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고 싶을 때, 나는 읽는다
박준 지음 / 어바웃어북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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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고 싶을 때 나는 읽는다
 (어바웃어북)

 
509,618 km를 날아 32개의 도시를 여행하기 위해 집을 떠날 필요는 없다.
10,517 page의 책만 있다면...

 
<떠나고 싶을 때 나는 읽는다> 책 표지에 쓰여 있는 문구를 읽는 순간 설레었습니다. 떠나고 싶을 때 언제든 책을 펼쳐들면 나는 세계 어디로든 여행을 갈 수 있겠구나. 참으로 즐거운 상상이지요.

 

<떠나고 싶을 때 나는 읽는다>의 저자 박준 님은 1994년부터 전 세계를 여행 중이며, 2005년 <On the Roda>를 출판했을 때  이미 여권에 2백 개가 넘는 스탬프를 찍은 여행자였다고 합니다. 세상 모든 곳을 가 보고 싶었던 그는 어느 날 책과 지난 여행의 기억을 결합시켜 새로운 여행책을 내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제 그의 거실에서 갈 수 없는 곳은 없다고 합니다.
<떠나고 싶을 때 나는 읽는다>는 저자가 직접 여행했던 기억과 다른 사람이 쓴 책을 적절히 섞어 놓아서 어디가 현실이고 어디가 상상인지 헷갈릴 정도로 자연스럽게 서술해 나가고 있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세상은 한 권의 책, 여행하지 않는 자는 그 책의 한 페이지만 읽을 뿐"이라고 했다.
여행은 책을 읽는 일이다. 여행을 하지 않고 책을 읽지 않으면 세계의 한구석만을 맴돌 뿐이다(프롤로그 중에서).
 
저도 처음 해외여행을 갔던 때가 대학교 3학년 때인 1994년이었습니다. 그 이후 가족여행으로 유럽에 다녀왔고, 퇴직기념으로 사이판을 다녀왔고, 학회 참석 차 일본과 오스트리아를 다녀왔습니다. 시간이 되고 기회가 되면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생각을 하지만, 쉽지가 않습니다. <떠나고 싶을 때 나는 읽는다>를 읽으면서 저자처럼 나도 우리집 거실에서 세계 어느 곳이든 마음대로 가 보고 싶었습니다.

 

커피를 좋아하는 저는 달콤쌉싸름한 에스프레소가 그리울 때라는 제목이 눈에  띄었습니다. 저자가 여행했던 파리와 노엘 라일리 피치의 <파리 카페>가 함께 소개되면서 소설이나 에세이처럼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지하철 바뱅역 바로 앞, 몽파르나스대로와 바뱅거리가 만나는 코너에 위치한 카페 셀렉트, 이곳은 유명한 감독인 장뤼크 고다르가 영화를 촬영했던 장소이기도 하고, 서른 여섯 살의 피카소가 그림을 그리던 곳이기도 하고, <북회귀선>의 헨리 밀러, <고도를 기다리며>의 사뮈엘 베케트, 시몬느 드 보부아르 등 당대의 화가, 문인들이 드나들었던 카페로 유명합니다. 이 책을 읽다보니, 햇빛이 잘드는 카페에서 혹은 해가 진 후 은은한 불빛이 새어 나오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기도 하고, 글을 쓰기도 하고, 사색에 잠기기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상상이 되었습니다. 몇 년 전 동료와 함께 오스트리아 빈의 유명한 카페에서 마셨던 커피가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여행과 관련된 책을 읽다보면 여행가가 떠났던 여행을 따라가면서 내가 떠났던 여행도 기억나기도 하고, 책에서 읽었던 구절도 떠 올라 참 재미있습니다. 작가도 이런 느낌을 잘 살리려고 책을 썼겠지요.
앞으로는 마음이 답답해 지거나, 불현듯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때 <떠나고 싶을 때 나는 읽는다>를 펼쳐 들어야 겠습니다. 이제 우리 집 거실에서도 세계 어디든 가고 싶을 곳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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