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방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
토머스 길로비치 & 리 로스 지음, 이경식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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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방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 / 한국경제신문 / 토머스 길로비치, 리 로스

 

제목을 보는 순간 나는 이 책을 열어볼 수밖에 없었다. 안경을 쓰고 수염을 길게 기른 현인(?)이 책의 표지에 그려져 있기에 더욱이. 나는 항상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런데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 나는 지식을 찾으러 돌아다녔었다. 조각조각의 지식들은 이렇게 저렇게 나의 머릿속 여기저기에 무질서하게 쌓여는 가는데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에는 아직 멀었다는 느낌이다. 그러니 이 방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 The wisest one in the room’이라는 제목에 혹 할 수밖에... ^^

 

사회 심리학과 행동 심리학의 전문가인 두 사람은 지혜를 이루는 다섯 가지 기둥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하나, 객관성이라는 환상 알기

, 상황이 발휘하는 힘 이해하기

, 언어자체가 지혜의 바탕

, 행동이 정신을 결정 한다

다섯, 시야의 열쇠구멍 넓히기

 

먼저 객관성이라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람들은 타인에 비해 자신이 훨씬 객관적이며 공정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타인의 의견은 주관적이며 제멋대로라고 생각하게 된다고 한다. 벤저민 프랭클린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

대부분의 사람은()자기는 늘 진실을 말하고 있으며, 다른 사람들이 자기 견해와 다를 때는 무조건 그들이 잘못된 것으로 생각 한다

고 말한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렇게 하는 것은 그들이 정직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순박하게도 눈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 믿는속박실재론자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우리의 생각을 완전히 벗어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우리는 내가 가지고 있는 세계관이 저마다 가지고 있는 이점과 역사, 사람마다 독특한 것들로 빚어진 것일 뿐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그래서 나 외의 다른 사람들의 의견도 소중하며 하나 보다 둘의 생각이 모일 때 그 실제에 더 가까이 가게 되어 주변 세상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고 할 수 있다.

 

이 이야기는 정토회에서 이야기한 아상을 버리는 작업과 유사하다. 내가 보는 것이 전부라는 생각 속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생각이다. 나 역시 이 틀을 벗어나지 못한 일들이 꽤 있다. 앞으로는 좀 더 시도하고 싶다. 조금이라도 더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 말이다.

 

두 번째는 상황이 지배하는 힘에 대한 이야기 이다. 첫 번째 이야기와도 이어질 수 있는데,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면, 어떤 개인을 절대로 성급하게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상황적인 여러 요인을 온전하게 이해했다는 느낌이 든 다음에 비로소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행동관성(behavioral momentum)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기가 꺾이거나 풀이 죽은 사람은 어떤 도전 과제나 일상의 온갖 시시콜콜한 일을 앞에 두고는 막막하게만 느낀다. 하지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손쉬운 일부터 해치우기 시작하면, 설령 그게 잠깐 동네를 산책하는 것이나 샤워를 하는 것이라고 할지라도 조금 전까지 느끼던 막막함이나 어려움은 한결 누그러진다는 것이다. 시작이 반이니까 말이다. ‘이 방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은 엄청나게 크고 어려운 일을 해내는 비결이 공을 경사로에 올려두는 것임을, 한 번에 조금씩만 더 노력을 기울이는 것임을, 곁가지로 빠지기 쉽게 하는 모든 경로를 막아버리는 것임을, 그리고 목표가 눈에 들어올 때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동기부여를 확신하고 기대하는 것임을 잘 알고 있다고 한다.

 

세 번째로 언어가 가지는 힘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우리가 어떤 현상이나 대상을 어떤 이름으로 부르는 지에 따라 의미가 다르게 부여되고 맥락이 다르게 이해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생긴 사고의 방향에 따라 당연스럽게도 우리의 행동이 결정되고 결과가 빚어진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일을 하면서 이름을 붙이는 일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했어야 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생각보다 잘 닦여진 길로만 생각하고 행동하는 존재라는 것을 더 느끼게 되었다.

 

네 번째는 거꾸로 행동이 정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야기이다. 요약해서 말하자면

 

진짜로 이뤄질 때까지 진짜로 이뤄진 것처럼 행동해라

(Fake it till you become it)

 

라는 말이다. 예전에 읽었던 시크릿이라는 책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왔었다. 반장이 되고 싶다면 이미 반장인 것처럼 행동하라는~ 놀랍게도 나의 행동에 나의 정신이 따라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현상을 유도하기 위해 타인을 도울 때는 마찰력을 이길 만큼만 밀어야한다는 것을 이야기해 주었다. ‘미묘한압박과 부드러운유도는 사람들에게 자기 행동이 자기가 가지고 있는 믿음과 선호를 반영한다고 느끼게 할 수 있지만, ‘명백한압박과 강한유도는 반대의 효과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시야의 열쇠구멍을 넓히기를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가 가진 직관적인 마음은 이성적인 마음에 비해서 충동적이며, 즉각적인 주의력이 미치는 영역 너머에 존재하는 정보를 찾아보지도 않고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저지르는 실수는 올바른 대응이 너무 어려워서가 아니라 잘못된 대응이 너무 쉽기 때문에 저질러진다.

생각해보면 내가 무심코 하고 나서 후회하게 되는 행동들이 이런 일들이다. 조금만 생각해보고 했다면, 천천히 했다면 다르게 할 수 있었을 텐데...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나의 행동을 살피는 맥락도 같은 의미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 시야의 열쇠구멍을 더 넓혀야 한다. 그 방법으로 ‘‘악마의 대변인(devil’s advocate)’-어떤 사안에 대해 의도적으로 반대 의견을 내는 역할이나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 지금 생각하는 것과 10년 뒤에 같은 상황에서 생각할 것을 상상해서 비교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또 획일적인 생각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기 검열과 맞서 싸우기 위해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자기가 생각하는 걸 말해봅시다라는 말로 회의를 시작하지 않는 것을 권한다. 사람들은 전체 맥락에서 벗어난 또는 반대되는 의견을 내고 주장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 나도 모르게 전체 의견에 동조하는 방향으로 가게 된다. 또 각 개인으로 하여금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지 않은 정보를 찾아서 내도록 하여 전문적 지식와 다양한 견해가 한자리에 모이도록 해야 그 모임이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생각해보면 지나온 회의에서 이 두 가지를 정말 못했다. 그래서 우리는 나아가기보다 자꾸 제자리걸음을 했는지도 모른다. 아쉽고 후회스럽기도 하다. 그리고 앞으로는 이런 방향을 제시하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

 

저자는 말한다.

뒤를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가기

이 책을 통해 내가 하고 있는 작업이다. 또 불교에서 말하는 참회와 해탈의 과정이기도 하다. 조금씩 나아질 수 있기를...

 

 

다음 챕터에서 작가는 이 방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는 타이틀로 행복의 비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사람은 환경이 바뀌더라도 그 변화에 곧 익숙해지며, 그 변화가 가져다주는 고통과 기쁨은 시간이 지나면 소멸한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 경험에서 중요한 것은 절정과 마지막 순간이다. 행복한 가족여행을 원한다면 기간이나 장소에 집착하기보다 최고로 행복한 순간, 마지막으로 즐겁게 마무리하는 것을 더 의미있게 생각하라.

- 물질 구매와 경험 구매는 처음에는 같은 양의 행복감을 준다. 그런데 물질 구매의 전율은 점점 시들해지지만, 경험 구매에서 비롯된 기쁨은 지속적으로 이어진다.

(‘카사블랑카의 험프리 보가트는 우리는 앞으로 언제나 파리를 함께 가지고 있을 거야.”라고 말한다.)

- 지혜로운 사회라면 사람들이 만족스러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공원, 산책길, 해변, 자전거 도로, 열린 공간 등을 제공한다. 미국에서 루스벨트가 주창한 국립공원 제도도 그 좋은 예다.

- 나이가 들면 행복이 줄어든다고 하지만 이는 흥분보다 차분함에 많이 집중되어 그렇게 보일 뿐이다. 이것 역시 진정한 행복임은 두말한 필요도 없다.

이 내용도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행복과 일맥상통한다.

 

어떻게 갈등을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한 챕터로 정리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 “어떤 사람은 사물의 현재그대로의 모습을 보고 왜 그러냐?’라고 묻는다. 그러나 나는 지금까지 없었던 어떤 것들을 꿈꾼다. 그리고 안 될 것이 뭐 있느냐?’라고 말한다.” 로버트 케네디의 유명한 말이다.

- 갈등 당사자들이 합의를 하지 못하게 되는 이유는 상대방이 현실을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바라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소박실재론을 잊어서는 안된다.

- 제로섬 협상을 넘어서서 비제로섬 협상으로 이 문제를 재정리하는 것이 좋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문대통령이 북미사이에서 현명한 조정자 역할을 해온 것에 대해 감탄하게 되었다.

 

학습부진이라는 문제에 대해서는

- 성장형 마음가짐과 목표의식

- 자기가치 확인과 긍정적인 충격

( 막연한 긍정적 평가보다는 적절한 객관적 평가와 더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지점에 대한 명확한 지적 그리고 네가 그 지점에 갈 수 있다고 믿는다는 교사의 격려)

 

개입을 하되 그냥 하는 게 아니라 지혜롭게 해야 한다. 이 말은 공허한 칭찬이 아니라 현실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라는 뜻이다. 또한 학업 성취의 목표를 그 학생이 가지고 있는 개인적인 가치 및 그 학생에게 실질적인 의미가 있는 더 폭 넓은 욕망과 연결해야 하며, 스스로에 대한 의심을 날려 버릴 자기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개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얼마든지 확장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함께 심어주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기후변화라는 의제에 대해서는

누구를 위해서 또 얼마나 오랫동안 희생을 감수할 것인가에 대한 불편함이 이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적용하지 못하게 한다. 월스트리트 게임이 아닌 공동체 게임으로 인식할 때에 이 사회의 미래는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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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힘 - 독일 최고의 과학 저널리스트가 밝혀낸 휴식의 놀라운 효과
울리히 슈나벨 지음, 김희상 옮김 / 가나출판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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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힘 / 울리히 슈나벨 / 가나출판사

 

나는 지금 일을 하고 있지 않다. 그 명목이 처음에는 안식년이었는데 지금은 퇴직이 되었다.

꽤 오랜 시간 계속해서 일을 하고 있던 나에게는 너무나 낯선 시간이다. 예전에도 안식년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여행준비와 여행, 결혼준비와 결혼, 신혼생활로 바쁜(?) 1년을 보내서 그랬는지 지금 같은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먼저, 평일 낮 시간이 자유롭다.

일할 때는 움직일 수 없었던 시간에 도서관도 가고 특강도 듣고 전시회도 가고 쇼핑도 가고 장 보러도 간다. 낯선 기분이다.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이 시간에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뭘 하지?’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아직은 쫓기지 않아서 그런지 어떤 일을 오늘해도 되고 내일해도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 나는 자꾸 일정을 잘 짜서 다 하려고 한다. 또는 일정이 없는 날에는 뭔가 일을 만드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이래도 괜찮은걸까?’라는 생각이 떠오른다.

내 시간이 온전히 내 것이라서 내 생각대로 쓰고 있다. 그런데 항상 학교와 회사의 일정에 맞추어 살던 것이 습관이 돼서인지 걱정이 앞선다.

 

그런데 이런 나에게 이 책이 보였다. ‘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힘

마치 나를 보라고 쓴 책 같았다. 나도 몰랐는데 나도 일종의 워커홀릭 기질이 있다. 그간 나의 불안이나 걱정, 잠이 오지 않는 밤들이 나의 이런 성향과 맞닿아 있었다.

 

지금도 이 책을 읽고 정리하는 글을 쓰고 있다. 완전히 놀지는 못하는구나~^^

그래도 이 책을 읽고 나서 많이 편안해 졌다. 그리고 천천히 준비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일을, 그리고 나의 인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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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 다이닝 바통 2
최은영 외 지음 / 은행나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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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 다이닝 / 바통 / 최은영 외

 

바통은 하나의 테마, 다양한 시선을 모토로 젊은 작가들의 문학적 릴레이를 담아내는 은행나무 테마소설 시리즈이다. 이번 시리즈의 주제는 요리 내지는 음식이었다. 요사이 먹거리, 농산물, 요리, 제빵 등에 관심이 많아진 나에게 딱 맞는 주제랄까?

7명의 작가는 각자 다양한 먹거리와 관련된 소설을 짧지만 다양하고 풍부한 맛으로 모아주었다.

      

각각의 요리가 또는 음식이 주인공들의 삶과 어울어져 적당한 단맛과 쓴맛 그리고 고소한 맛을 내고 있었다.

 

기획자가 말하길 요리를 한다는 행위는 계속 살아가겠다.’라는 내 자신과의 약속 일 때가 많다고 했다. 우리에게는 당면한 현실이 있다. 이는 생략할 수도 뛰어넘을 수도 없다. 먹는 일도 그렇다. 살려면 해야 한다. 그런데 사먹거나 얻어먹지 않고 스스로 요리를 한다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는 생의 강한 의지라고 생각한다. 기획자의 말에 백분 공감한다. 짧고 또 다양한 맛의 소설을 골고루 먹어보고 싶은 분들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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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 개정판
박민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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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과 작가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들어왔었다. 그런데 막상 읽기 시작한 것은 어제, 그제~~

이럴 때 그런 생각이 든다. 세상에 수 많은 책들과 내가 만나게 되는 타이밍은 알 수 없다는 것!!

 

그의 책은 읽어본 사람들이 추천한 그대로 톡톡 튀고 쿡쿡 웃음이 나는 문장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읽는 내내 즐거웠다. 물론 가끔 '표절'에 대한 논란이 있었던 기사가 생각나기도 했지만 일단

열심히 읽어보기로 했다.

 

그의 재미난 문장과 달리 그 안의 인물들의 상황은 기쁘고 즐겁지만은 않았다. 98년 IMF 전후의 상황은 그 시간을 통과하는 모든 이들에게 잔인한 시절이었다. 특히나 이제 막 사회의 일원이 되려하는 젊은이들에게는 더 가혹했다. 나는 그 시절 대학생이었고 그 잔인한 분위기는 대학의 낭만에도 찬물을 끼얹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그때는 그냥 나라가 어려워져서 IMF에서 돈을 많이 빌릴 수 밖에 없어서 우리가 힘들어 진 줄 알았었다. 그래서 금모으기도 하고 이 상황을 다들 감내했던 것 같다. 그런데 작가와 함께 그 시기를 다시 되짚어보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이미 어느 정도의 경제적 여유를 가지기 시작한 시기에 있었다. 그렇지만 모두가 프로가 되기위해 프로만을 인정하는 사회로 가기위해 그런 시간을 지내온 게 아닌가 싶다.

 

안타깝게도 그때로부터 20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프로 만능주의는 이름이나 색깔만 조금씩 바꾸면서 계속 우리 주위에 안개처럼 깔려있다. 그리고 프로가 되지 못해서 자랑스러운 소속을 걸지 못해서 절망하고 삶을 포기하는 청소년들과 청년들의 문제는 계속 되고 있다.

.........................

 

어두운 밤에 새벽을 기다린다.

사람이 먼저인 세상, 과정을 주목해주는 세상, 1등이 아니라도 행복한 세상...

 

예전에 관악산에 오른 적이 있다.

어떤 환경단체에서 사람들이 정상을 꼭 가야한다는 생각으로

정상의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였다.

그래서 정상에 오르지 않았다. 그리고 즐겁게 오르고 즐겁게 내려왔다.

 

삼미슈퍼스타즈의 야구처럼

잡을 수 있는 공은 잡고 잡을 수 없는 공은 잡지 않기로 한 것이다.

 

우리는 프로로 태어나고 자라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사람으로 태어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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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풀꽃도 꽃이다 - 전2권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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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꽤 이슈가 되었던 교육관련 소설을 우연히 읽게 되었다.

그게 바로 '풀꽃도 꽃이다' 이다. 조정래(!!!!) 선생님이 쓰신 교육관련 소설이라 더 궁금했었다.

읽고 나서 이 글을 통해 동의할 수 있는 것과 동의할 수 없는 몇가지가 걸려서

한번 정리해 본다.

 

 

*** 동의하는 것들 ***

 

1. 지금을 살아가는 대한민국 청소년의 불행한 삶

: 아이들 근처에서 살아가는 내가 본 그들의 삶도 언론에서 연일 알리는 그들의 삶도

소설 속 아이들처럼 불행하다. 그리고 슬프게도 그 불행의 원인제공자는 나를 비롯한

기존의 사회를 만든 어른들이다. 아이들은 많이 아프고 슬프고 화나 있다.

선생님은 그들의 삶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자료조사와 사례조사를 해오신것 같다.

그리고 그 내용을 잘 엮어주셨다. '에이~ 설마 요즘도 그래??'라고 묻는 많은 어른들에게

아직도 그렇다는 또는 요즘이 더 심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줄 수 있는 소중한 자료다.

 

 

2. 그래서 미안한 어른들.

: 아마 이들의 현실을 보고나면 어른들은 모두들 미안해질 것이다.

조정래 선생님도 그런 생각이 드셨던 것 같고 그래서 이런 책을 쓰신것 같다.

대한민국의 교육현실은 암담하지만 그를 소재로한 글이나 작품은 그리 많지 않다.

다들 너무 당연하게 여기거나 잊어버린 것 같다.

그런데 이런 때에 조정래 선생님같은 대~ 작가께서 이런 내용을 담은 소설을 써

주셔서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 관심을 집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말 감사한다.

 

 

3. 어떤 교육이 필요한가?

: 조정래 선생님은 아이들 안에 가지고 있는 그 다양한 가능성의 싹을

잘 틔워내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로 도와주는 것이 교육의 기능이라고 보신것 같다.

나도 그 것에 매우 동의하고 각자가 가진 색깔과 속도를 잘 살릴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또 독서, 토론, 여행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도 매우 동의한다.

 

 

 

 

 

*** 동의하기 어려운 것들 ***

 

1. 개인의 활약으로 극복해야 하는 것인가?

: 이 소설 중에 보면 정말 아이들을 사랑해서 학교 전체가 돌아가는 시스템과는

별개로 개인의 시간과 노력을 통해 아이들을 돕는 교사들이 나온다.

그 교사들은 그 순간에 많은 보람과 안도를 느끼고 아이들은 그들에게 환호한다.

그러나 그들이 속한 조직이나 사회가 변한 것은 아니었다.

그들 개인은 영웅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영웅 1~2명이 전체 흐름을 바꾸기는 어렵다.

 

 

2. 대안학교는 정말 왕따가 전혀 없는 천국인가?

혁신학교는 완벽히 학생의 의견이 존중되는 파라다이스인가?

: 일반학교에서 어려움을 겪던 학생들이 대안학교와 혁신학교에 전학을 가서

훨씬 행복하고 즐겁게 지내는 모습이 나온다. 물론 그런 목적으로 세워진 학교들이지만

그 곳이 완벽한 곳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있는 나로써는 그들에게 그 공간을 소개하는

전 전학생의 설명이 좀 낯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히 더 나아지려고 애쓰는 곳이라는 사실은 맞지만 어디에도 천국은 없다.

 

 

3. 여성과 남성에 대해 부와 주의 역할이 나누어진 것 같은 이 느낌은 뭐지? 

: 예전에 김훈의 에세이를 읽으면서도 들었던 생각인데 이들이 살아온 시간속에

켜켜히 쌓여있는 남여의 차이에 대한 생각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개인에 따라 더 잘할 수 있는 또는 하고 싶은 일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조정래 선생님과 김훈 선생님의 글에서는 그것이 성으로 일단 나누어 진다.

일단 여성은 서브의 성격이 강하다. 주인공은 일단 남성, 여성은 넘을 수 없는 강이

있는지 어느 한계는 넘지 못한다. 또 주변의 사람들(특히 나이 많은 여성들)이 여성이

여성답지 못함에 대해 우려하고 단도리를 한다. 허.... 참....

 

 

4. 지금을 사는 아이들의 삶을 열심히 관찰 하셨겠지만....

: 선생님은 요즘 아이들이 쓰는 단축어들에 대해 노는 문화에 대해 많이

찾아보고 물어보고 그 내용을 잘 섞어서 소설을 쓰셨다. 하지만 우리말에 대한 애정(?)

때문이신지? 요즘 아이들이 쓰지 않는 용어들도 꽤 있다. 예를 들면 아이들이

치킨 먹으러 가자고 할때 닭튀김이라는 말을 쓴다든지. 아이들이 빵집에서 만난다던지

이런 부분은 좀 의아(?) 하다.

 

 

 

 

*** 그래서 읽는 것이 좋을까? 안읽는 것이 좋을까? ***

 

작가님의 연세가 70을 훌쩍 넘으신 것을 봤을 때 내가 이야기하는 아쉬운 점들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작가님이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가지고 써 주신 글은 그 자체로도 참 좋다.

하지만 뭔가 지금의 현실을 반영한 젊은 작가의 작품도 함께 유명해지면 좋겠다. ㅎ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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