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의 모험 : 열두 개의 저승 바다
정은경 지음, REDFORD 그림 / 소담주니어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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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데기의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참 좋다. 죽어가는 아버지를 위해 저승까지 가서 불사약을 구해오는 효녀의 이야기가 아닌가. 이런 자식을 가진 오구대왕은 버린 자식이 자신을 살리는 약을 구해왔으니 딸 볼 면목이 없을 것 같은데 동화에서는 그런 것까지 얘기해주진 않았다.


용왕이 여자라는 설정이 참 재미있다. 긴 산고끝에 태어난 딸은 낳자마자 죽었다. 아니 죽었다고 버렸더니 다시 살아나 뭍으로 가 공덕의 딸로 키워진다. 아기 바구니안에는 '벼리'라고 적힌 종이가 있었으나 글을 모르는 공덕은 바리라고 이름지어 키웠다.

아이는 연보라색 긴 머리를 휘날리며 자신이 구해준 조랑말 몽생이와 바닷가를 달리며 논다. 아이들은 바리를 괴물이라고 놀리며 함께 놀아주지 않았다.


공덕은 젊어서 잘 생긴 서방을 만나 혼례를 하고 귀여운 딸 오름이와 뚱냥리 고넹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았었다. 하지만 태풍이 몰려와 모두 쓸어가버리고 혼자 남겨졌다.

외롭게 살던 공덕이에게 벼리가 왔다.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천방지축 고집만 센 바리였지만 소중하게 키웠다. 하지만 용왕이 병에 걸려 살 날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된 바리는 12층 저승바다로 향한다. 공덕은 바리를 혼자 보낼 수 없어 남은 혼을 끌어모아 바리가 향한 저승으로 뛰어든다.


12층 저승 바다는 곳곳이 지옥이다. 이불바다, 풍류바다, 서당바다, 이름은 무섭지 않은데 특히 6층바다에는 절대 가면 안된다. 저승 바다의 서열 2위인 마고 선비가 있기 때문이다.더러워진 이불을 빠는 일을 하는 마고 선비는 수수께끼를 내서 맞히지 못하면 혼을 빼앗는다.

요 부분이 아주 재미있다. '밥 먹고 찾아오는 거지는?', '눈으로 못보고 입으로만 보는 것은?' 요건 나도 맞혔다. 쉽네 뭐. 하다가 마지막 문제는 못맞힐걸.


젊은 모습의 공덕이와 바리, 몽생과 계란이도 용왕을 살리기 위한 해골꽃을 찾기 위해 저승 바다를 하나씩 거치지만 저승 사자들이 그들을 쫓아오고 죽을 위기에 처한다.

바리는 마법의 하얀 꽃잎으로 위기에서 벗어나지만 마지막 꽃잎을 자신을 쫒는 풍산개대장을 위해 쓰고 만다. 이제 더 이상 위기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는 것이다.


저승 바다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공덕이가 이미 세상을 떠난 서방과 오름을 만난 것이었다.

몸은 떨어져 있었지만 늘 공덕이 곁에서 지켜보고 있었다는 말에 눈물이 차 오른다.

오래전 먼저 하늘나라로 떠난 내 동생들도 어쩌면 내 곁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었을까.

전래동화처럼 바리공주는 해골꽃을 구해 용왕을 구해낼 것이다.

하지만 이 동화에서는 좀 더 아름다운 결말들이 기다리고 있다. 자신을 살릴 해골꽃이 어떤 기적을 일으키는지 꼭 지켜보기를...아는 얘기 같지만 좀 더 스펙터클하고 현란하다.

지금도 제주 바당에는 용왕이 살고 있을 것같고 바리는 제주 바닷가에서 신나게 놀고 있을 것만 같다. 혹시 바다궁에서 잔치가 벌어지면 나도 좀 초대해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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