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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균형 있게 살기로 결심했다 - 나를 행복하게 하는 균형의 힘
이현주 지음 / 메이트북스 / 2021년 4월
평점 :

나는 균형있게 살기로 결심했다, 이현주 지음, 메이트북스
워라밸 혹은 워라블
일과 삶의 의 균형이라는 의미의 워라밸을 넘어 이제 일과 삶이 잘 블렌딩되어야 한다는 워라블 시대입니다. 열심히 일하고 주말에는 아이와 함께 신나게 놀고 쉬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코로나19 이전에만 해도 비행기 티켓을 예약해 놓고 휴가를 기다리거나, 주말에 볼 연극이나 뮤지컬을 예매해 놓고, 기한내에 계획한 일을 다 끝내기 위해 엄청 열심히 속력을 내어 일하기도 했습니다. 열심히 일한 끝에 오는 휴식은 정말 달콤했습니다. 이 책에서도 역시 휴식을 향한 기대감도 휴식의 한 부분이라고 하며, 충분히 기대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회사로 이직을 하고 직급이 높아지고 처리해야할 일들이 많아지다보니 쉽지 않습니다. 일찍 퇴근하더라도 일을 놓지 못하고 집에서도 일을 할 때가 있고, 아예 집중해서 일하기 위해 주말에도 회사에 나와 일을 할 때가 있습니다. 내가 하는 일이 좋아서 혹은 내가 맡은 일들을 책임감있게 처리하고 싶어서 그렇게 했는데, 언젠가부터 심한 두통, 뒷목의 뻐근함, 아침에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머리가 무거워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번아웃, 만성피로, 부신피로 증후군이라 불리는 증상들이 저에게도 찾아 왔습니다. 특히 이런 증상은 열심히 일할 때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일을 끝내고 좀 여유가 생겼을 때 나타납니다. 심지어는 늘 바쁘게 일하기 때문에 언제부터인가 여유없이 일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 버려서 충분히 휴식하지 못하고 계속 일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아파서 도저히 출근을 못할 것 같은 날, 혹은 정기적으로 병원에 검사받으러 가는 날 빼고는 휴가를 써 본 적이 없습니다.
휴식을 가로막는 마음의 원인
이 책에서는 이렇게 휴식을 가로막는 마음의 원인을 세가지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성취형은 할 건 다하고 쉬어야겠다는 유형입니다. 일 다끝내고 쉬어야겠다고 싶어 이번 일만 끝나면 휴가를 내어 하루 이틀이라도 쉬겠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그 일이 끝나기도 전에 다른 일이 대기표를 뽑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니 휴식의 시점이란 것이 없습니다. 저자 역시 이 업무를 마무리 해 놓고 그 다음에 쉬겠다고 휴힉을 유예시키게 되면 다시 해야 할이 생기기 때문에 언제 쉬더라도 불편한 마음이 생길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동료에게 미안해서 쉬지 못하는 유형입니다. 타인에 대한 배려가 지나쳐서 내가 쉬면 다른 사람의 업무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봐 쉬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쉬는 것은 단순히 놀러간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충분히 쉬면 일을 더 열심히 할 수 있습니다. 기계도 24시간 일년 내내 풀가동 하면 고장나듯이 사람도 적절한 쉼이 필요합니다. 세 번째 유형은 세상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으로 인해 쉬지 못하는 유형입니다. 내가 없는 사이에 일이 생겨도 동료가 챙겨줄 수 없으니 몸은 휴가지에 있어서 마음이 여전히 사무실 안에 있는 것과 같습니다.
사실 저는 이 세가지 유형이 다 속하는 것 같습니다. 올해 초, 일을 거의 마무리 해놓고 긴장이 풀리면서 몸살이 와서 휴가를 내고 쉰 적이 있는데, 쉴새없이 울려대는 전화와 카톡 메세지 때문에 쉴 수 없었던 기억이 떠 올랐습니다. 나중에 지인이 하는 말이, 다음 부터는 핸드폰을 꺼 두라고 했습니다. 배려형은 남을 돌보듯이 자신을 돌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비관형은 긍정과 부정의 균형을 맞추는 연습을 하고, 의식적으로 긍정적인 부분을 더 고려해야 객관적인 균형을 맞출 수 있다고 합니다. 하루에 한 번 이상 자신을 칭찬하여 마음을 너그럽게 하고, 세상에 대한 긴장감도 누그러뜨리게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저자는 휴식은 여름 휴가 시즌에 몰아서 한 번 쉬는 것이 아니라, 정기적이로 꾸준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합니다. 이전 직장에서는 한달에 한두 번씩은 휴가를 쓰라고 했었는데, 또 그 전 직장에서는 수요일과 금요일은 가족의 날이어서 야근을 금지하기도 했습니다. 야근을 하더라도 야근수당이 없었고, 6시가 되면 음악이 나오면서 얼른 집에가라고 했었습니다. 벌써 10년 전이었는데, 생각해 보니 그게 맞는 방법이었던 것 같습니다.
표현과 절제, 가끔은 자신을 드러내도 좋다.
귀는 2개도 입은 하나인 이유가 말은 절제하고 남의 말을 잘 들으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내가 말한 의도대로 상대방에게 전달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입을 다물고 있자니 오해는 커져가기도 하고, 어떤 때에는 나만 호구가 되기도 합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들으려는 태도,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해 적당한 언어를 선택하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을 표현합니다. 우리가 인간관계에서 마음의 상처를 받거나 스트레스가 누적되는 이유는 존중받지 못하기 때문인점을 감안하면 나나 상대방이나 서로 제 입장만 주장하는 상황에서는 다들 공격받는 것 같고 상처받았다고 얘기하게 됩니다. 하지만 업무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많은 것을 고려하느라 시간을 보내기 보다는 바로 표현하는 것이 더 필요한 경우도 있다는 저자의 말에 동의합니다. 직접 물어 보면 될 것을 혼자 고민하느라 일주일이 가도록 일처리를 못하도록 끙끙대는 직원들을 보면 답답한 마음이 듭니다. 저자의 말처럼 지금 주어진 상황이 어떤지, 나에게 주어진 역할이 무엇인지 파악한 후 그에 맞춰 절제와 신중함을 조절해야할 것입니다. 또한 갈등이 나쁜 것만이 아니라는 저자의 말에 이해가 됩니다. 적당한 긴장감이 삶에 에너지를 주듯이 적당한 갈등은 오히려 서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갈등을 피하기 위해 표현을 아끼고 입에 바른 소리만 하다보면 솔직함은 사라지고 정작 기분 좋은 표현을 나눌 기회도 줄어 듭니다. 혹시라도 내 말에 기분이 상했다면 사과하면 된다는 저자의 명쾌한 한마디에 후련함이 느껴집니다.
중요한 것은 나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결국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라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좋은 사람이 되려는 마음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하는 동안 내 마음이 불편하다면 그 방법이 과연 적절한지 점검해 보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과 좋은 관계로 지내려고 모든 호의를 베풀려고 하다보면, 나의 수고와 희생의 무게는 감당할 수 없을만큼 커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나는 한정된 에너지를 가지고 있으니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 없으니 선택적으로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 되었습니다. 또한 항상 좋은 모습만 보이려고 하고, 부정적인 표현을 하면 행여나 관계가 불편해지지 않을까 염려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부탁을 거절하면 관계가 껄끄러워질까봐 어쩔 수 없이 부탁을 받아들이는 경우, 나의 몸과 마음의 에너지가 소진될 수 있습니다. 즉 더 장기적인 관점 관계를 바라본다면 한 두번의 거절이 지금 당장은 서운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해할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권유한 것처럼,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노력으로 인해 내 마음이 힘들어진다면, 나에게 중요한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집중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과는 적당한 거리두기를 해 보아야겠습니다.
40대를 불혹이라고 한다는데, 마흔이 훨씬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흔들리는 나의 모습에 실망하고 힘들어 한 적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환경이 변하고, 내안의 욕구도 변화하고 성장하니 흔들리는 것, 균형이 깨어지는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 위로가 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흐트러지더라도 균형점에서 넘어지지 않는 것이라고 합니다. 저자의 말처럼 불균형은 새로운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가 되니,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흔들리더라도 나만의 균형을 찾기위해 노력해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