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 라이터
앨러산드라 토레 지음, 김진희 옮김 / 미래지향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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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러산드라 토레 작가의 고스트 라이터!!'

부끄럽게도 짧은 영어 실력을 가지고 있어서 처음에 책을 만났을 때 '고스트 라이터가 뭐지? 유령 작가? 유령이 나오는 소설인가?'라는 생각을 했다. 영어사전을 찾아보고 나서야 '고스트 라이터 ghostwriter'가 대필 작가라는 뜻을 가진 영어 단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고스트 라이터'는 409쪽에 달하는 긴 장편소설이지만 흥미진진한 내용과 긴장감으로 책의 첫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끝장을 넘길 때까지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요근래에 소설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몰입하면서 책을 읽은 적이 언제인가 싶다.

19살에 작가로 데뷔하여 베스트셀러 작가로 승승장구하고 있던 헬레나 로스는 암으로 인해 3개월의 시한부 선고를 받고 나서 쓰고 있던 소설을 멈추고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담은 자전적 소설의 집필을 시작한다. 그리고 헬레나 로스가 자전적 소설을 쓰는 과정과 내용이 이 책의 큰 줄기를 이루고 있다.

'헬레나 로스와 마르카 반틀리'

까칠하고 예민한 성격으로 주변에 곁을 주지 않는 헬레나 로스는 3개월 안에 자신의 소설을 완성하기 위해 대필작가를 고용하기로 한다. 그리고 자신의 대필작가로 마땅하다고 여긴 사람으로 외설적인 내용의 소설과 선정적인 외모로 베스트셀러 작가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마르카 반틀리를 생각한다. 서로의 소설이 나올 때마다 악평이 담긴 메일을 주고받는 사이지만 헬레나는 자신의 소설을 완성하기 위해 마르카 반틀리의 역동적인 문장이 꼭 필요하다고 여겼다. 그리고 출판 대리인 케이트를 통해 마르카 반틀리에게 대필작가 요청 연락을 한다. 헬레나와 10여년이 넘게 서로에 대한 조롱이 섞인 악평을 주고 받은 마르카 반틀리는 헬레나의 면전에서 대필작가 요청을 거절하기 위해 직접 헬레나의 집으로 찾아온다.

여기서 첫번째 반전!! 마르카 반틀리의 정체는 글래머스한 육감적인 몸매를 소유한 여성작가가 아닌 50대의 넉넉한 풍채를 가진 남자인 마크 포춘으로 암으로 투병생활을 한 아내의 병원비를 대기 위해 돈이 되는 외설적인 소설을 쓰고 자신의 본모습은 숨긴 채 대리 작가를 앞세워 책을 홍보해왔던 것이다. 이렇게 서로의 작품을 경멸해온 두 사람은 시한부 환자 헬레나 로스와 그의 대필작가 마크 포춘이 되어 새롭게 만나고 일상을 공유하게 된다. 헬레나 로스가 죽음을 맞이하기 까지 마크는 헬레나가 평범한 일상을 조금이나마 더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 나이와 성별을 뛰어넘어 좋은 친구 사이가 되어 준다.

'완벽한 아침, 완벽한 남편, 완벽한 딸, 완벽한 거짓말'

헬레나가 쓰고 있는 자전적 소설의 과거 내용과 현재의 이야기가 교차되는 구성을 가지고 있어서 긴장감을 가득 가지고 책을 읽게 된다. 도대체 헬레나가 가지고 있는 완벽한 거짓말의 진실과 감추고 있는 비밀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게 된다. 그리고 헬레나를 찾아와서 남편인 사이먼을 물어보는 기자 샬럿 블렌튼의 정체와 사연이 무엇인지 무척 미스테리하고 긴장감을 자아낸다. 두번째 반전은 헬레나와 남편, 샬럿과의 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

'헬레나의 과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지게 되는 연민과 안타까움'

헬레나는 의사인 친정엄마로부터 충분한 공감과 사랑을 받지 못한채 성장했고, 아이를 사랑했으나 아이의 양육과 자신의 일 사이에서 균형을 찾지 못해 아이를 방치하거나 방임하기도 했다. 그리고 남편의 교묘한 이간질을 통해 가정내에서 소외당하기도 한다. 분명히 헬레나는 아이에게 미숙했고 좋은 엄마가 되어주지 못했고 사회적으로 지탄받을만한 엄마였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아이를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그렇기 때문에 헬레나의 커다란 오점에도 불구하고 헬레나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헬레나를 위해 울어줄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미스터리와 스릴러, 감동과 재미'

'인생은 우리에게 짐을 지우지만, 그 짐의 무게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 결국, 우리의 선택은 그 짐을 짊어지거나 무너져 내리거나 둘 중 하나이다.'

책의 뒷표지에 나오는 구절이다. 우리에게 지워진 인생이라는 짐을 어떻게 짊어지고 살아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각자의 답을 '고스트 라이터'를 통해 찾아나가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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