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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의 첫 미래 교육 - 디지털 금수저를 물려줘라
임지은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3월
평점 :
내 아이 첫 미래 교육, 임지은 지음, 미디어숲.
21세기의 아이들을 20세기의 선생님들이 19세기의 방법으로 가르치고 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습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학부모 참관수업을 갔을 때에는 그나마 그런 마음이 덜 했습니다. 수업 준비를 열심히 해 오시는 선생님,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헤아려주는 좋은 선생님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중학교에 가서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30년 전의 제가 다녔던 중학교 모습이 오버랩되었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급변하고 있는데,학교는 낡은 지식으로 아이들을 교육하고 있었고, 코로나19로 온라인수업을 하게 되면서 우리 교육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하는 선생님들은 EBS 강사가 열심히 만들어 놓은 강의를 시청하는 것으로 수업을 대신했고, 아이들이 수업을 제대로 듣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쓸데 없는 숙제를 매 과목마다 내는 바람에 아이는 지쳐갔습니다. 교육청에 민원을 넣고, 교육감으로부터 전화를 받아 답변을 들었지만 일년이 지나도록 크게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심히 개탄스럽습니다.
직장에서도 작년부터 비대면 시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작업을 대대적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작년 하반기에는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고민하여 밤새워 일하기도 했는데, 정작 우리 교육의 현실은 답답하기만 합니다. 지금 초등학생 아이들이 직업을 가질 나기가 되면, 60% 이상이 현재는 없는 직업을 가지게 될 거라고 합니다. 중학생이 우리 아이가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할지, 어떻게 준비하고 이끌어 줘야할지, 이 책을 읽으며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을 살아가려면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합니다. 애자일(Agile)은 기민한, 민첩한 이라는 뜻인데,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커다란 일을 잘게 쪼개어 가장 핵심적인 본질에 집중하고, 빨리 실패하고 결함을 보완하고, 완벽함보다는 신속함을 우선으로 하는 애자일하게 일한다고 합니다. 제가 일하는 회사도 업무별로 쪼개어 놓아서 신입사원, 대라, 과장, 부장, 차장, 이사, 부사장, 사장으로 결재체계가 되지 않고, 실무자가 의사결정자가 되어 일을 합니다. 경험없는 신입사원이 마음대로 일처리를 하는 바람에 뒷수습하느라 부서장이 바쁘기는 하지만, 사원의 입장에서는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들이 제대로 책임감을 가지고, 자기주도적으로, 애자일 인재가 된다면 기업은 매우 훌륭하게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업에서는 일을 잘하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융화가 잘되는 사람을 선호합니다. 자기 의견만 고집하는 시대는 지나갔기 때문입니다. 각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각자의 점과 점을 연결했을 때 융합의 불꽃놀이가 일어난다의 저장의 말에 공감이 되었습니다. 저자의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처럼 구성원이 자기 주도적으로 일을 추진해 나간다면, 실패를 감수하고, 문제가 생기면 빨리 보완해 가면서 끝까지 해내는 역량을 키워야 합니다. 하지만 오냐오냐 온실의 화초처럼 귀하게 자란 90년대 생들은 회복탄성력이 매우 약한지, 아니면 자기 주도적인 능력이 부족한지 밥숟가락에 밥을 떠 먹여주지 않으면 일을 못해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든게 부모와 사회의 책임입니다.
우리 아이는 자존감이 높은 아이로 키웠다고 생각했는데, 사춘기가 되면서 자존감이 바닥으로 내려앉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 책에 나오는 자아 존중감과 회복탄성력을 테스트 해 보았더니 평균보다 낮은 점수에 심각한 수준으로 결과가 나왔습니다. 생각해 보니 어느 순간부터 제가 아이가 말하는 것을 중간에 끊고 제 말을 하거나, 아이와 진정으로 대화하기 보다는 혼내는 것으로 대화가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많이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집이 아니라 여행을 가면, 산책을 하면서 많은 얘기를 하게 됩니다. 주말에 아이랑 가까운 곳이라도 걸으면서 좀 더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 줘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릴 때 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한 우리 아이들은, 새로운 세상에서 미래를 맞이 할 것입니다. 이런 아이들을 과거 우리의 생각으로 이해하려고 했던 것 자체가 모순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 아이가 디지털 네이티브로 키우기 위해 부모가 해야할 일들을 조금이나마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자기주도학습능력, 생각하는 힘, 협업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