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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가 있어서 상을 받았습니다 - 별별 시상식 ㅣ 꿈터 지식지혜 시리즈 68
마틴 젠킨스 지음, 토르 프리먼 그림, 김지연 옮김 / 꿈터 / 2020년 5월
평점 :
제목과 컨셉이 아이들을 끌어당기는 책이다. 6살, 8살 아들이 한동안 며칠에 걸쳐 이 책을 읽어달라고 졸랐다. 아이들이 이해하기에 어려운 말들도 있어 최대한 풀어서 읽어주기는 했지만, 뭐가 그리 좋은지 자기들끼리 다음 동물을 골라대며 꽤나 재미있게 듣는다.
한참을 읽어주다가 물었다. "얘들아, 방금 한 말 무슨 말인지 이해가 돼?"
"아니요. 어려워요. 그런데 대충 알 수는 있어요."
어려운 단어가 많은데도 그냥 듣고 싶게 만드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흔한 동물도감과는 달리, '이유가 있어서 상을 받았다는 주제'로 각 동물들에게 상을 하나씩 준다.
스컹크에게는 고약한 냄새 상을, 침팬지에게는 훌륭한 손재주 상을 이런 식이다. 한 동물당 다루고 있는 사실들이 꽤 많아서 쓱 훑어보고 그림에 대한 설명 위주로 대강 읽어주었는데, 엄마 또한 읽어주다가 새로 알게 되는 지식이 대부분이다. 또한 동물 설명에 대한 삽화들이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어 내용 이해를 돕는다.
아이들과 함께 읽기 좋은 책이지만, 2가지 아쉬운 점이 있어 제안해 본다.
첫째, 번역이다. 56쪽 치타를 예로 들겠다. 전체적으로 책에 장문과 번역책 특유의 수동적인 표현이 많다.
'치타의 달리기 실력은 지구력이 뛰어나진 않아서 장거리를 내내 빠르게 달리지는 못하지만, 짧은 시간 동안 폭발적인 속도를 내는 데 특화되어 있습니다.'
-> '치타는 지구력이 약해서 장거리를 빠르게 달리지는 못하나, 짧은 시간 폭발적인 속도를 내는 데 뛰어납니다.'
** 주어(주어는 달리기 실력이 아니라, 치타가 되야 '달린다'는 서술어와 호응한다)와 서술어가 연결되지 않고, 어린이책에 어려운 말이 많고 장문이다
'다른 야생 고양잇과의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치타는 몰래 숨어 있다가 조심스럽게 따라가서 갑자기 덤벼드는 사냥 기술을 씁니다.'
->'치타는 다른 야생 고양잇과의 동물들처럼 몰래 숨어 있다가~'
** 주어가 맨 앞에 있어야 이해하기 쉽다.
둘째, 실제 동물 사진의 부재다.
치타, 침팬지, 송골매 등 아이들이 잘 아는 동물들도 있지만 그 외에도 '마운드빌딩 흰개미, 아홀로틀'같은 동물은 처음 들어봐서 실제 동물 사진이 조그맣게라도 있으면 책을 이해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두 번째 건의 사항에 대해서는 외국 책을 번역한 관계로 판권에 문제가 있겠지만, 참고하시라고 남겨본다.
내용은 두루두루 참 좋았지만, 서평에 언급한 치타 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 편에서도 문장이 매끄럽지 못한 점이 많았다. 사실 그대로 번역하느라 그랬겠지만, '어린이책'인 만큼 문장이 쉽고 간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켜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