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의 형제 교육법 - 엘리트 삼형제를 키워 낸 자녀교육 리얼 스토리
에제키엘 이매뉴얼 지음, 김정희 옮김 / 와이즈베리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2년전 삼형제를 모두 서울대에 보낸, 이적 엄마로 알려진 여성학자 박혜란님의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아이에게 공부를 강요하기 보다는 부모와 같이 공부하고,
집안은 자유롭게 상상력을 펼칠 수 있도록 너무 깨끗이하지 말라는 게 요지였다.

이 책에 나오는 아빠도 하루 열네시간을 일하면서도 매일밤 아이들과 대화하고 모험담을 들려주고 체스게임을 했다고 한다. 
시간의 양보다는 질이라는 생각이 든다.
워킹맘이라는 핑계로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에 너무 소홀한 것은 아니었나 반성하며,
유태인 부보의 육아방식을 엿보며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 읽기 시작하였다.
 
이 책은 의학, 정치,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핫 아이콘 삼형제를 키원 낸 자녀교육 리얼스토리이다.
첫째, 에제키엘 이매뉴얼 :
펜실베니아대학교 교수, 부총장,
미국과학한림원 의학협회 회원,
오바마 행정부 관리예산처장의 보건의료정책 특별자문위원
 
둘째, 람 이매뉴얼 :
첫 유대인 출신 시카고 시장,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과 재선에 크게 기여,
오바마 행정부 초대 비서실장,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되고 있음
 
셋째, 아리 이매뉴얼 :
할리우드 대형 에이전시 대표,
인기드라마 안투라지(ENTOURAGE) 시리즈에 나오는 아리 골드의 실제 모델
 

<책 제목에서 엿보는 유대인의 형제 교육법>

01 부모의 말과 행동이 자식의 장래를 결정한다
02 시끄럽고 빠르고 경쟁심이 강한 형제들
03 역경 속에서 길을 찾는 법을 가르친다
04 권위에 저항하고 약자를 돕게 한다
05 의견을 경청하고 서로를 존중한다
06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알려준다
07 자기주장이 확실한 아이로 키운다
08 사회적 통념에 의문을 품는다
09 형제가 함께하는 여행으로 우애를 다진다
10 각자의 도전을 응원하고 계속 격려한다
11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는 용기를 키운다
12 여행만큼 훌륭한 스승은 없다
13 사춘기 전후 미래를 준비시켜라
14 부모의 기대가 야망의 불씨를 댕긴다
15 형제 각자의 길을 가도록 응원한다
 

세 아들을 모두 엘리트로 키워 낸 어머니는 평범한 어머니는 아니었던 것 같다.
남편과 자식을 돌보아야한다는 전통적인 욕구, 의무와 함께 급진적인 정치 성향을 함께 가지고 있었으나,
그 둘이 전혀 모순되지 않다고 생각한 분이다.
심지어,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들어보기도 전에 인권운동을 시작했던 분으로,
백인들이 야유하는데도 불구하고 백인과 똑같은 기회를 요구하는 흑인 학부모 시위대 편에 섰으며,
버스를 한두시간 타고 시위에 한 시간 정도 참가한 뒤,
집으로 돌아와 저녁 준비를 하고, 제시간에 아이들을 재울 수 있도록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것이 일상이었다고 한다.
밖에서는 정의를 외치고 저항하였지만,
집으로 돌아와서는 여느 어머니들처럼 요리를 하거나 집안일을 하며 평온한 집안 분위기를 이끌었다.
  
미국에서도1920년대가 되어서야 여성에게 투표권이 주어졌고,
1960년대 초반에도 여성에게 고용과 교육에 대한 기회가 균등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자기나 타인의 권리를 옹호하는 여성은 이기적이며 남자를 증오하는 전투 도끼이고,
아내로서 자격 미달에,
틀림없이 게을러빠진 어머니일 거라고 비판 받던 시기였다.
 
하지만,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들은
자기 신념을 위해 대중 앞에 서는 것이 당연한 일이고,
특히 정의가 걸린 문제일 때는 마땅히 그렇게 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또한 사회의 소수 집단에 속해 본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사회의 주변부로 밀려나 억압받는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태도를 갖게 된다.
 
 
의사로 병원에서 주당 70시간을 일했던 아버지는 아이들에게 애정을 듬뿍 쏟아야 한다고 믿는 분이었따.
1950-1960년대 미국 아버지들은 아이들을 군인을 양성하듯 무뚝뚝하게 대했는데,
심지어 잠자리에 들기전에 악수로 인사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아버지는 아들들에게 포옹과 키스를 너무 많이 해서,
친구들이라 친척들이 아들이 여자처럼 되거나 동성애자가 되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할 정도였다고 한다.
어쨌든 아이들은 아버지에게 포옹과 키스 세례를 받고 자랐으며, 자신들이 아버지로부터 사랑받는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았다고 한다.
당시 의학계에서는 애정을 듬뿍 받고 운동을 많이 하며 자란 아이들이 성인기를 잘 보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아버지는 병원 안이나 밖에서나 어른을 대할 때와 똑같이 아이들을 대하면서 관심을 보이고 존중해 주었고,
아이들과 성실한 태도로 대화함으로써, 아이들과 존경과 신뢰를 쌓았다고 한다.
이렇게 솔직하고 진실한 대화는 아이의 활동과 사고과정을 관찰하고 아이의 개성을 파악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아이들은 똑같은 발단 단계를 거치지만 기질과 개성은 굉장히 다양하며,
이런 다양성은 불안, 애착, 두려움, 지루함 등 여러가지 특성으로 발현된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들의 이러한 특성들의 미묘한 차이를 알아차리는 것이며,
유연한 태도로 아이들을 대해야 한다.
몇 살 때는 어떠해야 한다는 보편적인 생각에 아이를 맞추려고 하지 말고,
어느 정도 한계만 정해놓고 내버려 두는 '재즈식 양육(jazz parenting)이 훨씬 낫다.
 
또한 누구의 말이든 가족의 이야기는 존중받았고, 심사숙고의 대상이었다.
 
개원을 한 이후 아버지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밤 9시까지 진료를 했고,
다른 날은 왕진을 가거나 입원환자를 살펴야 했기 때문에
식구들이 저녁식사가 모두 끝난 뒤에야 퇴근해 집에 오는 일이 많았다.
그런데도 아버지가 돌아오면 아이들이 떼로 공격하기도 하고, 씻고 잠옷갈아 입는 것도 거들어 주셨단다.
그동안 어머니는 삼형제와 한 명씩 돌아가면 15-20분 동안 아이와 단 둘만의 시간을 가졌는데,
이 습관으로 인해 아이들은 부모님으로부터 개인적 관심을 충분히 받는다고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어머니는 "아이는 누구나 자기만 특별하다는 느낌을 맏아야 한단다. 하루에 아주 잠깐씩이라도 말이야"라고 설명하셨다.
 
평번한 것 같지만 이들의 엄마 아빠는 평범하지 않은 신념으로 자녀를 양육한 것 같다.
어머니를 따라 정치 모임에 참석한 아이들은 탁자 밑에 숨어 장난치며 엿들었을지라도
부당함과 고통을 지적하고,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찾음으로써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 어른으로 성장하게 된다.
또한 이 어머니는 마틴 루터 킹 주니어를 지지하는 데모와 인종 간의 평등을 외치는 캠페인에도 참여한 분으로,
대중매체의 관심을 받을 수 있도록 시위 도중 불복종과 소극적 저항 방식을 훈련받아 감옥에도 수차례 갇히기도 했다.
이러한 어머니의 영향을 받은 에제키엘 이매뉴얼은
제복을 입거나 배지를 달거나 흰 가운을 입었다는 이유로 그 사람의 말이 곧 결론이라고 가정하지 않고,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바탕으로 판단을 내리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된다.
 
이 부부는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그 커다란 맥락안에서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데에 여행만큼 훌륭한 스승이 없다고 확신하였다.
검소한 어머니와 아버지 덕분에 생활비를 아껴서 평상시에 절약하여 문화적 활동을 하거나 자주 여행을 하였다.
어릴 적 여행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부모가 자식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은 한계가 있다.
또한 시간이 갈 수록 발전하는 특성들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내 뜻대로 아이를 양육하려고 시간과 계획을 짤 것이 아니라,
아이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우선 인 것 같다.
나도 오늘부터는 아이와 10분이상 둘만의 시간을 가지고,
아이가 엄마 아빠에게 충분한 사람을 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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