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한지 인생 공부 - 오만과 냉정 사이, 천하를 가른 심리전 인생공부 시리즈
김태현 지음, 사마천 원작 / PASCAL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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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초한지'가 이렇게 재미있는 소설이었나?

더구나 기원전 200년 경의 실제인물들을 이렇게 생생하게 그려냈다니, 사마천이 원작이라고는 하지만 여러 작가들의 작품이 뼈대를 이루었다는 주장도 있다.


오로지 '사기'를 완성하겠다는 일념으로 치욕적인 궁형을 선택할만큼 사마천에게 '기록'은 운명과도 같은 업이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중국의 춘추전국시대를 종식시키고 통일한 진시황이 엄청난 인물임은 부인할 수 없다.

왕가의 핏줄인 것처럼 속여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조희를 자초에게 바친 여불위의 스토리자체가 극적이지 않은가. 그렇게 왕이 된 진시황은 자신의 정체를 알았는지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생모를 죽이고 생부를 자살하게 만드는 인물이다. 철권통치를 이어가던 진시황은 영원한

삶을 꿈꾸었지만 50세의 나이로 객사하고 만다. 최고의 권력자도 죽음만큼은 물리칠 수 없었던 것이다.


바로 이런 시대에 또 다른 영웅들이 탄생한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말이 증명된 셈이다.

엄청난 힘을 자랑하던 항우와 유방의 등장으로 제대로 된 싸움판을 키운다.

초한지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권력을 위해 뭉치기도 하고 배신하기도 하면서 인생의 무상함과 인간의 본연의 모습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태몽자체가 예사롭지 않았던 유방이란 인물은 한 마디로 표현하기 힘들다.

방탕한 듯한 삶을 살지만 세상을 읽는 눈이 남다랐던 것을 보면 의도된 연출은 아니었는지 의심하게 된다. 예절과 겸양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그가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을 낮출 수 있었다는 것은 판세를 읽는 능력이 뛰어남은 물론 물러날 때를 아는 지혜가 있었다는 것을 증명한다.


자신의 능력이 출중해도 곁에 누가있는지에 따라, 시대가 선택하는 것에 따라 운명도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유방과 항우의 다른 결말을 살펴보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말이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한다'는 것을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지 않은가.


'토끼가 죽으면 사냥개를 삶는다'라는 토사구팽은 초한지를 정의하는 사자성어로 딱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사자성어가 사마천의 '회음후열전'에 등장하는 한나라 장군 한신의 말이었다니 결국 인생이란, 삶이란 어떤 것인지를 자신의 글로 남기고 싶었던 사마천을 깊이 이해하게 된다.

되돌이표같은 반복적인 역사를 보면서 지혜를 찾기를 바라는 간절한 심정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인류의 숱한 투쟁의 역사에 등장하는 전술들에는 저자의 말처럼 '심리의 설계'가 들어있다고 생각된다. '지피지기'하는 대 심리전.

'사람을 이기는 법'을 아닌 '사람을 얻는 법'을 알게하고 싶었다는 저자의 진심이 느껴지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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