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속에 니코틴이라는 화학적 성분이 들어 있다면, 파리의 공기 속에는
‘파리진Parisine‘이라는 특수한 성분이 들어 있다고 한다. 《파리의 장소들 정수복,
문학과 지성사에 따르면, 이 ‘파리진‘은 니코틴처럼 중독성은 있지만 유독성은 없는 물질이라고 한다. 파리진은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게 해주는 마법을 지니고 있는 환상적 물질이다. 파리는 ‘이곳을 그리고 싶다‘, ‘이곳에 대한 글을 쓰고 싶다‘는 창작욕을 불붙게 만드는 공간, 예술가들에게 그 자체로 살아있는뮤즈가 되어주는 공간이다.
《춘희)의 아르망과 마르그리트는 이 독특한 ‘파리진‘이 중매한 커플이지만,
그 파리적인 어떤 것‘이 파괴해버린 커플이기도 하다. 그들은 ‘파리가 아닌곳‘으로만 도망치면, 신분의 차이를 뛰어넘는 두 사람의 사랑이 이루어질 수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들은 정작 스스로가 ‘파리적인 어떤 것‘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결국 이 세상 어딜 가도 파리에 있었던 것이다. ‘파리진‘의 매없었다면, 두 사람은 평생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운명을 거스르려 그들리를 떠나 시골로 도망쳤지만, 그들의 몸속 깊숙이 밴 중독성 강한 그리리진을 떨쳐낼 수 없었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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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 쿤데라 읽기 밀란 쿤데라 전집
박성창 외 지음 / 민음사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이 소설의 중심 주제는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다. 쿤데라는 이 복합적인 주제를 가벼운 것과 무거운 것을 구분하는 파르메니데 와 영원 회귀의 유토피아를 생각해 낸 니체로부터 이끌어 낸다. 삶의 회귀와 반복의 가능성은 책임의 엄청난 부담을 인간 존재에게 짐 지울 것이 다. 이와는 반대로 삶의 비반복성은 아찔한 가벼움을 인간 존재에게 부여한다. 우리의 이성은 회귀(다른 사람이 되어 이 세상으로 오는)가 가능하다고생각하지 않는다. 지구에서 펼쳐지는 우리 삶은 일회적이며 최종적이다.
우리 삶은 반복 가능성을 배제하고, 그렇기 때문에 실수를 만회할 가능성역시 없는 것이다. 자연의 존재와 인간 현존 간의 근본적인 차이 - 현대현상 철학의 가장 중요한 주제 가운데 하나다. - 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해는 뜨고 진다. 계절은 때에 따라 바뀐다. 바닷가에서는 한 치도 어김없이 밀물과 썰물이 들고 난다. 유일하게 인간만이 자신의 인생길을단 한 차례만 밟고 지나간다. 그리고 인간은 자신이 잘못했던 것을 회수할 수도, 수정할 수도 없다. 자연과 달리 인간은 영장의 선물, 즉 의식, 사고로 무장되어 있다. 인간은 자기 실존의 유한성을 어찌할 수 없다. 그의 ‘자의식‘은 자신의 유한성의 의식인 동시에 죽음의 불가피성의 의식이다.

자아는 자신의 현존을, 그러나 동시에 탄생과 죽음으로 경계 지어진 자기행로의 비극적 제약성 또한 잘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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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파리. 파리에 살아 본 사람이라면 이 계절의 파리가 마음속에 불러일으키는 황량함을 기억할 것이다. 게다가 쿤데라를 만나기로 한오늘 아침은 유난히 바람이 많이 불고 비까지 내리기 시작해서 대담자의마음을 더욱 뒤숭숭하게 만들었다. 릴케가 ‘회색 도시‘라고 했던 파리의모습이 지금의 파리의 모습은 혹시 아닐까. 약속 장소까지 버스를 타고가면서 나는 변화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여기 와서 놀란 것 가운데 하나는 변한 것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사람들도 건물들도 가로수도 지하철도모든 것이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심지어 가장 변화가 요구되는 텔레비전속 출연자들도 거의 전과 똑같은 사람들이었다. 우리가 너무나도 빠른 변화의 속도 때문에 힘들어한다면 혹시 여기는 너무나도 느린 변화의 속도때문에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생각해 보면 변화란기억과 망각의 문제다. 그것은 기억하는 것과 망각해 버린 것 사이의 함수 관계에서 생겨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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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최고 레스토랑의 경영자 월 킨(리처드 기어)은 뉴욕이란 도시에서 모든 남자들이 꿈꾸는 롤 모델이자 모든 여성들이 흠모하는 매력전인 남성이다. 그는 그런 자신만의 매력을 이용하여 자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즐기며 살아가려고 한다. 항상 가벼운 관계를 원하고 진지한 사 랑은 회피하는데, 그에게 인정하고 싶지 않은 과거가 있기 때문이다. 늘 가슴 한편이 무거운 그는 다른 누군가를 진실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데,
‘어느 날 젊고 아름다운 예술대학 학생인 샬롯(위노나 라이더)을 만나게된다. 샬롯은 어릴 때 부모를 여의고 지적이고 독립심 강한 인생을 살아야 된다는 진지한 삶의 자세와 나이답지 않은 지혜를 지닌 여성이다. 가볍고 쉬운 관계에만 익숙해 있던 윌은 샬롯의 진지하고 영원을 약속하는사랑에 두려움을 느끼고 도망치려 하지만 샬롯이 죽어가고 있음을 알게되면서 끝까지 그녀를 지키고자 한다. 이 영화에서 19세기 미국의 대표적 여성 시인 디킨슨의 시를 영화 속 샬롯이 읊게 되는 신이 있다. 이 때문에 더욱 뉴욕의 가을과 어울리는 가슴 시린 낭만적인 영화가 되지 않았나 싶다. 디킨슨은 순수한 성찰에 비중을 두고 독신의 삶을 외롭게 살다간 시인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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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가난한 사람이 어떻게 사는지는 알 것 같은데 아주 부자인 사라아주 부자인 사람이 어떻게어떤 느낌일까? 일하지 않아도서 특권을 누리는 사람은 언제나사는지는 짐작하기가 힘들다. 부자로 산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일하된다는 것, 돈에 대한 갈망이 없는 인생. 부유하면서 특권을 누리는 사라선망의 대상이 되게 마련이다. 특히 청빈의 개념이 없는 미국인에게 초로지폐 다발은 가치의 척도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의 이런 경제 개념은 미국 건구이 근간이 되는 청교도와도 꽤나 관계가 깊다.

과연 부자란 근면하게 일하는 자에게 내리는 하느님의 보답인가? 빈민이란게으르기 때문에 가난할 수밖에 없는 것인가? 영화 <갱스 오브 뉴욕>에서 묘사된파이브포인츠는 확실히 이런 미국의 소명과 미덕을 비웃고 있다. 지금은 사라진 뉴욕의 빈민굴 파이브포인츠는 맨해튼의 크로스스트리트, 앤터니스트리트,
워터스트리트, 오렌지스트리트, 멀베리스트리트의 교차점에 있었다. 이곳의 술집 !
‘올드 브루어리‘ 에서는 살인, 강도, 강간이 날마다 일어났고, 햇빛조차 보기 힘든 이곳 아이들의 미래는 비천하기 짝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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