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의 꿈
미겔 본푸아 지음, 윤진 옮김 / 복복서가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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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베네수엘라라는 남미에 자리한 국가이고 산유국이고 나만 그렇게 기억하겠지만 유독 미인대회에서 수상자가 많이 나온, 그러니까 미인이 많은 나라이다.

이 책은 그 나라에 대한 관심이나 정보가 없었던 내가 가난하고 혁명이 요동치던 시절을 지나온 한 국가의 역사를 알게해준 소설이다.


4대에 걸친 인물들과 그들이 이루어낸 꿈들속에 베네수엘라가 지나온 시간들과 한 인물의 삶이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게 해주었다.

유럽의 황제 카를 5세의 지원을 받은 독일인 암브로시우스 에힝거, 그리고 그를 따라 배에서 내려 '작은 베네치아'를 떠올린 베네치아 항해사들에 의해 그 땅은 '베네치올라, 베네수엘라'가 되었단다.

그렇다면 모국어가 이탈리아어가 되었어야 할텐데 스페인의 식민지배로 인해 에스파니어가 모국어가 된 나라이다.


성당앞에서 구걸을 하던 여자곁에 막 태어난 어린 남자아기가 버려진다.

말을 배우기도 전에 구걸을 배운 아기는 거리의 남자로 성장하게 되고 매춘부의 집에서 일을 하기도 한다. 그렇게 교육의 혜택을 누릴 기회가 없던 아기, 안토니오에게 한 남자가 나타나 변호사인 형제에게 데려다주면서 인생이 달라질 기회를 얻게 된다.

안토니오는 세상보는 눈은 이미 밝았고 머리도 좋았다. 늦게 시작한 공부이지만 우등생이 되었다.


그 때 안토니오와 일 이등을 다투던 여자아이가 있었다. 아나 마리아! 안토니오 못지 않은 기이한 출생으로 태어난 마리아. 둘은 서로를 알아보았다. 서로의 삶에 새겨질 운명임을.

당시 여자들이 대학에 가는 일도, 특히 의대에 가는 일은 상상도 못하던 시절이었다.

마리아는 그 관습을 깨고 베네수엘라의 첫 여자의사가 된다. 안토니오도 의사가 되고 둘은 결혼한다.


거리에 버려졌던 안토니오는 자신의 운명을 멋지게 반전시키고 조국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로 살아간다. 마리아 역시 산부인과 의사로 가난한 여자들의 운명을 바꿔주고 있었다.

그들이 누군가의 삶을 바꾸어놓는 동안 베네수엘라는 혁명의 시간들을 차례로 맞는다.

대중을 구해줄 수호자인줄 알았던 혁명가는 독재자로 변모하고 그들이 내세웠던 개혁프로그램은 조국을 더 가난하게 할 뿐이었다. 안토니오와 마리아 사이에서도 태어난 딸에게 베네수엘라라는 이름을 지어준 이유는 이 아이가 조국의 운명을 바꿔줄 소망을 담았던 것은 아니었을까.


이렇게 자신의 운명을 반전시키고 수많은 사람들의 운명까지 바꾸어놓았던 안토니오도 마리아도 늙음과 죽음의 운명은 바꾸어놓지 못했다.

이제 그들의 자리에 2세, 3세들이 등장하고 태어날 때부터 각인된 운명일 수도 있고 혁명일 수도 있는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결국 그들의 피를 이은 후손에 의해 이 책이 탄생되었다.

안토니오와 마리아의 손주로 등장하는 '크리스토발'가 이 책의 저자인 미겔 본투아 자신이다.

할아버지가 기록하고 할머니가 간직한 오래된 노트를 보게 되면서 이 스토리가 만들어졌다.

흔히 드라마틱한 삶이라고 표현하기도 하고 인생을 쓰면 몇 권의 책이 될거란 얘기를 하기도 하는 우리네 삶, 바로 그런 삶을 살아낸 안토니오와 마리아의 삶이 감동스럽게 펼쳐져있다.

그들이 가난한 나라의 대중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생각하면 숭고하다는 생각마저든다.

책의 첫머리에 적혀있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저자의 이 책은 두 분에게 바치는 헌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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