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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밤
임선우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6월
평점 :
* 문학동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작가님의 『0000』, 『초록은 어디에나』, 『유령의 마음으로』를 모두 재미있게 읽었는데, 유독 이별을 다루는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는 것 같다. 그런데 작가님이 그려내는 이별은 슬픔에서만 머물지 않는다. 상실을 이야기하면서도 늘 내일을 조금 더 기다리게 만든다.
『지상의 밤』 역시 등장 인물들이 모두 저마다의 이별을 품고 살아간다. 사람과의 이별, 반려 동물과의 이별. 그 상실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빈자리를 견뎌 낸다. 누군가는 다른 사람에게, 누군가는 새로운 일에, 또 누군가는 작은 습관 하나에 시간과 애정을 쏟으며 조금씩 살아갈 힘을 찾아간다.
읽다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별의 아픔은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 결국 또 다른 무언가를 사랑하게 되는 과정 속에서 조금씩 옅어지는 것이 아닐까.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간과 마음으로 빈자리를 채워 나가는 일 말이다.
책 속에는 이런 문구가 나온다. "오랜 기울어짐 끝에 제자리로 돌아가려는 마음." 그 문구를 읽는 순간, 이 소설이 말하고 싶은 것은 상실 자체가 아니라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려는 사람들의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이별을 지나며 낮보다 길게 느껴지는 밤을 견디고 있을 누군가에게, 이 책이 아주 조용한 위로가 되어 줄 것 같다. 그리고 나 역시 그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다시 행복해지기를 바라며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