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춘기 아이 때문에 힘들어하는 엄마들에게 - 사춘기 아이의 마음을 열여주는 엄마의 마음공부
이우경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3월
평점 :
품절

사춘기 아이 때문에 힘들어하는 엄마에게,
이우경지음, 메이트북스
사랑스럽고 애교많던 아들이 어느 순간 방문을 닫고, 방안에 혼자 틀어 박혀 있으려고 하고, 말을 걸면 화를 내거나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기분이 안좋아 보여 물어보며 화부터 내기 시작했습니다.
"아, 드디어 때가 왔구나"
아들의 사춘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엄마는 갱년기이고, 아들은 사춘기이니 이건 바람 잘 날 없는 나무였습니다. 기분 좋아서 아들 손잡고 다니다가도 갑자기 으르렁 대며 싸우고 말을 안하기도 하고, 초등학교 6학년을 시작으로 현재 중학교 2학년은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엄마의 마음 그릇을 시험하는 사춘기 아들, 어느 날 갑자기 변해버리 아들을 대할 때 엄마의 마음 그릇이 작다면 아이의 행동을 여유롭게 받아 줄 수 없다고 합니다. 2018년 이직을 하고, 이사를 하면서 저 역시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느라 많은 에너지를 쏟아 붓고 있었던 터라 아이와의 갈등은 더 커졌던 것 같습니다.
요근래 들어서 사춘기 아이에 대한 책이나 마음을 다스리는 책을 많이 읽습니다. 근래 읽었던 책 중에 <사춘기 아이 때문에 힘들어하는 엄마들에게>가 가장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렇게 밑줄을 많이 읽으며 읽은 책은 강준만교수님의 <인물과 사상> 이후 처음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춘기 아들 뿐만 아니라 엄마의 마음도 이해하고 다스리는 여유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들의 사춘기와 나의 사춘기 혹은 청소년기를 오버랩하면서 생각해보았습니다. 저는 조금 늦게 고등학생이 되면서 사춘기를 경험했었는데 아침 잠이 정말 많아 일어나기가 너무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은 평일이건 주말이건 간에 아무리 늦게 자도 6시 정도면 눈을 뜨게 되어서 몸이 피곤하다고 느끼는 날에는 일부러 조금 더 잠을 더 자려고 애쓰는데, 그때는 왜그렇게 일어나기가 힘들었는지 몰랐었는데, 이 책을 읽다가 알게 되었습니다. 십대가 되면 수면을 유발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melatonin)이 분비되는 시간이 많게는 2시간 정도 늦춰진다고 합니다. 보통 10시에 분비되던 멜라토닌이 2시간 정도 지체되니 밤 12시 전후로 분비되어 아침까지 남아 있으니 늦게자는 패턴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인터넷, 핸드폰을 하는 습관,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습관 등으로 인해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아침저녁에 감정 기복이 심해진다고 합니다. 그러니 사춘기 아이들은 감정기복이 심해질 수 밖에 없고, 사춘기 아이들과 엄마의 전쟁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아이와 얘기를 하다보면 엄마는 나를 절대 이해못한다며 혼자 억울해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해서 당황한 적이 종종 있습니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다른 사람이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을 개인적 우화(personal fable)라고 하는데, 이는 가지가 매우 중요한 인물이라는 생각때문이라고 합니다(본문 59쪽). 내가 아이를 정말로 이해하지 못하는 뭔가가 있는건가 생각했었는데, 이 시기에 개인적이고 현실성이 부족한 생각이 들어서 그렇다니 안심이 됩니다. 또한 컴퓨터 게임에 일찍 노출된 아이들은 예전 세대에 비해 감정 조절 능력이 떨어진다고 합니다(본문 63쪽). 게다가 요즘 아이들은 해달라는 대로 부모가 다 해주고, 갖고 싶은 것들도 쉽게 소유하게 되다보니 욕구가 과잉충족되면서 좌절에 대한 인내력이 극도로 낮아지게 되었고, 그결과 사소한 욕구가 좌절되어도 과민하고 흥분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고 합니다.
십대 아이들은 자기 감정이 존중받지 못하는 것에 매우 분개한다고 합니다. 감정 표현이 매우 불안정해서 감정이 수시로 변해서 매우 변덕쟁이 처럼 보입니다. 우리 아이만 그런 줄 알았는데, 십 대 아이들이 일반적으로 그렇다고 합니다. 이런 감정의 불안한 감정은 부모에게 감정을 존중받지 못해서 생긴다고 합니다(본문 95쪽). 감정을 쌓아두면 어느 순간 끓어 오를 수 있다고 합니다(본문 90쪽). 파도처럼 늘 오르락내리락 하며 파장을 그리는 감정이므로, 파도타기 하듯 감정의 파도를 타며 마음을 다스릴 수 있도록 마음챙김이 필요합니다. 또한 부정적인 감정은 나쁜 것이고, 긍정적인 감정은 좋은 감정이라는 이분법적인 사고는 좋지 않다고 합니다(본문 95쪽). 자신을 감정을 잘 표출하고, 다스릴 줄 알아야 어른이 되어서도 원만한 대인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엄마가 절대 모르는 아들의 사춘기>라는 책에도 전두엽에 대한 내용이 나옵니다. 남자 아이들은 전두엽이 늦게 발달하기 때문에 현명한 판단과 결정, 지속적인 추진을 위한 자기조절능력, 사회생활의 필수요소인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 종합적인 상황인식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또한 뇌의 특성상 계속적인 청각적인 자극(잔소리)는 거의 효과가 없다고 합니다. 이들은 몰두하고 있으면 정말로 귀가 안들린다는 글을 읽고 아들의 행동들이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태어난 남자아이들을 이해하지 못해서 처음에는 소리지르며 아들 방으로 달려가곤 했었는데, 이제는 그런 일이 없습니다. <사춘기 아들 때문에 힘들어하는 엄마들에게>까지 읽고 나니 이제 아들 방문앞에서 노크를 하는 여유까지 생겼습니다.
"열매가 익으려면 작열하는 태양열과 비바람을 견뎌내야 한다" (본문 19쪽). 아픔을 견디어야 아이도 나도 성숙해갈 수 있다는 말을 다시 한번 새겨 봅니다. 작년에 입었던 바지를 꺼내보면 길었던 바지가 발목위로 껑충 올라와 있습니다. 내 아이가 언제 이렇게 자랐지 싶을 정도로 어느 순간 보면 이제 어른이 되어 가고 있는 건가 싶을 정도로 성장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한 번 밖에 없는 아이의 커가는 모습을 놓치지 않도록 아이에게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는 부모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