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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 중용이 필요한 시간 - 기울지도 치우치지도 않는 인생을 만나다 ㅣ 내 인생의 사서四書
신정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2월
평점 :

오십, 중용이 필요한 시간, 신정근, 21세기북스
인간 수명을 100세로 놓고 보면 50대는 이제 인생의 절반을 살아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40대를 불혹이라고 합니다. 마흔 살이 되면 저절로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게 되는 줄 알았는데, 40대를 절반이상 살면서 되돌아보니 어찌나 마으 흔들림이 심하게 되던지 나만 그런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 표지를 보니 50대가 되어도 여전히 사람에게 치이고, 세상에 휘둘린다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흔들리는 순간이든 어떤 순간에서도 흔들리되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내가 되는 것, 즉 중용을 지키는 것이 인생이라고 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나를 잃어가는 것 같아 자존감이 낮아지는데, 저자의 말처럼 어렵사리 중간까지 왔는데, 여기서 주저 앉을 수는 없었습니다. 흔들리더라도 치우치지 않고 나만의 중심을 잡고 일어서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신정근 님은 서울대학교에서 동양철학과 서양철학을 배우고, 동양철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는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신 분입니다. 마흔을 앞두고 2011년에 읽었던, 40대 추천 책이자 베스트 셀러인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의 저자이기도 합니다. 또한 EBS 인문학 특강에서 논어, 장자, 손자, 서경, 춘추 등 동양고전을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강연을 하시도 했습니다. <오십, 중용이 필요한 시간> 역시 50대 추천 책으로 50대를 앞둔 사람이나, 이미 50대인 분들도 꼭 읽어야한 인문학 책입니다. 중용의 지혜를 깨닫게 된다면 남은 절반의 인생을 제대로 기획하고, 내 삶은 더욱 단단하게 단련시켜 삶의 격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하니 기대가 많이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치우친 세상에서 어떻게 인간답게 살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나와 나의 가족, 내가 속해 있는 지반의 이익을 위해서 나만 옳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그것을 또 정당화하기 위해 더욱더 큰소리를 치고 달려가는 모습을 많이 봅니다. 정치, 사회 관련 뉴스만 보아도 일들이 비일비재 합니다. 중용에서는 자신만이 옳다고 해괴한 주장을 하고, 큰소리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미친 듯이 질주하는 괴상한 짓을 벌이는 세상을 제동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색다른 것, 일상의 것과 다른 것에는 눈이 가기 마련이지만, 금방 질리기도 합니다. 중용은 특별하고 화려함 보다는 편안하고 일상처럼 부담없고 오래가는 평범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쉰이라는 나이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거나 역동적인 것이 아니라 편안하고 부담스럽지 않은 그런 나이이기 때문에 쉰과 중용은 잘 어울립니다
생득: 나면서 알고 편안하게 움직인다
생지안행(20장)
어떤 사람은 나면서 부터 알고, 어떤 사람은 배워서 알게되고, 어떤 사람은 힘들여서 알게 됩니다. 셋은 차이가 있지만 아는 것은 동일 합니다. 첫번째 생지는 나면서 부터 아는 것은 선천적인 앎, 생득적인 앎으로, 특정 분야의 지식이 아니라 우리가 자연적으로 습득하게 되는 도덕적 윤리와 관련된 종합적인 앎을 의미합니다. 두번 째 학지는 자발적으로 배워서 아는 것으로, 스스로 알아서 필요하다고 느껴서 알게되는 것을 말합니다. 지적으로 부족함이 있다고 느끼고 그 부분을 공부해서 채우려는 활동을 말합니다. 세번째는 곤지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서야 비로소 알게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떤 사람은 편안하게 그것을 실천하고, 어떤 사람은 하나하나 따져가며 그것을 실천하며, 어떤 사람은 억지로 노력해서 그것을 실천합니다. 셋은 차이가 있지만 성공은 동일합니다.
나는 내가 아는 것을 편안하게 실천하는 사람인지, 하나하나 따져가며 실천하는 사람인지, 억지로 노력해서 실천하는 사람인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내가 아는 것을 편안하게 실천한다면 스트레스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을 독려하고, 계속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면행 혹은 강행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가더라도 끝까지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중용의 앞부분에서는 중용이 무엇인지 정의하고, 중용을 실천하는 길을 제시하고 있고, 뒷부분에서는 진실을 뜻하는 성(省)의 의미를 다루고 있습니다. 먼저 나를 균형 잡힌 사람으로 가다듬고, 자신을 바로 세웠으면 다음으로는 현 다른 사람으로 나아가, 현자를 높이 대우해야 한다고 합니다. 전문가를 연고와 온정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실력과 실적에 따라 객관적으로 대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구경: 스스로 균형을 잡고 현자를 우대하다
우신존현 (20장)
격려: 잘하면 우대하고 못하더라도 기회를 주다
가선이긍불능(20장)
이 책을 읽으면서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쉬운 건데 너무 어렵게 생각했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평범한 삶, 상식적인 생각이 제일 쉽고도 어렵듯이 말이죠. 널리 배우고, 자세하게 묻고, 조심스레 생각하고, 분명하게 분별하고, 돈독하게 실천하라는 중용의 가르침을 가슴 깊이 새기고 살아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