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모자가 원작 동화와 같이 간단한 배달을 하면서 시작되는 첫 번째 이야기인 <1막 목격자는 목각 인형> 에서는 서커스장이 무대가 됩니다. 여기에서 피노키오를 만나게 되는데 관련된 트릭이 재미있습니다. 피노키오이기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트릭이라 그런지 억지로 만든 트릭도 아니라 아, 가능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작가의 발상에 감탄하게 됩니다. 중간에 지나칠 뻔 했던 두서 없는 이야기도 빨간 모자가 사건을 해결하는 데 역할을 하게 되는데, 이런 서사를 읽으며 작가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능력이 대단한 걸 느꼈네요. 모든 문장을 꼼꼼히 읽어나가면서 더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빨간 모자는 살해범으로 몰리지만 트릭을 간파하여 궁지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어떤 트릭인지는 그림으로도 설명이 되어 있는데 그림이 없어도 빨간 모자가 설명을 할 때 이해가 가능할 정도입니다. 물리적인 트릭인데 재미있게 읽었네요. 첫 번째 사건이 마무리가 되면서 빨간 모자와 피노키오는 동행을 시작합니다.
<2막 여자들의 독사과> 는 제목에서도 느낌이 올 수 있지만 백설공주 동화를 모티브로 하였습니다. 계속해서 피노키오의 조각을 찾으러 가던 빨간 모자가 난쟁이를 만나서 도움을 받고 집에서 묵으면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내용입니다. 1막과는 다르게 크게 트릭에 무게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백설공주 이야기와 비교하였을 때 선악의 개념이 좀 다르게 적용이 된다는 느낌으로 보면 재미가 있습니다. 피해자는 과연 피해자이기만 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피리부는 사나이가 쥐들을 물에 빠트리는 이야기는 <3막 하멜른의 마지막 심판> 에서 등장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제일 재미있었던 부분입니다. 피리부는 사나이의 이야기로 끝이 나는 것이 아닌 이와 연결된 사건의 전개가 흥미로웠습니다. 하멜른 의회가 구성된 계기부터 모든 일들이 절묘하게 연결되어 사건이 일어나게 되네요. 살인이 일어나면서 드러나게 된 부끄럽고도 숨기고 싶은 이야기, 수십 년을 걸쳐 복수를 준비하는 사람의 정체가 드러나는 장면에서는 통쾌하기 보다는 안타까움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일들이 서로 연관이 되어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하네요.
4막인 <사이좋은 아기 돼지의 세 가지 밀실> 은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아기 돼지 삼형제의 이야깁니다. 늑대를 막아낸 아기 돼지 삼형제,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로 끝이 나는 이야기로 알고 계시겠지만 아오야기 아이토 작품에선 후속 이야기가 진행이 되네요. 마녀를 협박(?)해 가며 최강의 돼지!로 군림하는 아기 돼지 삼형제가 권력에 맛들이게 된 뒤 어떻게 되는지 나옵니다. 아기 돼지들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도 있는데 - 기존 동화의 내용과 비슷합니다- 꼭 잘 읽어두어야 4막을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네요. 빨간 모자가 고난을 겪으면서도 사건을 해결하게 됩니다. 그 고난 덕분에 사건을 해결한다고 보는 것이 더 맞는 것 같네요. 피노키오는 천신만고 끝에 몸을 되찾게 됩니다. 그 이후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