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소원
유은정 지음 / 반타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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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학교마다 전해져오는 괴담같은게 있지 않은가? 소풍 가는 날 꼭 비가 오는 이유는 학교에서 죽은 억울한 원혼때문이라거나, 옥상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한 학생의 원귀가 빈 복도를 돌아다닌다거나...분명 일어났을 법한 일들이 지금까지 계속 전해는 괴담들.


인영여고에도 그런 소문이 돌았다. 강물과 이어지는 어느 수영장 물을 떠와서 불행해졌으면 하는 상대에게 뿌리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아티스틱 스위밍을 하는 혜송은 학교의 스타일뿐만 아니라 국대로 뽑힐 가능성이 많은 재능을 가지고 있다. 그런 혜송을 지켜보면서 자신과 짝을 이루어 스위밍을 하는 꿈을 꾸는 주아.

하지만 곁에서 그 장면을 촬영한 절친 다은의 영상을 보면 정말 형편없는 실력이었다.


늘 혜송이와 짝을 이루는 사랑이가 없어지면 혹시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을까 하는 소망으로 주아는 학교에 전해지는 괴담처럼 수영장의 물을 찾아내어 사랑이에게 뿌리기로 한다.

수영장은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어쩌면 환상처럼 자리잡은 수영장에서 물을 담아온 주아는 사랑이를 향해 물을 뿌리고 불행 소원을 빈다. 사랑이를 다치게 해달라고. 그 자리를 내게 달라고.


정말 사랑이는 교통사고를 당했고 혜송이는 온전히 자신의 차지라고 믿었지만 그런 일은 생기지 않았다. 혜송이에 대한 갈망은 복수심으로 변했다.

다시 수영장 물을 떠와 혜송이에게 뿌리기로 했다. '제발 죽어달라고' 소원을 빌면서.

불행 소원이 이루어진 것일까. 어느 날 혜송이가 사라졌다.


인영여고 아이들 사이에서 불행 소원이 괴담이 아니라 진짜 일어나는 일이라는 소문이 퍼진다.

아이들은 떼를 지어 수영장으로 가 물을 떠와 저마다 불행을 안기고픈 사람들에게 뿌리고 소원을 빈다. 아이들이 앉았던 자리가 점차 비워졌다.

처음 수영장의 물로 불행 소원을 빌었던 주아는 더 이상 사라지는 아이들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 되었고 도서관을 찾아가 불행을 불러오는 수영장 물을 정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이 폭염속에 읽으면 딱인 괴담소설이었다. 살다보면 불행이 닥쳐 사라졌으면 하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나 역시 이 소설에 등장하는 불행 소원을 이루어 준다는 수영장 물이 있다면

떠오고 싶은 마음도 있다. 인간의 본질속에는 선보다 악, 혹은 되갚아 주고 싶은 마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불행한 소원을 따라가다보면 공포감이 절로 몰려온다.

다치고 죽고 하는 사고때문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번지는 불행 소원의 파도가 너무 두려웠기 때문이다.

상대를 다치게 하고 죽이고 싶을만큼의 악한 본성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시원한 물을 찾아 계곡이나 바다로 떠나고픈 마음이 확 달아나버렸다.

모든 것을 씻어내는 소중한 물의 존재가 이렇게 무서울 수도 있었다.

우리 내면에 흐르는 악한 본성이 이렇게 물에 깃들어 어둠을 불러들일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상 어디엔가는 이런 검은 물을 정화해줄 신성한 정화수가 있다고 믿는다. 인간의 마음 깊은 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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