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북촌에서>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서울, 북촌에서 - 골목길에서 만난 삶, 사람
김유경 지음, 하지권 사진 / 민음인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가끔씩 서울에 올라오면 명동, 신촌에만 가봤지, 정말 가봐야 할 곳을 가보지 못한 후회감이 몰려온다. 이씨 조선 오백년 도읍지로 문화와 예술, 정신이 담긴 서울을 우리는 그냥 잊혀만 가는 것은 아닌지..강남 개발이 한창이었던 80년대이후 강북은 차차 소외되고 가난하고 외면의 대상이 되어왔다. 다행히 요즘 방송을 통해 북촌을 새롭게 조명하는 프로그램을 보았는데, 이번에 좋은 책 한권을 만나게 되어 반가운 마음이 든다. [서울, 북촌에서] 

크게 6장으로 이루어진 책에는 우리네 이웃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북촌에서 수년간 살아온 그들에게는 구수한 정이 오간다. 길게 올라온 동네 목욕탕의 굴뚝, 온갖 잡동사니를 모아놓은 철물점..거기에 가회동에서 삼청동까지의 한옥마을은 장관을 이룬다. 내가 사는 한옥마을과 비교하면 더 크고 웅장하다는 점이다. 또한 서울의 한옥은 그 시대의 고관들, 집권층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지금은 쪼개지고 쪼개 가게, 문화공간등으로 활용되지만, 점차 상업화되어 아쉬운 점도 있다. 전주의 한옥마을은 원형을 살려 옆의 경기전등과 조화를 이루며 문화공간으로 개발중인 것과 대조적이다. 그래도 서울의 한옥은 많은 예술인들이 새로운 보금자리를 트는 모양이다.  

책에는 볼거리가 많다. 이 책의 매력이다. 각 파트마다 첫장에는 사진, 이어 중간부분에는 글이 나온다. 이어 중간부분에 해당하는 사진들이 마지막에 실려있다. 그래서 중간부분의 글을 읽기전에 파트 끝부분에 사진을 먼저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사진을 보고 글을 읽으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필규 회장의 '관경제' 평창동에 위치한 이 집은 빌모트가 설계 건축했다고 하는데, 북촌에 꼭 고전적인 건축물만 있는 것은 아닌가 보다. 현대식 건축인 이 집은 간결과 공간의 조화로움에 탄성이 나온다. 서울 인근의 성돌이는 나중에 꼭 한번 가보고 싶다. 혜화동에서 서대문, 숙정문, 창의문, 북악산등의 멋진 경치가 등산가가 아니더라도 설레임을 갖게 한다. 

서울, 북촌을 둘러보면, 우리네 근 현대사의 삶을 엿볼 수 있다. 개방화 선진화의 구호속에 자꾸만 잊혀가는 우리의 삶과 역사..북촌이 주목받는 시점에서도 경제적 논리와 상업적 이윤을 쫒는 개발이 선행되지않나 걱정도 된다. 이 책이 잊혀져가는 우리의 현재를 단순히 담아내는 데 그치지않고, 이탈리아의 로마, 프랑스의 파리, 그리스의 아테네 처럼 자랑스런 우리의 문화를 가꾸고 지켜가야 한다는 다짐을 해본다.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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