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옙스키 단편선 소담 클래식 8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이은연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와 비슷한 시대에 작품을 발표했던 도스토옙스키의 삶은 톨스토이와는 상당히 달랐다. 귀족가문의 톨스토이는 작품활동도 자유로웠고 그만큼의 댓가도 뒤따랐던 것같다.

하지만 사형수가 되기도 했다가 죽음 직전 사면을 받거나 유배형을 살았던 도스토옙스키의 삶은 그야말로 파란만장이었다.


그럼에도 톨스토이 못지 않은 작품을 쓰고 러시아의 양대문호로 추앙받는 대 작가가 되었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톨스토이의 '안네 카레니나'와 견줄만큼의 빛나는 작품이다.

그의 많은 작품들속에서 만난 세 편의 단편을 보면 확실히 요즘의 문체와는 조금 다른 것 같다.

주변상황이나 등장인물에 대한 묘사가 아주 세밀하고 장황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편으로 읽기가 불편한 점도 있지만 마치 무대위에 올려진 연극을 보는 것처럼 시각화되는 장점도 있다.


무대는 백야로 완전히 어두워지지 않은 페테르부르크 다리 근처.

고통스러울 정도의 고독감에 빠져있던 청년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여자와 만난다.

울고 있는 그녀를 위로하면서 첫 밤, 두 번째 밤, 세 번째 밤이지나면서 청년은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를 버린 줄 알았던 남자가 나타나고 그녀는 그와 함께 떠난다.  차라리 그녀를 만나지 않았다면 좋았을 것을.


아내가 다른 남자와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고 믿는 남편이 아내를 감시하려고 뛰어든 곳은 아내가 있는 집이 아니라 바로 밑층이었다. 얼떨결에 여자의 침대밑에 숨게 된 남자는 또 다른 남자가

침대밑에 있는 것을 알게된다. 하지만 침대밑에서 나올 수도 없는 형편이 되고 두 남자는 대화를 나누게 된다. 그런 와중에 개 한마리가 뛰어들어 남자를 물어대니 그야말로 환장의 현장이 되고 만 것이다. 

결국 살생을 저지르게 된 남자의 웃기지만 웃지 못할 상황을 그린 '남의 아내와 침대밑 사나이'.


누구에게나 첫사랑은 짜릿하고 완성되지 못한 미완의 서사시이다.

열 한살의 소년에게 미모의 부인은 다른 세상에 있는 여신이었고 넘지 못할 벽이다.

그럼에도 떨리는 가슴을 누를 수는 없다. 첫사랑은 그렇게 예고없이 나를 베어버리는 비수같지 아니한가. 초라한 들꽃묶음 사이로 편지를 넣어 전하려고 하는 장면은 가슴이 시리다.

어린 소년의 편지가 과연 성숙한 여인의 가슴에 닿을 것인가.

세 편의 단편들은 하나같이 사랑이 담겨있다. 자신을 버리고 떠날 것만 같은 연인을 기다리는 애절한 여자와 그녀를 지켜보며 그 사랑을 가지고 싶어하는 남자.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의 정부를 밝혀내겠다고 마음 먹은 조금쯤은 찌질해 보이는 남편.

그리고 오로지 그 사람만 보이게 되는 첫사랑의 추억까지...사실 우리는 모두 이런 과정을 겪고 이 자리에 와 있는지도 모르겠다. 첫 번째 온 사랑은 아픔만 남기고 떠나버렸고 이후 찾아온 사랑은 외톨이 사랑으로 나를 나락으로 떠밀었다. 

대문호인 도스토옙스키의 사랑읽기는 다소 어렵게 다가오지만 그가 전하고자 하는 마음만큼은 강렬하게 느껴졌던 단편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