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영여고 아이들 사이에서 불행 소원이 괴담이 아니라 진짜 일어나는 일이라는 소문이 퍼진다.
아이들은 떼를 지어 수영장으로 가 물을 떠와 저마다 불행을 안기고픈 사람들에게 뿌리고 소원을 빈다. 아이들이 앉았던 자리가 점차 비워졌다.
처음 수영장의 물로 불행 소원을 빌었던 주아는 더 이상 사라지는 아이들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 되었고 도서관을 찾아가 불행을 불러오는 수영장 물을 정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이 폭염속에 읽으면 딱인 괴담소설이었다. 살다보면 불행이 닥쳐 사라졌으면 하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나 역시 이 소설에 등장하는 불행 소원을 이루어 준다는 수영장 물이 있다면
떠오고 싶은 마음도 있다. 인간의 본질속에는 선보다 악, 혹은 되갚아 주고 싶은 마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불행한 소원을 따라가다보면 공포감이 절로 몰려온다.
다치고 죽고 하는 사고때문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번지는 불행 소원의 파도가 너무 두려웠기 때문이다.
상대를 다치게 하고 죽이고 싶을만큼의 악한 본성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시원한 물을 찾아 계곡이나 바다로 떠나고픈 마음이 확 달아나버렸다.
모든 것을 씻어내는 소중한 물의 존재가 이렇게 무서울 수도 있었다.
우리 내면에 흐르는 악한 본성이 이렇게 물에 깃들어 어둠을 불러들일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상 어디엔가는 이런 검은 물을 정화해줄 신성한 정화수가 있다고 믿는다. 인간의 마음 깊은 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