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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우리 언제 집에 가요? - 아빠, 엄마, 네 살, 두 살. 사랑스러운 벤 가족의 웃기고도 눈물 나는 자동차 영국 일주
벤 해치 지음, 이주혜 옮김 / 김영사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자동차로 영국일주: 아빠 우리 언제 집에 가요? Are we nearly there yet? by Ben Hatch.(김영사)
2010년 친정에 갔다가 10년간 30개국을 여행한 허먼 가족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오래된 자동차를 타고 세계 각국을 누비며 다니던 허먼가족을 보며 동경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작년 연말, 동생네 부부가 캠핑카를 타고 유럽일주를 할거라는 폭탄선언에 부러움은 증폭되었습니다. 아이가 점점 자라면서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에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데리고 다니기 딱 좋은 나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요즘 여행관련 책을 자주 읽게 됩니다. <아빠, 우리 언제 집에 가요?>는 그런 맥락에서 동경과 부러움을 한껏 담은 책이었습니다. <아빠, 우리 언제 집에 가요?>는 네 살, 두 살을 둔 벤과 다이나가 가족여행 가이드북을 써보라는 제안을 받고 5개월동안 자동차를 타고 영국을 일주하는 여행기를 담은 책입니다.여행기 혹은 여행서적하면 화려한 사진이 필수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책에는 어디에도 사진이 없습니다.여행지에서의 느낌보다는 어린자녀와 여행을 하면서 겪게되는 가족의 일상을 담은 책이란 느낌이 들었고, 소설책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평소 소설책 읽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터라, <아빠, 우리 언제 집에 가요?>를 읽는 동안 조금 힘들었습니다. 저자인 벤 해치의 프로필을 보니, 소설가라고 되어 있습니다. 굳이 이 책을 분류하자면 여행기같은 소설책이라고 해야할까요? 내가 생각했던 여행서적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쓰여진 책이었습니다만 이 책 나름대로의 묘미가 있었습니다.
<아빠, 우리 언제 집에 가요?>를 읽으면서 무책임하다고 느낄만큼 시크하고 자유방임적인 벤과 다이나 부부의 모습에도 깜짝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동물원에서 동물에게 먹이를 주기위해 산 먹이를 어린 자녀들이 과자인 줄 알고 먹었는데, 다른 아이가 자기도 달라고 떼를 쓰자 먹고 죽지는 않을거라며 하나 주는 장면에서는 경악했습니다. 이 부부 이런 털털함이 있으니, 그 어린 꼬마아이들을 데리고 자동차로 영국일주를 떠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가봐도 고생문이 훤하게 보이는 여행인데, 공짜라서 떠났다는 저자의 말에 이들 부부의 남다른 생활철학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여행에서 좌충우돌 부딪히면서 배우게 되는 것들이 분명 있을테니까요. 150일간 8,023마일, 영국을 자동차로 여행하면서 그들이 느끼고 생각했던 삶의 기록인 <아빠, 우리 언제 집에 가요?>을 읽으면서, 여행을 하는 이유가 관광의 목적도 있지만, 같이 여행한 사람들과의 분위기, 느낌, 생각의 공유, 경험공유 등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긴 여행에서 돌아왔을 때 집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어 있었지만, 가족의 사랑과 믿음은 더욱 단단해 져 있었고, 아이들은 생각보다 많이 성장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