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차로 며칠 동안 벨기에 전역을 발 닿는 대로 기분 좋게 돌아다녔다. 지방을 돌아다녀 보면 벨기에는 참 신기한 나라다. 전혀 한 나라라고 할수가 없고 아예 두 나라라고 하는 게 더 맞는 말 같다. 네덜란드 어권인 북부 플랑드르와 프랑스 어권인 남부 왈론으로 뚜렷이 양분되기 때문이다. 벨기에의 남쪽 절반에는 가장 아름다운 경치와 예쁜 마을, 최고의 음식이 있다. 프랑스계가 본래 ‘잘 먹고 잘사는 데는 일가견이 있지 않은가. 반면에북부에는 가장 근사한 도시들과 빼어난 박물관, 교회, 항구, 해안 리조트,
인구 대다수와 국부(國富) 대부분이 몰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