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거 앨런 포의 이야기와 시 클래식 리이매진드
에드거 앨런 포 지음, 데이비드 플렁커트 그림, 윤정숙 옮김 / 소소의책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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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내가 추리물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된 작가가 두 명 있다. '셜록 홈즈'의 아서 코난 도일과 '검은고양이'의 에드거 앨런 포이다.

어린시절 소년잡지에 등장한 '모르그 가의 살인사건'을 충격적인 장면이 지금도 떠오른다.

그의 대표작들을 담은 이 책을 만나니 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마음이 설레었다.


일단 그의 작품의 아찔한 색감을 표현한 표지가 오싹하지 않은가. 작가의 사진에 덧입힌 해골이라니...기획이 기가막히다.


'검은 고양이'는 에드거의 대표작답게 오컬트의 진수를 보여준다.

실제 고양이를 죽이고 아내를 살해한 주인공 남자의 모습에서 작가 자신의 모습이 겹쳐진다.

알콜중독으로 유명했던 에드거의 실생활을 그대로 그린 것은 아닌지..

뒷편에 이어진 단편에서도 결핵으로 죽어간 여자주인공이 등장한다. 당시에 결핵은 거의 치료 불가능의 병이었다니 죽음은 예견되었던 것 같은데 그 순간에도 에드거는 만취상태였다고 한다.


나이든 부인과 그 딸의 끔찍한 시신이 등장하는 '모르그 가의 살인 사건'의 범인의 정체는 정말 반전이 아닌가. 아마 누구도 범인을 상상해내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상상을 해내는 작가라니.

그가 그린 작품들이 어둡고 공포스러운 것은 그의 성격과도 상관이 있는 것 같다.


그가 시인으로 더 유명했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그의 '홀로'라는 시에서 '어린 시절부터 나는 다른 사람들 같지 않았다'라는 것으로 자신을 표현한 듯하다.

너무 섬세해서, 너무 사회적이지 않아서, 스스로를 바라보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술에 의존했던 것은 아닐까. 나도 이런 면이 있어 이해가 되었다.


죽어가는 사람들도 최면에 걸릴까? 도대체 이런 상상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에드거답다.

심령이나 최면에 관심이 많았던 에드거라면 충분히 이런 소설이 가능하리라 생각되었다.

소설에서 이런 궁금증을 가진 최면술사는 죽음을 앞둔 지인에게 실험을 제안한다.

거의 임종에 가까워져 최면에 걸린 남자를 지켜보는데 자신은 이미 죽었다고 말하는 주인공.

그렇게 몇 개월간 의식이 소실된채 살아있는 것인지 죽어있는 것인지가 모호한 상태가 되었다가 마지막 장면은 충격적이다.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속이 울렁거린다.

이른 더위탓에 무력해진 요즘 정신이 번쩍나고 오싹해지는 에드거 앨런 포의 전집은 얼음보다 더 차고 공포스럽다. 이 책은 책장에 잘 모셨다가 자주 꺼내 읽고 싶은 소장책이다.

너무 이른 나이에 석연치 않은 죽음을 맞이한 에드거가 오래 살았다면 얼마나 많은 추리물들이 탄생했을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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