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 개정판
박민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1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과 작가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들어왔었다. 그런데 막상 읽기 시작한 것은 어제, 그제~~

이럴 때 그런 생각이 든다. 세상에 수 많은 책들과 내가 만나게 되는 타이밍은 알 수 없다는 것!!

 

그의 책은 읽어본 사람들이 추천한 그대로 톡톡 튀고 쿡쿡 웃음이 나는 문장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읽는 내내 즐거웠다. 물론 가끔 '표절'에 대한 논란이 있었던 기사가 생각나기도 했지만 일단

열심히 읽어보기로 했다.

 

그의 재미난 문장과 달리 그 안의 인물들의 상황은 기쁘고 즐겁지만은 않았다. 98년 IMF 전후의 상황은 그 시간을 통과하는 모든 이들에게 잔인한 시절이었다. 특히나 이제 막 사회의 일원이 되려하는 젊은이들에게는 더 가혹했다. 나는 그 시절 대학생이었고 그 잔인한 분위기는 대학의 낭만에도 찬물을 끼얹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그때는 그냥 나라가 어려워져서 IMF에서 돈을 많이 빌릴 수 밖에 없어서 우리가 힘들어 진 줄 알았었다. 그래서 금모으기도 하고 이 상황을 다들 감내했던 것 같다. 그런데 작가와 함께 그 시기를 다시 되짚어보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이미 어느 정도의 경제적 여유를 가지기 시작한 시기에 있었다. 그렇지만 모두가 프로가 되기위해 프로만을 인정하는 사회로 가기위해 그런 시간을 지내온 게 아닌가 싶다.

 

안타깝게도 그때로부터 20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프로 만능주의는 이름이나 색깔만 조금씩 바꾸면서 계속 우리 주위에 안개처럼 깔려있다. 그리고 프로가 되지 못해서 자랑스러운 소속을 걸지 못해서 절망하고 삶을 포기하는 청소년들과 청년들의 문제는 계속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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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밤에 새벽을 기다린다.

사람이 먼저인 세상, 과정을 주목해주는 세상, 1등이 아니라도 행복한 세상...

 

예전에 관악산에 오른 적이 있다.

어떤 환경단체에서 사람들이 정상을 꼭 가야한다는 생각으로

정상의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였다.

그래서 정상에 오르지 않았다. 그리고 즐겁게 오르고 즐겁게 내려왔다.

 

삼미슈퍼스타즈의 야구처럼

잡을 수 있는 공은 잡고 잡을 수 없는 공은 잡지 않기로 한 것이다.

 

우리는 프로로 태어나고 자라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사람으로 태어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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