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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 네트워크 경제 입문자를 위한 가장 친절한 안내서
강성호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5월
평점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강성호, 미디어숲
"연결이 권력이고 돈이다."
4차 산업혁명은 정보혁명이라고도 합니다. 네트워크 시대에 새로운 권력은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책에서는 전통적 경제구조와 네트워크 경제의 차이점을 설명하면서 네크워크 경제가 만들어 낸 새로운 권력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인공지능이 인간의 미래를 어떻게 바꾸어가게 될지를 예측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매일 사용하고 있는 플랫폼에 대해 새로운 식견을 가질 수 있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데이터노동
네이버가 검색엔진으로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블로그, 카페, 포스트 등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 서비스를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책을 읽고 블로그에 서평을 쓰고 있는데, 이 데이터가 결국은 네이버를 강력한 검색엔진으로 발돋움하게 하는 하나의 데이터가 됩니다. 이 책에서는 이것을 데이터 노동이라고 합니다. 노동을 하면 노동의 댓가를 받아야 함이 마땅하지만, 우리는 아무런 댓가를 받지 못합니다. 더 많은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그 네트워크의 가치가 커지기 때문에, 우리가 자발적으로 콘텐츠와 데이터를 업로드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네트워크 기업의 부를 창출하는 행위가 됩니다.
#멀티호밍 #multihoming
플랫폼 유지비용이 낮을 때 여러 곳을 이용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여러개의 신용카드 사용, 가격이 착하다면 쇼핑플랫폼이 어떤 것인지 상관하지 않습니다. 2020년 기준 국내 쇼핑 플랫폼 시장점유율을 보면 네이버 17%, 쿠팡 13%, 이베이코리아 12%, 11번가 6% 롯데온 5%이라고 합니다. 즉 고객들은 여러 쇼핑몰을 다니면서 가격이 싼 곳이나, 그때 그때 편리함을 따라 이용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독점현상이 낮은 것이 있는 반면 어떤 플랫폼은 독점현상이 지배적인 것도 있습니다. 플랫폼 사업은 사용자와 사용자를 연결하는 것이므로, 사람들이 관심있는 컨텐츠를 제공한다면 유저가 몰릴 수 밖에 없고, 그 플랫폼에 들어가기 위한 판매자가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판매자들은 플랫폼에 입점하기 위해서 시장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상품을 팔아야 하고, 소비자는 그 플랫폼을 이용하여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수요와 공급 정책에 따라 시장가격이 정해진다는 전통적인 경제학 이론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플랫폼을 가진 기업은 온라인의 가상 장소만 제공하면서도 이윤을 창출할 수 있게 됩니다.
플랫폼 기업은 플랫폼의 힘을 이용하여 다른 사업에 쉽게 진출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문자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였던 카카오톡은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유료문자 서비스를 대체하였고, 금융, 상거래, 게임, 쇼핑, 배달, 택시산업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거대해진 플랫폼을 가진 기업은 시장에서 지배적 기업이 될 수 밖에 없으며 소위말하는 갑질로 이어질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소비자는 전가상거래법에 의해 보호를 받을 수 있는 특별법이 있으나, 플랫폼에 입점한 기업을 보호하는 법이 없습니다.
#큐레이션 #curation
#SNS가만드는작은국가 #디지털인쇄자본주의 digital print capitalism #디지털정당
유투브에 추천되는 영상들을 보면, 인공지능이 나 보다 나를 더 잘 아는 것 같아 깜짝 놀랄 때가 있습니다. 미술관에서 기획자가 우수한 작품을 뽑아 전시하는 것을 가리키는 큐레이션이 플랫폼 기업이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응용되어, 개인의 성향을 분석하고 취향에 맞는 컨텐츠를 우선 노출시키고 있습니다.
인쇄기술의 발달로 사람들의 세계관이 동일화되고 같은 민족이라는 소속감이 생겼었는데, 요즘은 SNS에서 성향이 같은 사람끼리 뭉쳐 소속감을 강화하고, 반복되는 컨텐츠 소비를 통해 남들고 나와 생각이 같고 심지어 내 생각이 정의롭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플랫폼은 사람들의 생각을 비슷하게 만들어 버리고 편향된 생각을 심어주는 오류를 만들어 낼 수도 있으니, 개개인이 정보를 잘 취사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플랫폼견제
2019년, 아마존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상품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하여 인기 높은 상품을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자사에 수익이 많은 상품을 추천하도록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했습니다. 네이버 역시 검색순위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자사에 유리하게 조작하여 2020년에 267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습니다. 기업들이 회계법인으로 부터 회계감사를 받은 것처럼, 인터넷 포털, 플랫폼도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조작하여 뉴스나 검색 서비스 결과를 조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견제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의미래
이 책을 읽으면서 향후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지도 고민해 볼 수 있었습니다. 4차산업이 발전하면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할 거라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이 책에서는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직업의 부류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음악 연주처럼 감정교류를 바탕으로 하는 직업은 여전히 인간의 고유 영역이 될 것입니다. 로봇이 더 정확하게 연주할 지라도 인간이 연주하는 것 같은 감정의 깊이를 전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일자리도 유지될 것이라고 합니다.
인공지능은 과거에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여 컨텐츠를 만들어 냅니다. 즉 통계치를 보여주는 것이다 보니 새로운 과학이론, 새로운 판결문, 새로운 교수법, 새로운 발명품, 새로운 예술적 창작 등은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인공지능이 만들어 내지 못하는 데이터를 창조하는 사람들은 기계로 대체되지 않을 것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부가가치가 낮은 단순한 일자리도 살아 남는다는 것입니다. 기술적 한계로 인해 대체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부가가치가 낮고 사람을 대체해서 인공지능이 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말에 쉽게 이해가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나니 우리는 이미 과거로 돌아갈 수 없을 만큼 많이 와 버렸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 되었습니다. 소셜 네트워크, 사물 인터넷, 인터넷 쇼핑몰이 없는 생활은 상상할 수 조차 없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세상에서 우리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 새로운 시대에 발맞추어 나가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인간다움과 인간만이 가진 고유의 가치를 잃지 말아햐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플랫폼과 네트워크, 인공지능이 바꾸어 놓을 우리의 미래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이 책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을 꼭 읽어 볼 것을 추천합니다.
#네트워크경제 #플랫폼
#플랫폼경제와공짜점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