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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산 그림책이 참 좋아 58
이병승 지음, 천유주 그림 / 책읽는곰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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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산

 

개인적으로 그림책을 볼 때 글과 그림을 한 작가가 작업한 것을 선호한다. 따로 보면 글과 그림이 좋은 책이더라도, 그림 작가가 글 작가의 의도를 살리지 못하거나 내용이 따로 노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 그림책은 한 작가가 글과 그림을 창작한 것은 아니었지만, 작가의 이름을 보니 정말 기대가 되었다.

이병승 작가의 글과 천유주 작가의 그림 조합이라니! 개인적으로 이병승 작가의 동화를 재미있게 읽었고, 천유주 작가 특유의 세심하고도 따뜻한 그림 스타일을 참 좋아한다.

 

몽환적이지만 따뜻한 표지와 흐릿한 듯 선명한 구름산이라는 제목은 이 책이 어린이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을 잘 반영하고 있다. 때로는 선명하지 않고 흐릿해 보이는 길도 용기를 내어 가다 보면 그 끝을 알 수 있으리라는 것, 그 끝에 무엇이 있는지 알게 되면 미소 지을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구름을 볼 때 아이들이 떠올리는 연상, 아이들 특유의 상상력과 허풍에서 비롯된 에피소드, 그리고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 있는 주인공까지... 읽는 내내 미소가 절로 나오는 책이었다.

 

다만 편집 면에서 아쉬운 점이 몇 가지 있다.

원화를 해치지 않으면서, 그림작가가 의도한 글 공간 내에 글을 넣다 보니 보기에는 좋을지 모르겠으나 대사와 설명글이 한 줄에 섞여 있다.

****“으응, 가봤어.” 준석이는 머뭇머뭇 대답했어요.****

페이지마다 일관성이 없고 글이 들어갈 만한 공간에 맞추어 대화 글 배치가 뒤죽박죽인데, 그 점이 거슬린다.

 

두 번째 페이지에서도 화자는 아이이고, 산 아래에 있는데 글은 위에 배치되니 어색하다. 아이와 같은 입장에서 산을 올려다보도록 구성하는 게 나을 것 같은데, 글이 위에 배치되다 보니 구름산을 내려다보게 되어 몰입이 방해되었다. 2쇄를 찍을 때는 원화의 빈 공간에 글을 배치하기 보다는 주인공의 심리 상태 변화에(산에 대한 두려움, 떨림 도전 안정감) 따라 글의 위치도 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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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색깔
콘스탄케 외르벡 닐센 지음, 아킨 두자킨 그림, 정철우 옮김 / 분홍고래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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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첫 장을 펼치자 마자, 나도 모르게 나온 소리다.

면지부터 시작해서 깊고 깊은 어둠 속으로 침잠하는 느낌이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마을에서 엄마와 아이는 남겨진 슬픔을 오롯이 감당해 내고 있다.

너무 지쳐 아이를 위로해 줄 한 줌의 힘조차 남아 있지 않은 엄마와

그럼에도 살아갈 힘을 찾아내야 하는 아이.

 

현재의 슬픔을 이겨낼,

사라진 색깔을 기억하도록 도와줄 가 등장한다.

 

를 통해,

새 이야기를 통해....

검게 보였지만 반짝임을 간직하고 있던 새처럼,

이 아이도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며 살아갈 힘을 얻는다.

 

새와 아이의 크기 대비라든지, 색을 통한 주제의식 구현이 빛난다.

평화에 대해서, ‘무채색과 유채색에 대해서.

힘들 때 나를 이끌어줄 라는 존재가 나에게는 무엇이 있는지 등...

학생들과 함께 깊게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하지만 편집에서는 아쉬운 점들이 몇 가지 있다.

 

특히 ‘~가 말했어요를 반복하지 않으면서,

화자가 누구인지 시각적으로 분명하게 대비해 주지 않는다면

이 책을 읽는 어린이 독자가 그림을 보기 보단 글밥을 해독하는 데 더 힘을 기울일 수 밖에 없다.

 

한 줄 띄기라든지, 글 배치라든지, 색깔 등을 이용해서

새가 하는 말과 아이의 말, 해설을 확실히 구분했으면 한다.

 

또한 그림책이니만큼...

그림으로 표현된 것들까지 세세하고 친절하게 번역해서 설명해 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외국 책이라 번역하는 과정에서 생략하는 것이 조심스러울 수 있겠지만, 글이 장황한 느낌이 있어서 이 점이 조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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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저 클럽 웅진책마을 98
앤드루 클레먼츠 지음, 불키드 그림, 김선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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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루저클럽이라니...

 

선뜻 책을 잡기에는 오만가지 생각이 떠오르게 하는 책이다. 과연 여기서 루저들은 어떤 아이일까.... 교실에서 나를 힘들게 하는 그런 아이들일까?

살짝 두려움을 안고 책표지를 걷었다. 다행이다. 작가 소개를 읽고 나니 마음이 푹 놓인다. ‘프린들 주세요를 쓴 앤드류 클레먼츠의 작품이구나. 읽어볼만 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5, 컵라면 먹는 동안만 읽어야지 했는데 이게 웬걸... 홀라당 끝까지 읽고 말았다.

 

결말이 어느 정도 예상이 됨에도 불구하고, 갖가지 사건이 너무나 개연성 있게 흘러가고 등장인물의 캐릭터가 역동적이다. 그냥 선과 악으로 구분되어 끝까지 착하고 끝까지 악한 등장인물의 대립이 아니다. 선하지만 끊임없이 갈등하며 도덕적으로 옳지 못한 행동도 하고 흔들리는 주인공 앨릭과 악해 보이지만 순한 면도 있고 단순하기도 하고 변하기도 하는 켄트, 그리고 속마음을 쉬이 알 수 없는 니나까지... 등장인물들이 아주 매력적이다.

 

그리고 나를 놀라게 했던 루저가 이런 뜻으로 재탄생하다니. 끝까지 꼭 읽어볼 것을 권한다. 제법 두껍지만, 읽다 보면 얼마 안 돼 쉬지 않고 책장을 넘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앤드류 클레먼츠 작가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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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빨리 모범생 라임 어린이 문학 25
박서진 지음, 오윤화 그림 / 라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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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놈 BGM

 

메트로놈, 그 녀석이 등장하면서 나도 덩달아 책을 빨리 읽게 된다.

틱-톡-틱-톡-

출판사에서 삽화가를 참 잘 선정했다. 글 내용을 잘 살려주는 삽화가 더해져, 빨리빨리 병에 걸린 아이들을 볼 때마다 숨이 넘어간다. 밥을 급하게 먹어 설사하고, 교장 선생님의 느릿만 말투를 못 견디고 어른이 할 말을 다 해버리는 아이들을 볼 때는 안쓰럽기도 했다. 그러다가 엄청난 속도로 노는 것도 빨리빨리 하느라 기진맥진한 부분이라든지 외식을 가도 같은 메뉴로 통일하는 장면에서는 웃음이 빵 터지기도 했다.

 

날마다 시간에 쫓기며 바쁘게 지나가던 아이들이 정상속도, 즉 자기만의 속도를 되찾는 이야기이다.

책을 많이 읽은 독자라면 충분히 결말을 예상할 수 있겠지만, 입체적으로 변하는 선생님과 교장선생님의 모습은 또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이 정도는 스포가 아니길.)

 

 

글밥이 적어서 읽기 쉽고, 주제의식이 확실하며 생각거리도 많아서 중학년 온책읽기에 도전하기 적당한 작품이다.

 

'시간가게'의 저학년 버전이랄까?
우리반 아이들은 이 책을 읽고 어떤 표정을 지을지, 어떤 질문을 던질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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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가 없다고? 사계절 동시집 17
권영상 지음, 손지희 그림 / 사계절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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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가 없다고? - 물음표에 대한 느낌표

 

  

도깨비가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별의별 물건과 장면에서 도깨비가 툭툭 튀어나온다. 깡통에서 나오기도 하고, 호랑이와 친구 먹은 도깨비는 비교적 익숙하다. 그런데 엄마 혀를 비틀고, 아부지 취직 시켜달라는 말에 우는 도깨비는 낯설다. 이모가 낳은 아기 도깨비, 집에 가는 내 다리를 거는 외로운 도깨비는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듯도 싶다. 내가 밟았던 풀잎을 하나하나 일으켜 세워주는 도깨비는 한 번쯤 만나보고 싶다.

 

각 장마다 도깨비에 대해 어린이 눈높이로 설명해 주는 도깨비 수첩이 실려 있다. 도깨비 수첩을 읽으며, 도깨비가 나오는 각양각색의 도깨비 동시를 읽다 보면 도깨비가 없다고?’의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뀐다. 차츰차츰 도깨비가 내 안에 스며들어 나도 이 시의 해설을 쓴 김륭 시인처럼 도깨비 나라의 시민권을 획득하게 된다.

 

처음에 동시집 첫 장을 넘기며 생각했던 뿔달리고 방망이 든 도깨비는 이 동시집을 덮을 때 즈음 어느새 내 안의 어린아이로 쏙 들어와 있다. 도깨비를 주제로 동시집을 펴낸 권영상 시인의 말이 참 인상적이었다.

 

도깨비가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별의별 물건과 장면에서 도깨비가 툭툭 튀어나온다. 깡통에서 나오기도 하고, 호랑이와 친구 먹은 도깨비는 비교적 익숙하다. 그런데 엄마 혀를 비틀고, 아부지 취직 시켜달라는 말에 우는 도깨비는 낯설다. 이모가 낳은 아기 도깨비, 집에 가는 내 다리를 거는 외로운 도깨비는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듯도 싶다. 내가 밟았던 풀잎을 하나하나 일으켜 세워주는 도깨비는 한 번쯤 만나보고 싶다.

 

각 장마다 도깨비에 대해 어린이 눈높이로 설명해 주는 도깨비 수첩이 실려 있다. 도깨비 수첩을 읽으며, 도깨비가 나오는 각양각색의 도깨비 동시를 읽다 보면 도깨비가 없다고?’의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뀐다. 차츰차츰 도깨비가 내 안에 스며들어 나도 이 시의 해설을 쓴 김륭 시인처럼 도깨비 나라의 시민권을 획득하게 된다.

 

처음에 동시집 첫 장을 넘기며 생각했던 뿔달리고 방망이 든 도깨비는 이 동시집을 덮을 때 즈음 어느새 내 안의 어린아이로 쏙 들어와 있다. 도깨비를 주제로 동시집을 펴낸 권영상 시인의 말이 참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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