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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풀꽃도 꽃이다 - 전2권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6년 7월
평점 :
한동안 꽤 이슈가 되었던 교육관련 소설을 우연히 읽게 되었다.
그게 바로 '풀꽃도 꽃이다' 이다. 조정래(!!!!) 선생님이 쓰신 교육관련 소설이라 더 궁금했었다.
읽고 나서 이 글을 통해 동의할 수 있는 것과 동의할 수 없는 몇가지가 걸려서
한번 정리해 본다.
*** 동의하는 것들 ***
1. 지금을 살아가는 대한민국 청소년의 불행한 삶
: 아이들 근처에서 살아가는 내가 본 그들의 삶도 언론에서 연일 알리는 그들의 삶도
소설 속 아이들처럼 불행하다. 그리고 슬프게도 그 불행의 원인제공자는 나를 비롯한
기존의 사회를 만든 어른들이다. 아이들은 많이 아프고 슬프고 화나 있다.
선생님은 그들의 삶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자료조사와 사례조사를 해오신것 같다.
그리고 그 내용을 잘 엮어주셨다. '에이~ 설마 요즘도 그래??'라고 묻는 많은 어른들에게
아직도 그렇다는 또는 요즘이 더 심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줄 수 있는 소중한 자료다.
2. 그래서 미안한 어른들.
: 아마 이들의 현실을 보고나면 어른들은 모두들 미안해질 것이다.
조정래 선생님도 그런 생각이 드셨던 것 같고 그래서 이런 책을 쓰신것 같다.
대한민국의 교육현실은 암담하지만 그를 소재로한 글이나 작품은 그리 많지 않다.
다들 너무 당연하게 여기거나 잊어버린 것 같다.
그런데 이런 때에 조정래 선생님같은 대~ 작가께서 이런 내용을 담은 소설을 써
주셔서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 관심을 집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말 감사한다.
3. 어떤 교육이 필요한가?
: 조정래 선생님은 아이들 안에 가지고 있는 그 다양한 가능성의 싹을
잘 틔워내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로 도와주는 것이 교육의 기능이라고 보신것 같다.
나도 그 것에 매우 동의하고 각자가 가진 색깔과 속도를 잘 살릴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또 독서, 토론, 여행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도 매우 동의한다.
*** 동의하기 어려운 것들 ***
1. 개인의 활약으로 극복해야 하는 것인가?
: 이 소설 중에 보면 정말 아이들을 사랑해서 학교 전체가 돌아가는 시스템과는
별개로 개인의 시간과 노력을 통해 아이들을 돕는 교사들이 나온다.
그 교사들은 그 순간에 많은 보람과 안도를 느끼고 아이들은 그들에게 환호한다.
그러나 그들이 속한 조직이나 사회가 변한 것은 아니었다.
그들 개인은 영웅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영웅 1~2명이 전체 흐름을 바꾸기는 어렵다.
2. 대안학교는 정말 왕따가 전혀 없는 천국인가?
혁신학교는 완벽히 학생의 의견이 존중되는 파라다이스인가?
: 일반학교에서 어려움을 겪던 학생들이 대안학교와 혁신학교에 전학을 가서
훨씬 행복하고 즐겁게 지내는 모습이 나온다. 물론 그런 목적으로 세워진 학교들이지만
그 곳이 완벽한 곳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있는 나로써는 그들에게 그 공간을 소개하는
전 전학생의 설명이 좀 낯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히 더 나아지려고 애쓰는 곳이라는 사실은 맞지만 어디에도 천국은 없다.
3. 여성과 남성에 대해 부와 주의 역할이 나누어진 것 같은 이 느낌은 뭐지?
: 예전에 김훈의 에세이를 읽으면서도 들었던 생각인데 이들이 살아온 시간속에
켜켜히 쌓여있는 남여의 차이에 대한 생각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개인에 따라 더 잘할 수 있는 또는 하고 싶은 일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조정래 선생님과 김훈 선생님의 글에서는 그것이 성으로 일단 나누어 진다.
일단 여성은 서브의 성격이 강하다. 주인공은 일단 남성, 여성은 넘을 수 없는 강이
있는지 어느 한계는 넘지 못한다. 또 주변의 사람들(특히 나이 많은 여성들)이 여성이
여성답지 못함에 대해 우려하고 단도리를 한다. 허.... 참....
4. 지금을 사는 아이들의 삶을 열심히 관찰 하셨겠지만....
: 선생님은 요즘 아이들이 쓰는 단축어들에 대해 노는 문화에 대해 많이
찾아보고 물어보고 그 내용을 잘 섞어서 소설을 쓰셨다. 하지만 우리말에 대한 애정(?)
때문이신지? 요즘 아이들이 쓰지 않는 용어들도 꽤 있다. 예를 들면 아이들이
치킨 먹으러 가자고 할때 닭튀김이라는 말을 쓴다든지. 아이들이 빵집에서 만난다던지
이런 부분은 좀 의아(?) 하다.
*** 그래서 읽는 것이 좋을까? 안읽는 것이 좋을까? ***
작가님의 연세가 70을 훌쩍 넘으신 것을 봤을 때 내가 이야기하는 아쉬운 점들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작가님이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가지고 써 주신 글은 그 자체로도 참 좋다.
하지만 뭔가 지금의 현실을 반영한 젊은 작가의 작품도 함께 유명해지면 좋겠다. ㅎ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