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러헌은 자신의 회고록에서 사실들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새로 배치했다. 피츠제럴드가 보관하고 있던 편지는 누가 보더라도 자존심이 상한 사람의 편지였다. 문제의 편지는 그가 피츠제럴드 부부를 불시에 방문하고 난 이튿날에 쓰였다. 사실 불시 방문이 이때가 처음은 아니었다. 그러니까 그전에도 무작정 찾아간 적이 있었다. 첫 방문 시 스콧과 젤다는 극장에서 막 돌아와 피곤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몰리는 피츠제럴드에게 아직 출간되지 않은 자신의 소설 《결코 끝이 아니다 It‘s Never Over)의 원고를 읽어보라며 놔두고 갔다. 피츠제럴드의 생각을 듣고 싶었던 몰리는 그 일이 있기 전날 밤에도 그의 아파트를 찾아갔다.
몰리는 "선배님의 솔직한 의견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라는 말로 편지를 시작했다. 다른 때 그런 얘기를 들었더라면 비참했을 겁니다. 그렇다고 제 소설이형편없다는 선배님 말씀에 마음이 상한 건 절대 아닙니다. 훌륭하다고 치켜세우는 게 훨씬 쉽다는 걸 알기 때문에 선배님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편지의 다른 곳에서는 상처받은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 P1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