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태훈(드라마 나의 해방일지)과 같은 생각을 했다. 태훈과 나의 바람은 하나다. 아이가 부디 좋은 일들만 겪길 바라는 것. 물론 태훈과 달리 난 태어나서 좋다. 태어나서 겪는 다양한 경험들이 좋다. 힘든 일도 있었지만 태어나서 좋지 않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내 아이도 부디 그랬으면 좋겠다. 분명 힘든 일들을 겪을 것이다. 학교에서든 사회에서든, 친구 관계에서든 부모인 우리 부부와의 관계에서든, 또는 태어난 이유를 찾고 고민하며 성장하는 모든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마주할 것이다.
하지만 힘듫보다는 그 뒤에 찾아올 기쁨에 집중하고 감사하며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나아가 태어나서 좋다는 생각을 하며 살아갔으면 좋겠다. 부모가 자신을 낳는 결정을 해주어서,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주어서 고맙다고. 언젠가 이서가 내 나이쯤 되어 누군가 '살아보니 어떤가요?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나요?'라고 물었을 때 단호하기 '아니요'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으로 크길 바란다. 당장 눈앞에 닥친 매 순간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 난 무엇을 해야 할까? 이건 부모로서 평생 안고 살아야 할 질문일지도 모르겠다.
썬데이 파더스 클럽, 강혁진 (57쪽~5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