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고 증권회사에서 근무하는 ‘트레이더’라는 직업이 어쩌면 데이터에 근거한 실험을 즐기고 급변하는 세계 흐름과 기업을 계속해서 탐구하고 연구해나가는 데 변태 같은 취미를 가진 조금은 사차원적인 나같은 사람에겐 참 재미있는 직업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생각해보면 이런 생각이 든 게 아주 처음은 아닌 것 같다. 트레이더 김동조 작가님의 책을 처음 접했을 때도 그런 생각을 문득 했었는데, 이젠 거의 확신에 가까워졌다.
개인투자자의 등대라는 의미의 닉네임인 ‘염블리’로 불리면서 개인투자자를 위해 다양한 투자정보를 매일 분석해 제공하는 작가님의 이 책은 사실, 제목만 봤을 땐 약간의 호기심이 들었을 뿐, 큰 끌림은 없었는데, 이미 시중에 유명 베스트셀러가 된 후 뒤늦게 접하는 감회가 조금은 색다르다.
보통은 업무 특성 상 일반 대중보다 먼저 책을 접하고, 책의 가치를 먼저 알리고 나면, 한참 후에 반응이 오는 식인데, 이 책은 뜻밖에, 내가 다른 책들에 집중하고 있는 사이, 순식간에 서점에서 한눈에 들어오는 가판대 자리를 떡하니 차지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래서 더 궁금증이 들었던 책인데, 뒤늦게라도 이 책의 저자와 작가님의 책을 만나게 되어 기쁘다. 어렵기만 한 주식을 쉽고 재미있게 배우고 싶다면 이 책의 기획력을 한 번 믿어봐도 좋겠다. 특별부록으로 2021년 주식 포트폴리오 공개 및 해설집이 실려 있는데 참고할 만 한다.
디테일한 내용 또한 ‘친절하게’라는 의미를 제대로 실천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저자가 상폐(상장폐지)로 인해 제대로 돈을 잃어 본 뼈아픈 경험 이후, 도서관에서 재미있는 주식 책을 만나고, 그 이후 연달아 투자 책을 다독하면서 다시 주식으로 돈을 벌게 된 진심 어린 경험을 앞서 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인지 책을 보면, 한줄 한줄마다 그런 마음들이 녹아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구어체를 사용해서 친근감을 높인 것도 인상적이다. 이 시대의 진정한 주린이를 위해 몸소 경험한 바를 아낌 없이 나누려는 저자의 선의에 경의를 표한다.
실제로 종종 출연하신 영상도 즐겨 봐서인지, 작가님의 마인드에 익숙해서 책 내용도 더욱 쏙쏙 박힌다. 지식의 저주라고, 이미 어떤 지식을 알고 있는 사람은, 모르는 사람을 위해 지식을 나누는 게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내가 아는 내용을 남도 알고 있다고 착각해서 그만큼 쉽게 전달하는 건 참 어려운 일인데, 그런 면에서 참 대단한 분이다.
어떤 지식인의 영상이나 글을 보면, 베스트셀러로 오래 머물고, 아무리 대중들이 열광해도, 이게 도대체 외국어인지 외계어인지 모르겠고, 내게는 1도 와닿지 않는 컨텐츠도 있는데, 작가님의 이야기는 정반대다. 무슨 이야기를 해도 이해하기가 수월하다.
그만큼 경험을 토대로 컨텐츠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걸, 작가님의 글과 영상을 통해 다시금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막막 투자전문가를 좋아하게 되고 자진해서 팬이 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정말이지 오랜만이다. 그런 의미에서 너무나도 반가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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