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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헌혈 ㅣ 이야기강 시리즈 12
정광민 지음, 도휘경 그림 / 북극곰 / 2024년 12월
평점 :
이 서평은 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매일 일과 공부에 지쳐 살아가다보니 세상이 마치 거대한 톱니바퀴처럼 느껴지고 있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정해진 곳으로 출근하고, 정해진 일을 합니다. 톱니바퀴의 흐름에 나를 맡긴 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나는 여기서 뭘 하고 있는지 큰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삶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 걸까?' '나는 지금 행복한 걸까?' 하는 염세적인 생각이 들었지요. 그러던 차에 이 책의 서평 이벤트를 신청하여 책을 읽을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게임 아이템을 사기 위해 사촌 형을 따라 헌혈을 하게 된 주인공 용기가, 헌혈한 피로 인해 감정의 변화를 겪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감정을 헌혈한다는 상당히 재미있는 발상에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용기는 헌혈 후 화를 주체하지 못하거나, 이유 없이 슬퍼지는 등 낯선 감정에 휩싸이게 되지요. 처음에는 당황스러워하지만, 점차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다스리는 법을 배우면서 성장하게 됩니다.

심리학을 전공한 저자와 미술 교육을 전공한 분이 힘을 합쳐 이 책을 만들었네요.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을 상상력을 통해 재미있는 이야기로 꾸며내고, 아이들에게 그림을 교육하시는 분들이 아이들을 위해 그림을 그렸네요.
책을 읽으면서 어린 시절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그때는 세상 모든 것이 신기하고 즐거웠지요. 작은 일에도 웃거나 울며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었고, 해도 되었었죠. 하지만 어른이 되면서 감정을 억누르고, 숨기고, 때로는 자신의 감정을 외면하기도 해야했습니다.
'이상한 헌혈'은 잊고 있던 순수한 감정을 일깨워주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용기의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되고, 그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책을 덮는 순간,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삭막한 일상에 따스함을 불어넣어 준 동화라고 생각되었네요.

감정헌혈이라는 생각은 참 창의적이었습니다. 가지고 싶지 않은 감정을 내보내버린다면, 과연 행복할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없어지는 것은 아니고 하루가 지나면 돌아오는 것이니 유용하지 않을까 싶네요. 용기는 분노를 처음으로 헌혈하였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까요?

이 책은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감정에 공감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상한 헌혈'을 통해 아이들은 다양한 감정을 이해하고, 건강한 방법으로 표출하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고, 감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상한 헌혈'은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뿐만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소중한 가치를, 어떤 것을 생각해야 할 것인지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일어난 일은 그냥 일어난 일일 뿐이야. 하는 용기 할머니의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아이들에게 체득하게 하고 싶은 분들이시라면, 이 책을 아이들에게 읽혀보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