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반 고흐 모두의 예술가 1
루시 브라운리지 지음, 에디트 카롱 그림, 최혜진 옮김 / 책읽는곰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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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빛의 벙커 '반 고흐 전시회'에 아이들을 데리고 다녀왔었다. 전부터 반 고흐를 좋아했던 엄마 덕분에 아이들은 평소와는 달리 반 고흐 관련 굿즈를 듬뿍 살 수 있었다. 생생했던 전시회의 기억은 나날이 희미해져 갔다. 하지만 한 번 전시회를 보고 온 아이들은 원래부터 집에 있었던 반고흐 그림들과 전시회에서 사온 이런 저런 굿즈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엄마가 잘 쓰는 머그컵, 마우스패드, 장바구니까지... 오호라, 드디어 화가 한 명의 이름은 확실히 알고 가겠구나! 엄마는 잠깐 솟아오른 아이들의 반 고흐에 대한 학구열이 꺼질세라, 온갖 도서관을 떠돌며 반 고흐에 대한 어린이책을 빌려다가 읽어주었다. 


단행본이나 예술 전집 속에서 반 고흐 이야기책은 쉽게 찾을 수 있었지만, 내가 빌렸던 책 중 대부분이 그림에 대한 설명 나열이거나 어린이 눈높이에 맞지 않는 내용이었다. 게중 딱 한 권만 반 고흐의 삶과 그의 작품을 적절히 버무려 아이들 눈높이에서 쉽게 스토리텔링으로 다가간 느낌이었고, 아이들 역시 그 책만 여러번 읽었다.



그러다가 책읽는 곰 출판사에서 나온 <모두의 예술가 1. 빈센트 반 고흐> 책을 접하게 되었다. 일단 그림이 눈에 확 들어온다. 오일 파스텔 느낌이 나는 재료로 쓱쓱 그린 그림이 아이들에게는 익숙한 색연필 그림으로 느껴질 것이다. 유채 물감을 썼던 반 고흐의 작품과 결이 비슷한 재료로 삽화가 그려져 명화에 대한 진입 장벽을 확 낮추어 준다. 책 내용 또한 단순히 반 고흐의 작품과 삶에 대한 서술이 아니라, 하나의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게다가 페이지를 걷을 때마다 실제로 반 고흐가 그렸던 그림이 내용과 어우려져 화가를 다룬 그림책의 장점을 참 잘 살렸다. 페이지 구성 또한 어색하지 않고, 외국책이지만 읽어주기 쉽게 잘 번역되었다.



간만에 예술가를 다룬 잘 만들어진 그림책을 만나서 참 기쁘다. 이쯤되면 모두의 예술가 시리즈가 궁금해져서 검색해 보니, 앞으로도 다른 화가들의 이야기가 그림책으로 나올 예정인가보다. 기대가 된다.



다만, 2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책의 도입부이다.

'빈센트 반 고흐는 네덜란드에서 태어났어요.

빈센트의 동생 테오는 사람들의 마음을 끄는 활달한 성격이었지요.'

너무 급작스러운 전개이다. 원본책에서 이렇게 쓰여져 있더라도, 도입은 어린이 독자를 위해 조금은 더 설명을 넣었으면 한다. 나머지 부분은 자연스러운 전개인데, 첫 페이지는 읽어줄 때마다 자꾸 걸려서 아이들에게 자꾸 부연설명을 하게 만든다.


두 번째 아쉬운 점은, 페이지에 삽입된 반 고흐 그림 아래 작품 제목이 실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맨 뒷장에 간단한 작품 설명이 나와 있지만, 궁금할 때마다 펼쳐보기는 참 번거롭다. (어른들이나 들춰보지, 아이들은 궁금해도 그냥 지나가기 마련이다.) 다음 인쇄본에서는 제목과 연도 정도는 작게 주석으로 달면 좋겠다.


이 두 가지가 보완된다면 더욱 재미있게 모두의 예술가 시리즈를 읽을 수 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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