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영혼의 미술관 - 우리가 사랑한 화가들의 삶이 담긴 낯선 그림들
김원형 지음 / 지콜론북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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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숨겨진 영혼의 미술관,김원형 지음, 지콜론북


외국여행을 가면, 그 도시에 있는 미술관에 꼭 간다. 운이 좋으면 생각치도 못했던 명작을 보기도 한다.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그림은 때로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명작일 때도 있고, 저 화가가 저런 그림을 그렸었나 싶을 정도로 화풍도 다르고 생소한 느낌의 작품도 있다. 그럴 때면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는 보물을 찾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김원형 님의 <숨겨진 영혼의 미술관>은 우리가 알고 있던 거장들과 그들의 작품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책이다. 시험을 보기 위해 외웠던 일종의 공식 처럼, 뭉크 하면 <절규>, 고흐 하면 <해바라기>, 클림트 하면 <키스>를 떠 올리는 사람들에게는 생소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작품 몇 개로 예술가의 삶과 영혼을 온전히 설명하고 이해할 수 있을까? 이 책은 그런 질문에서부터 시작된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화려한 대표작이 아닌, 화가들의 가장 사적이고 내밀한 그림을 넌지시 소개하며, 때로는 살기 위해, 무너지지 않기 위해 붓을 들었던 치열한 흔적까지 드러낸다. 이 책은 우리가 사랑한 명화 뒷편에서 화가들의 가장 내밀한 영혼을 만나기 위한 안내서인 셈이다.




미술관에 가면 각 테마가 있듯이 <숨겨진 영혼의 미술관>에서도 5개의 관으로 나누어져 있다. 순간의 방에서는 인상주의와 근대회화의 시작점에 있었던 화가들과 그들의 작품을 소개하며, 순간에 깃든 인간의 감정과 숨결을 담아낸 기록으로서의 그림을 보여준다. 오늘날 아를의 랑글루아 다리는 반 고흐 다리라 불린다고 한다. 반고흐가 그렸던 원래의 다리는 사라졌지만, 비슷한 구조의 다리가 그 자리에 복원되었다고 한다. 이 책에 소개된 그림은 두 장인데, 다리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면서, 그림 역시 달리 표현된다. 프로방스 햇살 속에서 삶의 반대편으로 건너가고자 했던 고흐의 불안한 의지가 느껴지는 듯 하다. 모네의 루브르 발코니에서 바라본 파리의 풍경은 화려한 파리의 도시가 아닌 변화의 시대를 온몬으로 받아들이는 한 인간의 감각이 담겨져 있다. 다시 루브르에 간다면 발코니에서 모네가 느꼈을 시선을 느껴보고 싶다.


어둠의 방에서는 좀 무거운 느낌의 그림이 등장한다. 신경이 예민했던 에곤 실레의 그림은 작가 자신의 불안과 고독 뿐만 아니라 무너지는 세계 앞에 선 인간의 실존을 느끼게 한다. 고야의 검은 그림은 미학을 거부한 채, 침묵 속에서 잔혹한 인간세계를 응시하는 기록으로 남아있다. 시대의 아픔을 여성의 몸과 얼굴에 새긴 게테 콜비츠의 작품은 사회적 고통을 끌어 안고 있는 예술을 보여준다.


마지막 5관에서는 예술이 삶과 자연, 아름다움과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밝고 선명한 르느와르의 새개는 삶의 기쁨을 노래하고, 프리드리히의 밤 풍경은 자연 앞에서 느끼는 경외와 고독을 느끼게 한다. 마티스는 아버지의 사랑을 캔버스에 새김으로써 사적인 감정에서 부터 예술이 출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출판사의 서평에도 있듯이 그림은 벽에 걸린 장식이 아니라 한 인간이 온몸으로 밀어 올린 삶의 증거임을 이책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이전에는 몰랐던 거장들의 낯선 작품을 보며, 내가 알고 있던 거장의 모습과는 다른, 나와 같은 인간으로서의 화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정형화된 작품이 아닌 거장들의 또 다른 삶과 예술 세계를 만나고 싶은 분이라면, 이 책을 추천드린다. 그들의 새로운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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