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미움받을 용기가 있을까. 그동안 나를 위해 도움을 주었던 사람에게 칼을 겨눌 수 있을까.
나는 하지 못할 것같다. 그래서 이방원의 결단에 존경의 마음을 보태지 못하겠다.
다만 그의 칼에 묻힌 피는 초대국가의 반석이 되었다는 것은 인정한다.
나야 국가를 일으킬 능력도 의지도 없지만 각자 살아가는 이 세상이, 그리고 나 자신이 바로 국가가 아닐까. 인정에 이끌리고 부탁을 거절못하고 혹시라도 미움을 받을까 흔들리고...
결국 단단한 초석도 세우지 못하고 어정쩡한 삶을 살아가다 스러질 그런 국가가 바로 내 모습일 수 있다.
적어도 뭔가 하나쯤은 이루고 싶은 일이 있지 않은가. 그 소망을 이루기 위해 이방원의 처세를 잘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비난을 감수하고 스스로를 강한 리더로 달굼질 했던 그의 길에는 분명 더 큰 세상에 이르는 이정표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