이라면 한 번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논문이라는 거대한 벽을 대신 올라가 주는 책은 아니지만, 적어도 어느 길로 올라가야 덜 헤맬 수 있는지는 알려주는 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