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시대의 無논리 - 이념의 균형을 바로잡다
황두형 지음 / 바른북스 / 202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개인적으로는 정치에 대해서 어느쪽으로 치우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확히는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해야할까?

그저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나서는 그 의무를 실행하게 만든 나라들이 싫은 정도였다.

의무라고는 하지만, 내 긴 청춘의 시간을 일부분 바쳐야 했기에.

그럼에도 흘려보내기에만은 너무나 많은 뉴스와 기고문들이 나를 스쳐 지나갔다.

누군가를 부정하고, 누군가를 정당화하고. 어떤 진영에 속하지 않고

중도를 지키기에는 힘들다는 것이다. 진정한 객관성을 가지는 것이 가능한 것인가?

그런 고민을 하느니 정치에서 관심을 떠나게 하는 것이 낫지 않나?

하는 마음을 갖고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바른북스에서 이 책을 제공하여 읽을 기회가 생겼다.

책의 제목은 상당히 특이했다. 무논리라고 하니 일단 뭔가 부정적인 느낌이 들었기에

그럼 비슷한 제목의 책이 있었을까 하고 찾아보니 '전환시대의 논리'라는 책이 있었다.




이 책에 대한 반박을 하고자 등장한 것이라고 표지에서부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일까?

먼저 '전환시대의 논리'의 책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것으로,

"[전환시대의 논리]에서 보이는 리영희의 논리는 빈약할 뿐만 아니라 어처구니 없는 논리이다."

와 같은 과격함에 가까운 비판으로 시작을 한다.

전환시대의 논리는 소위 말하는 운동권의 필독서라고 하는데, 베트남전, 문화대혁명 등의 커다란 역사적 사건에 대한 평론을 실어두었다고 한다.

정치적인 논리를 들먹일 생각은 없지만 문화대혁명이 실패로 끝난 결과로 수천만명이 아사한 것으로 나타나 역사가 그 실패를 증명하고 있는데, 이를 미화하고 공산당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한다는 시점에서 리영희의 관점은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거기에다가 그 책에서는 대한민국의 독재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하면서, 문화대혁명과 중국공산당의 일당 독재체제에 대해서는 이른바 미화를 하는, 논리가 맞지 않는 논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

그리고 우리 헌법 3조에 존재하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 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북한도 합법정부로 인정한다고 하는 관점을 가지고 있기에, 여기까지만 해도 리영희의 책 내용이 나와는 전혀 맞지 않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런 책에 반박하는 내용이라는 것만으로도, 나와는 생각이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물론 비슷한 방향이라고 해서 모든 생각이 일치할 수 없고, 다른 부분도 있고 의견도 맞지 않을 것임을 고려하며, 책을 찬찬히 읽어 보았다.


개인적으로 책에서 언급하는 내용 중, 가장 큰 역사적 사건인 베트남 전쟁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통킹만 사건부터 베트남전의 시작이 미국 정부의 조작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논조가 '전환시대의 논리'에서 펼쳐지는데 당시 시대적 배경을 보면 냉전시대와 더불어 소련 및 중국의 지원을 받는 북베트남에 대해, 공산주의가 전세계를 지배하는 걸 막기 위해 미국이, 자유주의를 지켜내기 위해 전쟁이라는 수렁에 뛰어들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월남이 패망할 때 탈출을 위해 절규하던, 자유를 찾아 떠나던 사람들의 사진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다. 현재 시점에서는 베트남이 그렇게 미워하던 미국의 기본 이념인 자유주의와 자유시장 경제를 채택하여 살아가는 것을 보며 과연 어느 쪽이 옳았던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판단은 이 역사를 지켜보는 사람들의 몫이 되겠다. 지금 정작 중국과 베트남은 영해권을 두고 매우 사이가 나쁘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문화대혁명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이 중국인의 정신 문화를 개조하려는 시도를 했다고, 찬양하는 책이 전환시대의 논리였다고 본다면, 이러한 사상은 공산혁명의 이론을 추종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본다. 문화혁명의 결과가, 결과론적이지만 수천만이 굶어죽고 많은 문화유적의 파괴, 지식인들의 파멸이 일어났다. 자본주의가 침략을 일으킨다는 점을 전환시대의 논리에서는 강조하는데, 지금 러시아의 침략과 중국 공산당이 주변국에 하고 있는 행위를 과연 설명할 수 있을까?

계속해서 다양한 반박 내용이 나온다. 한단고기와 같은 책을 인용하는 것에서는 동의하기 힘든 내용도 있었고, 다른 여러 인물들에 대해서는 아직 역사의 흐름속에서 판단하기 이른 내용도 많았다. 하지만 역사적 사실은 그런 인물들에 의해 대한민국은 발전해 왔다는 점이다. 저자가 쓴 내용이 모두 맞다고 할수는 없지만, 분명 대한민국은 그런 인물들과 함께 존재하고 있었고, 현재 진행형으로 존재한다.


책을 보면서 느낀 점은 많은 부분에서 나와 생각이 일치하는 편이었다는 것이 놀라웠다. 내가 이 정도로 나라에 대한 호감도가 높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물론 우리 나라에 대한 애국심이 많은 편도 아니었기에 결과적으로는 내가 애국자인가? 하는 웃음도 나왔다. 다만 동의하기 힘든 부분도 몇 군데가 있었는데, 대표적으로 한류에 대한 견해나 어려운 곳에서도 묵묵히 참고 일하는 것이 나라를 위한 것이다와 같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 옳다는 투의 내용은 동의하기 힘들었다. 세대의 차이인지도 모르겠지만, 역사의 인식에 대해서는 누구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까.

대한민국은 전쟁의 폐허에서 일어나 한강의 기적,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찬란한 발전의 역사 속에서 탄생한 국가이다. 이 과정에서 생겨난 많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도 누구의 눈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다. 승자의 입장에서 쓰여진 게 역사라고는 하지만, 이 책에서의 많은 부분은 객관적 사실을 근거로 쓰여진 것으로 보인다. 본인과 다른 생각으로 쓰여진 내용도 있지만, 세계의 큰 변화를 일으켰던 여러 핵심 사건에 대해서는 일치하였다. 역사에 대한 판단은 사실을 근거로 하되, 잘못된 것은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이 책에 대한 판단은 독자들이 할 것이라고 본다. 다양한 관점으로 역사를 관찰하는데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이 서평은 #출판사바른북스 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내용입니다. 다양한 관점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책을 써 주신 #황두형 님께도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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