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하게, 여행중독 - 여행의 유통기한을 늘려주는 사소하면서도 소소한 기록
문상건 글.사진 / 더블:엔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서평]소소하게, 여행중독: 글 사진 문상건 (더블:엔) 

<소소하게, 여행중독>은 문상건 작가가 6개월 동안 6개국 35개 도시를 여행하고 돌아와 쓴 첫번째 책입니다. 문상건 작가는 융사자격증을 8개 취득하고 국내 대기업 보험회사에서 3년이상 근무한 그는 29세에 사표를 내고,1년간 실업자로 살다가 다시 직장을 구하고, 출근길에는 책을 읽고 퇴근 후에는 학교를 다니다가 여행하지 않으면 살 수 없을 것 같아 두번째 사표를 내고 배낭을 짊어지고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이 책은 일반적인 여행책자와는 사뭇 다릅니다.
먼저 그가 다닌 여행지는 여행자들에게는 캄보디아, 베트남, 태국을 비롯하여 일반 여행자들에게는 생소한 인도, 파키스탄, 미얀마입니다. 또한 표지에 쓰여 있는 것처럼, 이 책은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책이라기 보다는 문상건 작가가 6개국 35개 도시를 여행하고 돌아와 기록한 사소하면서도 소소한 기록입니다.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과 풍경에 대한 느낌과 생각을 정리한 책이라고 하는 게 맞는 설명일 것 같네요.

 

매일 똑같은 일상을 살다가 문득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여행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쉽게 사표를 내지 못합니다. 장기간 여행을 하려면 돈이 많이 들 것이고, 여행에서 돌아온 이후에는 어떻게 살아가야할 지 걱정부터 앞서시 때문이지요. 하지만 문상건 작가는 비록 돈벌이가 급급할지라도 길 위에서는 사는 여행자로서의 삶이 좋았고, 낯선 곳이 익숙해지는 느낌에 중독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 <소소하게, 여행중독>은 담백하기 그지없는 책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여행관련 책자라고 하면 뭔가 거창하고 화려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도전의식이나 대단해 보이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그저 여행이 일상인 것처럼 평온하고 담담하게 느껴 졌습니다.
 
문상건 작가는 여행을 하면서 매일 바쁘게 다녔지만 시간에 쫓기기 보다는 시간을 쫓고 있었으며, 온전히 자신을 위해 24시간을 쓰게 되었고, 인생이 길게 느껴졌다고 합니다. 5시간 같은 5일이 지났고 50시간을 떠들 수 있는 스토리가 생겼다고 했습니다(22쪽).
이 부분을 읽으면서 부럽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나는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얼마나 내 것처럼 사용하고 있을까? 나는 여전히 시간에 쫓기며 허덕거리며 살고 있는데 말이죠.
 

 

그는 트래킹화도 등산화도 신지않고 자신의 발에 편안한 컨버스 운동화로 여행을 합니다.
험한 산길, 눈길, 비포장도로를 몇 시간 걸어야하는데 고작 컨버스 운동화라니! 얼핏보면 준비성이 없어보이는 초보 여행자 티를 내는구나 싶을지 모르지만, 여행이라는 것이 완주가 목적이 아니라 여행 자체가 목적이라면 굳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갖추어야 하는 건 아닐테니까, 그저 본인이 편안하면 되는 것이겠지요. 힘들면 쉬어가면 되는 것이구요.

 

여행하는 동안 저자는 고생스럽고 힘들어 보이기 보다는 참으로 편안하고 행복해 보였습니다.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을 존중하고, 그 나라의 풍습과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그는 여행자였지만 여행자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여행지에 동화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소소하게, 여행중독>을 읽으며 나도 한번쯤은 이런 여행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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