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제럴드의 전망은 어두웠다. 특히 헤밍웨이에 비하면 더욱 그랬다. 매우실망스런 상황이었다. 1937년 그는 손턴 와일더에게 "더 이상 소설을 쓰지 않겠네. 어니스트가 내 모든 작품을 불필요하게 만들었네" 라고 털어놓았다. 피츠제럴드는 "내가 실패의 권위를 빌려 말했다면 어니스트는 성공의 권위를 빌려말했네. 우리는 결코 같은 책상에 다시 앉지 못할 것일세" 라고 썼다. 피츠제럴드와 헤밍웨이를 비교할 때 가장 많이 인용되곤 하는 이 말은 두 작가와, 승자가 있으면 반드시 패자가 있기 마련이라는 미국 문학의 경쟁적 풍토에 관해 많은 점을 시사해준다. - P31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름 내내 밤마다 이웃 저택에서는 음악 소리가 흘러나왔다. 개츠비의 푸른 정원에서는 남녀들이 별빛 아래 샴페인을 들고 속삭이며나방처럼 돌아다녔다. 오후 밀물 때가 되면 나는 그의 손님들이 뗏목탑에서 다이빙을 하거나 해변의 뜨거운 모래 위에서 일광욕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또 두 대의 모터보트가 거품을 일으키며 물 위로수상비행기를 끌어 해협의 물살을 갈라놓기도 하였다. 주말이면 그의 롤스로이스가 셔틀버스가 되어 아침 9시부터 자정이 넘도록 시내에서 파티에 오가는 사람들을 실어 날랐고, 그의 스테이션왜건은 모든 기차 도착 시간에 빠짐없이 손님들을 태우고 노란 딱정벌레처럼부지런히 달렸다. 그리고 월요일에는 특별히 채용된 정원사를 포함 - P6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난 먼저 술을 끊었고, 나의 본업이 되어버린 만화 그리는 일에 열중했습니다. 그러다 저녁이 되면 식사 후에 둘이서 영화 구경도 가고, 집에 오는 길에는 다방에 들르기도했으며, 또 화원에 들러서 화분을 사기도 했습니다. 나는무엇보다도 나를 진심으로 믿고 따르는 이 어린 부인의 말을 듣는 것과 그런 그녀의 행동을 보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그래서 나는 ‘어쩌면 나도 차츰 인간다워질 수도 있게 되는것 아닐까?‘ 또는 ‘그래서 비참한 죽음을 당하지 않을 수도있게 되는 것 아닐까?‘ 하는 달콤한 생각이 내 가슴을 훈훈하게 덥혀주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런참에 호리키가 또다시 내 앞에 나타났습니다. - P13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피츠제럴드 부부는 1930년에 이어 1931년에도 대부분 유럽에서 지냈다. 제네바 근처에 있는 프랑장 진료소의 오스카 포렐 박사는 젤다의 상태가 미국으로 돌아가도 될 만큼 호전되었다고 판단했다. 헤밍웨이 부부는 젤다가 정신병으로 입원하기 전인 1930년 1월 이미 키웨스트로 출발했다. 하지만 다음해 여름 그들은 다시 스페인으로 돌아왔고, 9월 중순 파리에 들렀다. 헤밍웨이의 회상에 따르면 그와 스콧은 거기서 마지막으로 만났다. 빛의 도시 파리에서 시작된 두 사람의 우정은 찬란하게 빛을 발하다 종국에는 이렇게 바래고 말았다.

《해마다 날짜가 바뀌는 축제 가운데 판단의 문제‘ 라는 짧은 장을 보면 피츠제럴드의 성적 불안감을 둘러싼 일화가 자세히 언급되어 있다. 거기에 보면 스콧이 젤다에게서 1) 그가 성적으로 자신을 만족시켜준 적은 한 번도 없으며, 2)그 이유는 그의 페니스가 너무 작기 때문이라는 얘기를 듣고 고민하는 대목이나온다. 카페에서 점심식사를 할 때였다. 피츠제럴드는 헤밍웨이에게 전문가입장에서 자기 물건의 크기가 적당한지 봐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피츠제럴드를남자 화장실로 데리고 가서 직접 확인한 다음 루브르 박물관으로 데려가 조각상과 비교하게 했다. 어니스트는 스콧에게 "자네 건 완벽한데 뭘 그러나" 라고말했다. 그의 페니스 크기를 운운한 것은 그의 기를 꺾어놓으려는 젤다의 술책이었다.

이 이야기는 조작의 냄새가 짙다. 헤밍웨이가 시간과 장소에 따라 이야기의내용을 이리저리 바꾸었다는 사실은 그런 의심을 더욱 부채질한다. 하지만 에드먼드 윌슨의 1939년 일기를 보면 스콧이 성적 무력증(아마도 알코올이 가장 큰원인이었지 싶다) 때문에 걱정했다는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인 듯하다. - P22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캘러헌은 자신의 회고록에서 사실들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새로 배치했다. 피츠제럴드가 보관하고 있던 편지는 누가 보더라도 자존심이 상한 사람의 편지였다. 문제의 편지는 그가 피츠제럴드 부부를 불시에 방문하고 난 이튿날에 쓰였다. 사실 불시 방문이 이때가 처음은 아니었다. 그러니까 그전에도 무작정 찾아간 적이 있었다. 첫 방문 시 스콧과 젤다는 극장에서 막 돌아와 피곤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몰리는 피츠제럴드에게 아직 출간되지 않은 자신의 소설 《결코 끝이 아니다 It‘s Never Over)의 원고를 읽어보라며 놔두고 갔다. 피츠제럴드의 생각을 듣고 싶었던 몰리는 그 일이 있기 전날 밤에도 그의 아파트를 찾아갔다.
몰리는 "선배님의 솔직한 의견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라는 말로 편지를 시작했다. 다른 때 그런 얘기를 들었더라면 비참했을 겁니다. 그렇다고 제 소설이형편없다는 선배님 말씀에 마음이 상한 건 절대 아닙니다. 훌륭하다고 치켜세우는 게 훨씬 쉽다는 걸 알기 때문에 선배님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편지의 다른 곳에서는 상처받은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 P19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