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첫사랑은 짜릿하고 완성되지 못한 미완의 서사시이다.
열 한살의 소년에게 미모의 부인은 다른 세상에 있는 여신이었고 넘지 못할 벽이다.
그럼에도 떨리는 가슴을 누를 수는 없다. 첫사랑은 그렇게 예고없이 나를 베어버리는 비수같지 아니한가. 초라한 들꽃묶음 사이로 편지를 넣어 전하려고 하는 장면은 가슴이 시리다.
어린 소년의 편지가 과연 성숙한 여인의 가슴에 닿을 것인가.
세 편의 단편들은 하나같이 사랑이 담겨있다. 자신을 버리고 떠날 것만 같은 연인을 기다리는 애절한 여자와 그녀를 지켜보며 그 사랑을 가지고 싶어하는 남자.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의 정부를 밝혀내겠다고 마음 먹은 조금쯤은 찌질해 보이는 남편.
그리고 오로지 그 사람만 보이게 되는 첫사랑의 추억까지...사실 우리는 모두 이런 과정을 겪고 이 자리에 와 있는지도 모르겠다. 첫 번째 온 사랑은 아픔만 남기고 떠나버렸고 이후 찾아온 사랑은 외톨이 사랑으로 나를 나락으로 떠밀었다.
대문호인 도스토옙스키의 사랑읽기는 다소 어렵게 다가오지만 그가 전하고자 하는 마음만큼은 강렬하게 느껴졌던 단편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