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 세로로 긴 판형~~ 그리고 책 표지의 3/4이상을 덮고 있는 육중한 검은 장벽의 그림이 이 책이 담고 있는 무게를 대변한다. 처음 이 책을 읽고는 ’이런 내용이 아이들이 보는 그림책에 적합한 것일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그림책이 어디 아이들만을 위한 전유물이랴... 어른들도 그림책을 읽고 많은 것을 생각하고 느끼고 있으니까.. 또 조금은 어렵고 심각한 내용이지만 그림책으로 담아 아이들도 사회의 한 단면을 알아야 할 필요도 있고.... 어느 날 아침, 섬 사람들은 해변에서 한 남자를 발견했습니다. 파도와 운명이 남자가 탄 뗏목을 그곳으로 이끈 것입니다. 남자는 다른 사람들과 같지 않았습니다. 이방인, 그리고 머릿속의 장벽에 대한 일상적인 이야기~~~ ’일상적인 이야기’란 어구가 마음에 와 닿아 가슴을 아프게 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나와는 다른 사람을 정말 많이 만나게 된다. 나와는 다른 사람들을 우리는 어떻게 대하고 있을까? 피부색이 다른 사람들, 장애가 있는 사람들, 종교가 다른 사람들, 나와는 다른 가족구조를 가진 사람들~~~ 숱하게 많은 나와는 다른 사람들을 정말 나의 이웃으로 받아 들였던가? 대답은 ’아니다~~’ 뒤에서 수군대고, ’나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까’라고 마음속으로 생각하며 가느다란 눈모양으로 그들을 쳐다봤던 것 같다. 이 책의 섬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이방인이 섬으로 오자 그들과는 낯선 이방인을 경계한다. 그리고 그를 가두어 놓는다. 하지만 이방인이 주는 알수없는 공포에 겁에 질려 결국은 그를 붙잡고 뗏목에 태워 파도 속으로 떠밀어 버린다. 그리고는 이방인을 섬에 두고자 했던 어부의 배를 불태우고 다시는 아무도 섬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섬 둘레에 높은 장벽을 쌇는다. 내 마음속의 장벽의 높이는 어떠할까? 섬사람들이 자신의 섬 둘레에 쌓은 장벽의 높이못지 않게 높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비단 이방인 나와는 낯선 배경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일뿐 아니라 나와는 다른 신념과 사상에 대한 이야기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머릿속에 박힌 옳지 않은 신념과 태도때문에 고통받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으니까~~~ 나와는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 사고의 유연함과 열린 자세~~ 아민 그레더의 <섬>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