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를 건너면 생각곰곰 15
마르크 마주브스키 지음, 서남희 옮김 / 책읽는곰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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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하고 은은한, 사랑스러운 지식 그림책

 

이 그림책을 읽고 나서부터 길을 다닐 때 달라진 점이 있다. 자꾸만 다리를 눈여겨 보게 된다. 이 다리는 곧게 뻗어 있네, 이 다리는 정말 짧은데 스페인과 포르투갈 사이에 있는 엘 마르코 다리보다 더 짧을까 하는 생각들이 떠오른다. 또 언젠가 네덜란드에 가서 반 고흐 미술관에 꼭 가겠다는 꿈이 있었는데, 정말 네덜란드에 가면 물에 잠겨 있는 모세 다리도 보고 싶다는 또 다른 꿈이 생긴다.

지식 그림책이지만 전혀 지식 그림책 같지 않은 책이다. 잔잔하고 은은하게 이 세상 곳곳에 있던 다리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를 전해 준다. 설명은 짧지만 대비되는 핵심은 정확하게 짚어준다. 어찌 보면 다리에 대한 한 편의 시처럼 느껴진다.

 

초등 2학년에서 세계를 배울 때 흔히 배우는 의식주 외에도 다리라는 새로운 랜드마크를 소개하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겠다. 또 중학년에서는 우리 지역 다리 살펴보기, 또는 더 나아가 우리 지역 ㅇㅇ살펴보기로 확장해서 수업할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도 얻어간다.

 

잔잔하고 은은한 사랑스러운 지식 그림책 <다리를 건너면> 추천해요!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의견을 보태어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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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시도 수상쩍다 5 몹시도 수상쩍다 시리즈 5
서지원 지음, 한수진 그림 / 꿈터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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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시도 수상쩍다,

학교 도서관과 교실에 구비해 두고 싶은 탐나는 지식정보 이야기책이다.


이 시리즈를 처음 접했는데 아무런 정보 없이 5권부터 읽었지만, 앞에 캐릭터 설명이 잘 나와 있어서 책 내용 이해에 어려움이 없었다. 지식정보 이야기책은 구성이 참 중요하다.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느라 지식정보와 이야기가 따로 노는 책도 있고, 독자가 이야기만 겉핥기로 읽고 정작 그 안에 담겨 있는 지식 정보는 건너 뛰고 재미만 쫓게 읽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중간에 한쪽으로 담긴 지식정보를 건너뛰더라도 이야기 자체에 지식 정보 내용이 잘 녹아 들어있어서 좋았다. 이야기를 따라 읽다 보면 감자는 줄기 식물이고, 하얀 피를 흘리는 나무도 있다는 것을 알 수밖에 없다. 이야기가 촘촘하게 설계되어 있으면서도 재미도 있어서 5학년 아이와 번갈아 가며 주말 동안 단숨에 읽었다. (사실 이 5학년 아이는 문과성향이라, 이런 지식 정보책은 재미 없으면 절대 끝까지 보지 않는다!) 재미있으면서 정보가 가득한 책이라 이전 시리즈도, 앞으로 나올 시리즈도 찾아보고 싶다! 


한 가지 출판사에 제안하고 싶은 것은, 한 쪽에 정보를 넣어서 할애할 때 중요 단어는 글꼴을 두껍게 편집했으면 더 좋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34쪽처럼 정보가 많을 경우, 중요한 단어인 '증산 작용'과 '삼투압 현상' 정도는 굵게 처리되면 학생들이 읽을 때 더 수월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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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면 돼! 학교종이 땡땡땡 15
이소 미유키 지음, 하타 고시로 그림,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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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면 돼!>

제목만으로도 커다란 위안이 되는 책이다. 짧은 이야기라 휘리릭 읽었는데, 읽고 나서 다시 앞장으로 돌아가게 된다. 짧은 이야기지만 곱씹을 만한 지점이 많은 책이다. 이 책의 내용은 그림 그리기에 두려움을 가졌던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피터레이놀즈의 그림책들(점, 느끼는 대로 등)이 떠오른다. 그림책에 함축되었던 이야기들 - '잘 못해도 괜찮아. 네가 그린 건 세상에 단 하나뿐이니 그 자체로 소중해.'와 같은 메시지들이 짧은 이야기 안에 잘 농축되어 있다.

학교에서 그리기 수업을 하다 보면, 유난히 시작이 더딘 아이들이 있다. 무엇을 그려야 할지 모르겠고, 작게나마 그렸는데 마음에 안들어서 애꿎은 지우개만 벅벅 문질러댄다. 뒷장에 다시 그려도 마음에 안들어서 결국 새 종이를 받아가고도 시간만 보내다가 끝나갈 무렵에야 힘들어요라며 빈 공간이 가득한 종이를 내미는 아이들....
그림에 대해 두려움이 큰 아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그거면 돼!>
있는 그대로, 그거면 충분해! 작고 얇은 이 책이 건네는 따스한 위로에 괜시리 코가 시큰거린다. 이제 막 한글을 뗀 1학년 아이들과 온작품 읽기하기 좋은 책이다.

책날개에 소개된 이소 미유키 작가의 <봐도 돼?> 책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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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을동이 있어요 알맹이 그림책 71
오시은 지음, 전명진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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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을동이 있>

 

제주 4.3으로 사라진 마을이 100여 개 있다. 제주도민 단골 산책코스 별도봉을 지나서 올레 18코스를 걷다 보면 화북동으로 가기 전에 또 하나의 잃어버린 마을을 만날 수 있다. 그 잃어버린 마을의 이름이 곤을동이다. 물이 고여 있는 곳이라는 뜻을 가진 곤을동은 집터와 밭담 흔적만 남아 있다. 인터넷 위성지도로 찾아보면 주변에 그 어떤 건물이나 집 한 채조차 없는 정말로 사라진 마을이다. 그런데 이 그림책에서는 곤을동이 있어요라고 말한다. ‘곤을동이 있었어요가 아니라!

 

이 그림책은 곤을동이 얼마나 사람들의 온기가 가득한 곳이었는지 포근한 문구와 서정적인 그림으로 4.3 사건 이전의 따스했던 제주를 보여준다. 그래서 너울거리는 불길 이후의 장면이 더욱 비극적으로 느껴진다.

 

책장을 걷다 보면 마을의 액운을 막기 위해 세웠다는 방사탑이 눈에 들어온다. 실제 곤을동 터에 가면 방사탑이 하나 남아 있다. 평화로운 마을에 불어닥친 4.3의 광풍을 막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그 자리에 꿋꿋이 남아 있는 방사탑이 나에게 말을 건넨다. 지금도 곤을동이 있다고, 4.3을 기억하라고, 평화를 사랑하고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을 키우며 살아가라고 말이다.

 

4.3을 다룬 또 하나의 그림책이 나와서 반가운 마음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읽었다. 좋은 책을 펴내 준 작가님과 출판사에 감사드린다.

덧붙여 곤을동에 대해 전혀 몰랐을 독자를 위해 추후 2쇄에서는 곤을동의 위치가 나온 제주도 지도와 현재 곤을동의 사진이 부록에 추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에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을 담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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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 4만원
옥상달빛 지음, 조원희 그림 / 그린북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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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마음으로 이 책의 배송을 기다리며 옥상달빛의 노래 <염소 4만 원>을 들었다.

경쾌하게 '함께 하자'고 내 어깨를 툭 치는 뮤지션의 마음이 와 닿는다.

이미 노랫말(글)이 나온 이야기를 조원희 그림작가가 어떻게 표현할까 궁금했다.


속표지를 여니, 첫 장부터 눈에 띈다.

"너희들은 염소가 얼만지 아니"

축구하던 남자아이들과 여자아이들(!)이 같이 돌아보는 이 장면이 참 좋다.


한달에 옷 한 벌 안 사면 염소 한 마리


온 가족이 다 함께 이번 겨울에는 옷을 좀 덜 사고 아프리카에 염소 한 마리를 보내야 겠다.


책 속에 같이 들어온 독후활동지도 참 좋았다. 특히 1번 활동, 유엔에서 지구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17개의 목표를 정하고 그림으로 표현한 것을 처음 봤는데 앞으로 수업에서 활용해서 써보고 싶다. 그리고 독후활동지에 <아프리카 염소 보내기 캠페인 알아보기> QR코드가 있는데, 이 책의 2쇄를 인쇄할 때는 이 코드가 그림책에 수록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2가지 마음에 걸리는 점이 있다.

책 제목 <염소 4만원>

띄어쓰기 맞춤법에 따르면 '4만 원'이 맞다. 옥상달빛 원곡 제목도 '4만원'으로 표기되어 있다. 편집자분들도 고민하셨겠지만, 그래도 어린이 책이니 맞춤법 표기대로 하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다.


또 하나는, 피부색이다. 다인종을 그린 그림책을 보면 피부색에 눈이 간다. 하얀색VS검은색의 구도가 불편하다. 우리집 꼬마 아이만 해도 여름을 바깥에서 살다시피 해서 남부럽지 않게 까맣게 탔다. 커피를 마시는 장면을 제외하고는 '염소를 보낼 수 있는' 선택권을 가진 사람들 사람들이 없는지 꼼꼼하게 살펴봐 주었으면 하고 부탁드린다.은 다 하얀 피부다. 그림책답게,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게 일관적으로 하얀색 피부를 그리는 것은 그림책에서 지양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나라에도 200만 명이 넘는 외국인이 살고, 피부색이 다양한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살고 있으니 말이다. '함께'의 가치를 노래하는 책에서 소외되는 다른 사람들이 없는지 꼼꼼하게 살펴봐 주었으면 하고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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