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내내 볼거리로 가득한 세계의 특별한 축제
클레어 그레이스 지음, 크리스토퍼 코어 그림, 김여진 옮김 / 런치박스 / 2026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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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잠시나마 다른 세상의 이야기를 접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최근 우연히 "일 년 내내 볼거리로 가득한 세계의 특별한 축제"라는 책을 읽게 되었는데, 어른이 보기에도 꽤 흥미로운 지점들이 많았습니다. 복잡한 활자 대신 직관적인 그림과 다채로운 색감으로 전 세계 문화를 소개하고 있어서, 퇴근 후 머리를 식히며 가볍게 넘겨보기 참 좋았습니다. 화려한 색채는 아이들을 꼬시기(?)에도 좋아 보입니다.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은 부분은 책의 구성 방식이었습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세계 문화 관련 서적들은 보통 대륙별이나 국가별로 챕터를 나누어 사전처럼 딱딱하게 설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독특하게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시간과 계절의 흐름을 따라 전 세계의 축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책의 서두인 "들어가는 말"을 읽어보면 인류의 축제가 결국 자연의 순환, 그리고 계절의 변화와 얼마나 깊게 맞닿아 있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봄에는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축하하고, 가을에는 풍성한 수확에 감사하는 마음을 나누는 식이지요. 목차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브라질 카니발부터 스페인의 라 토마티나까지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축제들이 계절별로 빼곡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억지로 외우려 하지 않아도 계절의 변화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세계 각국의 문화적 배경이 머릿속에 스며드는 기분입니다. 마치 한 편의 잘 만들어진 다큐멘터리를 편안하게 감상하는 듯한 몰입감을 주더군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쭈욱 읽어나가면 그것으로 끝입니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다루고 있는 축제의 방대한 스케일에 놀라게 됩니다. 단순히 몇몇 유명한 서구권 축제에만 편중된 것이 아니라, 종교 행사부터 전통 의상 퍼레이드, 음식 축제에 이르기까지 지구촌 구석구석에서 열리는 90여 개의 특별한 순간들을 아주 다채롭게 조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 기억에 가장 오래 머물렀던 페이지는 "새해맞이"를 다룬 부분이었습니다. 12월 31일 자정이 다가오면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 위로 형형색색의 불꽃이 터지고, 홍콩의 빅토리아항에서는 15분마다 별똥별처럼 불꽃이 쏟아져 내린다고 합니다. 이 화려한 풍경들을 묘사하며 책은 "시차는 달라도 사람들의 마음은 같아요"라는 이야기를 던집니다. 우리가 사는 곳의 언어와 피부색은 모두 다르지만, 묵은해를 보내고 새로운 희망을 품으며 카운트다운을 외치는 그 보편적인 설렘은 인류 모두가 공유하는 감정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는 직장인으로서,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면서도 그 기저에 깔린 인류애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드는 대목이었습니다. 사실 요즘 다문화가 계속 트렌드로 깔려 있는 상황에서 누구에게나 읽히기 좋은 내용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먹고 마시며 즐기는 오락성 행사만 나열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이들이 읽으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저기에서 생명 존중과 생태계 보호라는 현대 사회의 중요한 화두를 아주 자연스럽게 축제의 형태로 풀어냅니다. 예를 들어 남아프리카공화국 해안 마을에서 열리는 "허머너스 고래 축제"는 멸종 위기에 처한 고래들이 새끼를 낳으러 돌아오는 것을 환영하는 행사이고, 인도의 "벨라스 거북 축제"는 아기 바다거북들이 무사히 바다로 돌아가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나아가 4월 22일 "지구의 날"을 하나의 커다란 전 지구적 축제로 소개하는 페이지에서는 어른인 저조차도 숙연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썩는 데 50년 이상이 걸린다는 사실을 짚어주며, 하나뿐인 푸른 행성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일상에서 어떤 실천을 해야 하는지 넌지시 질문을 던집니다. 바쁜 업무에 치여 환경 문제 같은 거대 담론은 잊고 살았던 제 자신을 조용히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학교에서 환경 교육을 할 때 자연스럽게 축제와 연결시켜서 교육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네요.

책을 다 덮고 나니 뒷표지에 적힌 "문화다양성", "공동체이해"라는 단어들이 그제야 깊이 와닿았습니다. 이 책은 표면적으로는 세계의 축제를 소개하는 그림책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타인의 문화를 어떻게 편견 없이 바라보고 또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이 지구를 어떻게 아끼며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퇴근 후 지친 몸을 소파에 뉘이고 스마트폰의 자극적인 영상들만 의미 없이 넘겨보던 일상에서 벗어나, 오랜만에 종이책이 주는 따뜻한 위로와 지적인 즐거움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당장 여행 가방을 싸고 공항으로 달려갈 여유는 부족하지만, 매일 저녁 잠들기 전 한두 페이지씩 넘기며 세계 곳곳의 낯선 축제 현장으로 상상 속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새로운 환기가 필요한 동료 직장인 분들께, 복잡한 머리를 비우고 세상을 넓게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이 매력적인 책을 꼭 한번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꼭 이렇게 생각하지 않아도, 아이들에게 가볍게 읽혀주는 용도로도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든 읽으면 지식이 늘어나고 감성이 풍부해질,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서평은 #리뷰어스클럽 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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