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셋의 나이까지, 아마 파니는 엄청난 운명과 싸웠을 것이다. 전사처럼.
아니면 연극무대 위에 배우처럼 연기를 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라도 자신을 살리고 싶어서.
왜 '호피무늬'라는 제목을 붙였는지 한참을 생각해본다.
맹수가 들끓는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 호피처럼 적절한 무늬가 어디있겠는가.
어쩐히 화려해보이고 연약해보이는 금발을 숨기기 위해 위장하기 가장 좋은 호피무늬모자.
죽은 동생을 이렇게까지 표현해낼 정도의 세심한 관찰은 사랑없이는 불가능했을 일이다.
그럼에도 파니의 죽음을 막지 못했던 것은 '화자'의 책임이 아니다.
사랑하는 동생 파니를 위해 감동과 슬픔과 그리움이 담긴 제문(第文)같은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