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 먹고 싶다

짜장면 더 주세요! - 중국집 요리사 ㅣ 일과 사람 1
이혜란 글.그림 / 사계절 / 2010년 4월

어린 시절 짜장면은 특별한 날에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다. 입학식, 운동회, 졸업식등이 끝나면 으례 가는 곳은 중국집이었다. 거기에 탕수육이면 만세를 부를 정도 였다. 

먹을 것이 넘치는 지금도 아이들에게 짜장면과 탕수육은 인기 메뉴 중 하나일 것이다. 

그 짜장면과 다른 중국음식을 만드는 과정이 아주 상세하게 잘 나와있다. 강희네 집인 신흥반점이야기를 통해서 재료 고르는 법, 재료의 손질, 요리방법 그리고 장사하면서 겪는 과정들 그리고 마무리 까지.... 중국음식 만드는데 쓰이는 주방 기구라든지 쓰임새까지 마치 내가 신흥반점의 주방장이 된 듯 하다.    

또한 짜장면과 짬뽕 그리고 몇 요리 이외에는 잘 몰랐었는데 중국요리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이 되어 있고 다른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소개까지 상세히 되어 있었다.  이렇게 상세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작가의 어린 시절의 경험에서 나왔으리라. 

열심히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의 손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다시 느끼게 하는 책이었다. 

' 아빠 손은 달콤하고 고소한 냄새, 엄마 손은 짭조름하고 새콤한 냄새' 

잃어버린 꿈을 보았어요.

숲 속의 비밀 ㅣ 구름송이 생각 그림책 2
지미 지음, 심봉희 옮김 / 대교출판 / 2010년 1월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스토리가 있는 그림책에 익숙해 있는 나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건지 어려웠다.  

여러번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어야 하는 책임을 알았다. 

두번 세번 읽을 수록 그 의미와 느낌이 깊이 다가 오는 책이었다.  

읽으면서 책의 그림이 참 예쁘고 꿈 속에서의 환상적인 분위기, 오후의 나른함, 그리고 현실의 무게감까지도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꿈이 없는 도시는 너무 적막합니다.'  

현실에 얽메여 우리는 꿈을 잃어 버리고 살아 가고 있다. 

어린시절에 그 많던 꿈들이 자라면서 하나씩 둘씩 사라지고, 잃어 버리고 이제는 살아가기에 바쁜 나의 모습을 본다.   

그런 내가 엄마로서 아이를 위한 다는 미명아래 아이에게서 꿈을 빼앗고 현실에 얽메이게 하는 것은 아닐까?  

'나는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잃어버린 꿈을 보았어요.' 

어느새 저 어둠 속에 버려 두었던 나의 잃어버린 꿈을 찾아 그 꿈을 위해 노력해야 겠다. 

우리 아이의 꿈이 저 어둠 속에 버려 지지 않게 노력해야 겠다.  

다양성과 다름이 문제가 되지 않는 날을 꿈꾸며....

나는 문제 없는 문제아 ㅣ 눈높이 저학년 문고 30
유효진 지음, 송향란 그림 / 대교출판 / 2009년 10월

 우리는 단일민족, 한민족임을 강조한다. 이것을 통해 민족의 화합과 결속력을 강화하고 민족적 자긍심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양성과 다름에 대해 인정하지 못하고 배타적인 성향을 갖게 한다.  

 예전에 비해 가족의 형태가 다양화 되고 있다. 한부모 가정, 조손가정, 독신가정등 전통적인 가족의 모습과 많이 다르다. 또한 한국사람끼리의 결혼이 대부분이었다면 부모 중 특히 엄마가 외국사람인 경우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이런 다양성과 다름을 어떻게 인정해 나가야 할 것인가가 지금의 우리사회의 고민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고민 속에서 나는 문제없는 문제아라는 책이 나왔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아이들 속에서 쉽게 따돌림 받을 수 있는 경우의 수를 다루고 있다.  친할머니도 아니고 할머니 친구와 함께 살면서 늘 꼴찌이지만 누구보다 마음 착하고 정직한 홍대구, 새엄마가 필리핀 사람인 준애, 몹시 뚱뚱해서 놀림 받는 청우와 엄마가 무속인이라는 이유로 따돌림을 받는 희운이, 부모의 이혼으로 동생을 돌봐야하는 이수 이 아이들 모두다 문제없는 문제아 들이다. 다름과 다양성을 인정한다면 그 속에서 각자의 장점을 볼 수 있다면 모두다 행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 책의 아이들 처럼....   

책을 읽으면서 가슴이 뭉클해 지고 눈시울도 적시면서 혹시 나 또한 이 아이들을 문제아로 보고 있지는 않나 하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한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선생님들의 실제 이야기를 넣은 점이 좋았고 신선했다.  

'나와 다르다고 해서, 평범하지 않다고 해서 문제가 있는 건 아니에요.' 이 말이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   

무웅이와 함께하는 신비한 신라여행

신라에서 온 아이 - 세계문화유산 도시 경주로 떠나는 신비한 역사 여행 ㅣ 와이즈아이 나만의 책방 2
심상우 지음, 진선미 그림 / 서울교육(와이즈아이북스) / 2009년 7월

예전에 수학여행으로 다녀 온 경주에 대한 기억은 새벽에 일어나 일출 보러 토함산에 올라갔었던 정도로 남아있다. 수학여행의 필수 코스인 경주에 대해 참 모르는 것이 많다는 생각을 한다. 

신라에서 온 아이 이 책은 일단 발상이 참 새롭고 재미있었다. 10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온 무웅이와 현대의 정수가 만나 서로의 우정을 키우고 신라시대의 생활 모습을 함께 보며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기존의 역사이야기와는 차별되는 책이다. 

김대성할아버지의 태어남과 죽음 그리고 환생, 자신이 죽인 곰이 손자로 환생하여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불교적 사상을 이야기하고 있다 

역사적인 내용을 딱딱하게 설명하기 보다는 무웅이가 정수에게 이야기하는 방식을 통해 거부감이나 어려움 없이 신라에 대해 다가갈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신라인의 생활상, 대표적인 건축물등 꼭 알아야 할 것들을 다루고 있다. 또한 책의 뒷부분에 신라의 문화재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통해 이야기 속에서 깊이 다루지 못 했던 내용들을 서술한 것도 좋았다. 

무엇보다 이야기가 신비하고 재미있어서 술술 잘 읽히는 점이 좋았고.이 책을 읽고 나면 신라-경주에 대해 더 친근감있게 생각이 들고 경조에 가 보고 싶어진다.  

지금의 중요성 그러나....

밀턴의 비밀 - 어린이 마음에 평화와 행복을 주는 이야기
로버트 S. 프리드먼 외 지음, 프랭크 리치오 그림, 이세진 옮김 / 끌레마주니어 / 2009년 6월

이 이야기에 나오는 밀턴은 행복한 날들을 보내다 어느날 카터가 와서 밀턴을 밀어 넘어뜨리는 사건을 통해 행복한 날들은 걱정과 두려움의 날들로 바뀌게 되지요. 게다가 카터가 ' 너 나중에 두고 보자'라는 무시무시한 말을 한 것 같이 생각되어 더 많은 걱정을 하게 된다.  

밀턴은 잠도 못 자고 꿈에서도 무시무시한 꿈만 꾸게 된다. 그러다 할아버지와 꿈에서의 아이스크림가게 아주머니의 도움으로 자기를 괴롭힌 걱정이 아무 것도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지금을 중요시 하게 되고 또 그럴 때 느껴지는 마음속의 빛을 통해.....

아이들이 흔히 겪을 수 있는 일을 소재로 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간 것과 그런 일을 당했을때 부모님이나 선생님께 말씀드려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 하는 점이 좋았다.  

또  밀턴의 경우 처럼 미리 걱정하여 두려움에 떨 필요는 없다는 것을 지금의 중요성과 마음의 빛을 통해 이야기하는 것도 좋았다.  

그러나할아버지께서 고양이 스너글과 비교하면서 지금이 중요하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대목이었다. 또 누구나 빛이 있고 이 빛을 통해 두려움을 이겨낸다는 것을 꿈속에서 친절하게 아이스크림 가게 아주머니가 설명해 주시지만 과연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이야기 속에 강조점들이 녹아 들어 있기 보다는 이야기와는 별개로 강조점들을 친절하게, 열심히 설명해 주고  있다는 느낌이 아쉬웠다.  또 그림이 밀턴의 두려움이나 걱정을 나타내는 부분은 잘 표현되어 있지만 전체적으로 어두운 느낌이 들었다.  

사람은 바로 할아버지이다. 할아버지는 지금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다고 말한다.  

'그런 걱정은 네 머릿속에서 일어날 뿐 영원히 안 일어날 수도 있어' 이 말은 할아버지께서 밀턴에게 해 주신 말씀이다.  책을 읽으며  이 말이 가장 인상깊었다.  

우리는 늘 과거와 미래에 대한 걱정과 고민으로 현재, 지금의 중요성을 잊고 살 때가 많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