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두 명의 남자 가운데 헤밍웨이는 키가 크고 쾌활한 성격에 대학 시절 ‘유명한 투수로 이름을 날렸던 덩크 채플린이 마음에 들었다. 그는 아주 멋지고, 여유가 넘쳤으며, 호방해‘ 보였다. 채플린에게 다가와 자신을 소개한 또 한 사람은 스콧 피츠제럴드였다. 채플린과 대조적으로 그는 다소 유약해보였고, 잘생긴 듯하기도 하고 예쁘장하다고도 할 수 있는 얼굴에 소년 같은 인상을 주는남자였다. 그의 얼굴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여자일 경우 미인의 입술이라는 칭찬을 들었을 법한 선이 고운 입술이었다. 헤밍웨이는 그의 입술도 못마땅했던 데다 그의 과도한 아첨과 불쑥불쑥 내뱉는 질문에도 기분이 상했다. 피츠제럴드는 결혼 전에 부인과 동침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 질문에 헤밍웨이는 "모르겠는데요. 기억이 나질 않네요" 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헤밍웨이가 해마다 날짜가 바뀌는 축제》(1964)에서 묘사한 바에 따르면 이 첫 번째 만남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셋이 피츠제럴드가 주문한 샴페인을 마시다 그가 갑자기 안색이 창백해지면서 헤밍웨이가 보기에 금방 죽을사람 처럼 변했을 때였다. 채플린은 인사불성인 피츠제럴드를 택시에 태우면서헤밍웨이더러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안심시켰다. "이 친구, 늘 이렇답니다." - P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