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보리스!
캐리 웨스턴 글, 팀 원스 그림, 송주은 옮김 / 예림당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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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년동안의 유치원생활을 마치고, 초등학교에 입학한 지 두달이 되어갑니다. 사실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런데로 친구들과 잘 지내고, 이번 반장선거에서 반장이 되었나니 내심 자랑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학교를 보내는 모든 엄마의 마음은 [오, 보리스]의 책에 나오는 보리스처럼 친구들에게 따돌림 당하지 않을까 염려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처음에 보리스가 친구들로부터 너무 크다고 무섭다고 털이 많다고 따돌림을 당합니다. 그러다가 깡패쥐들이 친구들을 못살게 굴자, 그 깡패쥐들을 보리스가 혼내주는 계기로 친구들이 보리스에게 마음을 열고 사이좋게 지내게 됩니다. 

이번 동화책을 보고, 사실 왕따니, 학교근처 폭력등, 우리 교육환경이 먼저 떠오릅니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 친구를 사귀며 적응해가는 과정속에서 아이들을 갈등을 겪기 마련이죠. 그래서 아이들간에 서로 싸움을 하더라도 공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는한 어른들은 개입하지 않는 게 좋겠지만, 일방적으로 매를 맞거나 모욕을 당하는 경우가 발생하면 선생님이나 부모가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무엇보다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을 배우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죠. 자세히 살펴보면 아이들도 근본적으로 자신의 문제를 다른 사람이 해결해 주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그저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고 이해 받고 싶을 뿐입니다. 그래서 따돌리는 아이들이 먼저 사과하고 관계를 회복하는 길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봅니다.

[오,보리스]를 읽으며 안타깝게도 이런 저런 고민들을 늘어놓고 말았습니다.
명랑하고 활달한 아이라도 새로운 환경에서는 소심해진다는 앞표지의 문구처럼, 아이들이 서로 갈등을 극복하고 밝고 건전하게 성장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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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 살림지식총서 34
이충환 지음 / 살림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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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 뿐만아니라 우주에 관한 과학도서는 시중에 많이 나와있다.
그러나 만만하지 않은 분량에 온갖 학설까지 등장하는 내용을 온전히
일반인이 읽어나가기에는 엄창 부담감으로 다가온다. 마침 계기가
되어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블랙홀'에 기본마인드와 우주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을 자아내기에는 충분하다고 생각되어 적어본다.
 
먼저 '블랙홀'은 무엇일까요?
'블랙홀'을 그대로 해석하면 '검은 구멍'인데, 왜 검다고 했을까요?
검은 이유는 빛을 낼 수 없다는 의미로, 초속30만km인 빛의 속도마저도
빨아 들일 수 있는 강한 중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p5)
그러나, 책의 뒷부분에 가면,  양자역학적 효과로 인해 블랙홀도 빛을
방출할 수 있다(블랙홀 증발)는 스티븐 호킹박사의 반론이 나옵니다.
(p73)
 
블랙홀은 어떤 경우에 만들어지나요?
별은 가스와 먼지로 인해 생성할때 내부적 핵융합이 계속되는데, 만일
핵융합이 끝나면, 별이 임종하는데, 이때 태양의 질량과의 관계에서
1.4배미만이면 '백색왜성'으로, 1.4배~3.2배사이이면 '중성자별'로
3.2배이상의 질량을 가진 별만이 '블랙홀'이 된다고 합니다.(p17~8)
처음 이를 발견한 사람은 인도의 '찬드라세카르'이고, 이를 더욱 확장한
사람은 오펜하이머와 그 제자들이죠. 
 
블랙홀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가운데 '특이점'과 표면의 '사건지평선'으로 크게 나누어 집니다.
특이점의 모양이 점 vs 고리인가 문제는 '커 블랙홀'이 주장되면서
별도 회전하듯 블랙홀도 회전함으로, 특이점도 고리모양이고 사건지평선도
안쪽과 바깥쪽이 다시 구분되어 웜홀(worm hole)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나아가 타임머신과 시간여행도 가능하게 됩니다.(p59~72) 영화의 한장면
'터미네이터'의 첫 장면이 떠오르네요.
 
블랙홀의 모습은?
거대 믈랙홀부터 미니 블랙홀까지 있고, 또한 계속 회전하고 돌아다니는
블랙홀이 있어, 만일 거대한 블랙홀이 지구에 근접하면 큰 재난이 발생
여지도 있다는 설명도 하고 있습니다.(p81~83) 천제망원경이 필수겠죠.
 
블랙홀과 관련된 과학 이론은?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 (p7~10) '특수상대성이론'(p69)
하이젠베르크의 양자역학에서 '불확정성 원리'(p75)
이 책에는 나오지 않는 초대칭이론, 끈이론,막이론 등이 있습니다.
또한 칼 세이건이 '콘택트'라는 SF소설을 발표하면서, 웜홀과 시간여행의
에피소드도 나옵니다(p6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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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희망을 버릴 때가 아니다 - 우리 시대와 나눈 삶, 노동, 희망
하종강 지음 / 한겨레출판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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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만인가요?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가슴 뭉클해지는 때가...
우리 주위에 그렇게 모질고 힘들게 사시는 분들이 많은지 몰랐었어요.
아니 제가 그들을 애써 외면하고 살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집근처 가까운 곳에 홈에버 비정규직 문제로 그 앞에서 농성하는 분들이
나눠주는 홈에버 이용하지 말자는 유인물도 그냥 건성으로 읽고
이제는 나도 모르게 남들처럼 홈에버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자기앞에 떨어진 불똥이 아니라고 그냥 쉬 잊어버리고 넘겨버리네요.
 
하종강 선생님이 들려주시는 6부에 걸친 아직도 열악한 노동현실, 노동문제를
듣고 있노라니, 지금의 우리 모습이 너무 안일하게 사는 것이 아닌지 뒤돌아
보게 됩니다. 전국의 노동조합 강연장, 시위현장, 노동현장을 찾아다니며
힘없고 빽없는 사람들의 어려움과 아픔을 돌보아주는 그의 노력에 다시한번
머리 숙여 집니다. 제가 대학 다닐 적에 연신 돌멩이와 최류탄으로 교정이나
시내가 난리법석이었어요. 학교 동아리 써클에서 매일 시위에 동참하라고
했지만, 나약한 내 심성이나 경찰공무원에 근무하시는 부친의 엄명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간혹 붙잡혀간 친구나 선배가 있으면 선처해주도록
해달라는 것이 저의 미약한 힘이었어요. 이제는 대학졸업하고 결혼도 하고
세월도 흘렀고, 문민,국민,참여정부를 지나오면서 많은 부분들이 해소되고
개선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는 아직도 아직도 멀었다는
느낌마저 듭니다.
 
신자유주의와 FTA체결로 인해 부익부 빈익빈 더욱 가열되고, 경제적 약자는
백만원도 안되는 돈을 가지고 자식 교육시키고, 부모공양하고, 생활해야 하는
현실에서 이 땅에 희망의 불빛은 가물가물해 갑니다. 
용기있는 어린이집 여선생님의 정당한 요구는 부당해고로 이어지고
오갈데 없는 철거민의 눈물겨운 투쟁은 아직도 개발논리로만 밀어붙이고
값싼 임금으로 멀리 외항선박속에서 부당한 노동착취를 당하고
언제고 있을 사고에 목숨을 담보로 현장에서 일하는 용접공들,
이교대 삼교대로 야간일하며 최저임금 수준으로 청춘을 보내는 여공들,
'노동 유연화'명목으로 언제나 해고할 수 있는 비정규직만 양산되는...
이것이 소득 이만불의 대한민국 현주소였던 것입니다.
 
이밖에도 책속에는 노동현실에 관한 이야기 뿐만아니라 하종강 선생님이
지난 몇십년간에 보고 느꼈던 서민들의 삶과 애환이 진솔하게 그려져 있어요.
선배, 후배의 안타까운 죽음의 현장에서, 자신이 겪었던 고문의 흔적들,
할머니, 청년, 아줌아, 그야말로 우리의 소박한 이웃들의 이야기를 가슴속에
담아 진하게 우리 독자들의 가슴속에 다시금 전해주고 있습니다.
아직도 한편에서는 '성장중심' '경쟁위주'사회로 몰아가고 있지만,
그래도 이 세상에는 가난해도, 성공하지 못해도,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오손도손 인정을 나누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이제라도 소외된 우리 이웃에 따뜻한 마음과 눈길로 서로 안아주며
아직도 사회 한편의 어두운 그림자처럼 지내는 노동자들, 장애인들, 노숙자들,
외국이민 채류자들..이제는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회피하지도 외면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우리의 이웃처럼 아픔을 같이 해야 합니다.
하종강 선생님 말씀처럼, 가족 아닌 남을 위해 손해를 감수하는 작은 희생들이
필요한 때이고, 우리 다같이 희망을 갖고 조금만 더 노력을 해야 하지 않나요.

그래서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만 한 희망의 나라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좋은 책 읽게 해주시고, 세상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키워주신
하종강 선생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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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종강 2008-05-04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따뜻한 서평 고맙습니다. 다른 서평들도 다 좋군요.
 
나도 장수풍뎅이 - 어린이 생태환경동화, 픽처스터디 015
김남길 글, 신응섭 사진, 구춘서 생태공예 / 계림북스쿨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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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으로부터 면면히 이어오던 생태사상이
물질만능주의에 오염되어 본래의 따뜻한 시각을 망각했던 탓일까요.
 
우리 조상들은 벌레 눈 다칠세라 수쳇구멍에 뜨거운 물을
한꺼번에 버리지 않았고,  감나무 끝에 매달린 감은 새들의 몫이라며
내버려 두었던 따뜻한 마음으로 자연과 함께 살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도무지 사는게 바쁘다며 그러한 마음도 잊은채
그냥 형식적으로 생태 운운하며 여기저기 몰려드는 시민들의 성화에
주위에 있던 자연동식물마저 더욱 시름시름 아파가네요.
 
이번 도서는 생태공예가이신 구춘서선생님의 작품을 동화로 담아
자연과 더불어 함께 하는 따뜻한 마음을 먼저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는 나무로 만든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벌, 개미,나비,
소쩍새가 너무나 신기한가 봅니다. 그리고 애벌레 장풍이가 커서
장수풍뎅이로 되는 과정이 인상깊다며 계속 그부분만 쳐다봅니다.
 
장풍이가 세상에 나와 벌떼, 개미떼, 사슴벌레, 소쩍새를 만나면서
위험에 처할때마다 의젓하게 이겨나가는 모습도 좋았다고 합니다.
 
또한 책 뒷면에 나무로 곤충들을 만드는 과정이 나오는데,
복사해서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며 같이 만들자고 나무들을 줍고 다니네요.
자연과 같이 호흡하면서 뛰노는 모습이 너무 좋습니다.
책을 통해 덤으로 얻은 교훈이 아닐까 합니다.
 
기존의 식상한 어린이 자연도감과는 다르게 아이들에게 친근감이
있게 다가갈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되며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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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와 토끼가 잘자라고 말할 때
카트린 쉐러 글 그림, 고은정 옮김 / 예림당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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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동양이나 서양에서 토끼는 지혜롭고 영리한 동물인가 봅니다.
[여우와 토끼가 '잘자'라고 말할때]라는 책을 아이에게 읽어 주었는데,
우리 아이 역시 토끼의 지혜롭고 착한 마음에 감동을 받은 눈치입니다.
이전에 우리 전래동화 [꾀많은 토끼]에서 배고픈 호랑이가 토끼를 잡아먹으려 하자,
자기를 먹는 대신에 조약돌을 불에 구워 찹쌀떡처럼 만들어 준다고 속이고
두번째는 맛있는 참새구이를 먹게 해준다며 대나무 숲에 불을 질러 도망가고
세번째는 싱싱한 생선을 먹게 해준다며 꼬리를 얼음구멍에 넣어 골탕을 먹입니다.
한마디로 우리 전래동화는 통쾌한 측면이 있습니다.

이번 책에서도 배고픈 여우는 길을 잃은 아기 토끼를 잡아 먹으려다가
아기 토끼는 "날 먹으면 안 돼요! 여기는 여우와 토끼가 잘 자라고 말하는 마을이잖아요!"
하며, 먼저 '잘자'라고 말을 해야하고, 자기전에 이야기도 해주어야 하고,
토끼 집 침대에 데려다 주어야 한다고 설득하죠. 여우는 토끼 가족을 모두 먹게 될 수 있다는
기쁨 마음으로 침대에 데려다 주지만, 다시 자장가를 불러달라는 말에
여우도 자장가를 부르다가 자기도 모르게 잠이 들고 맙니다.
여기까지는 호랑이나 여우를 속이는 지혜로운 토끼 모습이 비슷합니다.
하지만 집에 돌아와, 잠든 여우를 보고 놀란 아빠 토끼는 방망이로 여우를 혼내주려다가
착한 마음을 가진 아기 토끼가 만류를 하면서 토끼집에서 끌어내기만 합니다.
비록 자신을 잡아 먹으려고 한 여우지만 자신의 말을 믿고 들어준 여우를
해칠 수는 없다는 착한 마음, 아기 토끼나  우리들의 아이들의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요즘처럼 세상이 하도 험하고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아기 토끼가 위험으로 부터 벗어날 수 있었던 지혜와 용기를 칭찬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아빠 토끼입장에서는 자기 자식을 위험에 빠뜨리고 해치려 했던 나쁜 여우를
집에서 끌어내기만 하고 그냥 용서한다는 내용은 좀 현실성이 떨어지지는 않나요.
"여우와 토끼가 '잘자'라고 말하는 마을"이니까 가능한 것일까요.(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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